- 09 Dec, 2025
월세 70만원으로 회사를 꾸린다는 것
월세 70만원으로 회사를 꾸린다는 것 월세 70만원. 서울 원룸. 거실 책상이 회사다. 사무실 없다. 직원 없다. 공과금 10만원. 이게 전부다. 회사라고 부르기 민망하지만, MRR 350만원 나온다. 고객사 120개다. 2년째 굴러간다. 거실 책상이 본사 아침 9시. 침대에서 3미터 걸으면 출근 완료. 모니터 2개, 맥북 1대, 아이패드. 이게 사무실 전부다. 책상 옆에 고양이 집. 유일한 동료.월세 70만원에 공과금 10만원. 인터넷 3만원. 월 고정비 83만원. 강남 사무실이었으면? 보증금 5천, 월세 200. 관리비 30. 커피머신, 복사기, 인테리어. 최소 3천만원 날렸다. 지금은? 그 돈 없다. 그래서 이렇게 산다. 거실에서 개발하고, 거실에서 CS 답변하고, 거실에서 마케팅한다. 화장실 갈 때 빼고 다 여기다. 효율적이냐고? 모르겠다. 집이 사무실이면 퇴근이 없다. 새벽 2시에도 노트북 켠다. 침대 보이니까. 고정비 제로의 힘 직원 0명. 월급 나갈 돈 없다. 사무실 없다. 임대료 없다. 회의실 없다. 커피머신 없다. 프린터 없다. 명함도 없다. 회계사? 3만원짜리 앱 쓴다. 법무? 구글링. 디자인? 외주 건당 20만원.매달 나가는 돈.서버비: 15만원 도메인/툴: 8만원 마케팅: 50만원 (트위터 광고, 콘텐츠 외주) 디자인 외주: 20만원 (월 1~2회) 기타: 10만원합계 103만원. 고정비 포함하면 186만원. MRR 350만원. 순이익 164만원. 생활비 100만원 쓰면 64만원 남는다. 이게 강점이다. 망해도 빚 없다. 큰 회사였으면? 직원 2명만 뽑아도 월 500만원 나간다. 사무실 200만원. 고정비 700만원. MRR 350으로는 못 버틴다. 투자 받거나, 망하거나. 나는 투자 안 받았다. 그래서 자유롭다. 그래서 느리다. 빠르게 못 간다 혼자 하니까 느리다. 기능 하나 추가하는 데 2주. 큰 회사는 3일이면 끝낸다. 개발자 3명, PM 1명이면 되니까. 나는? 기획-디자인-개발-QA-배포 전부 혼자. 2주 걸린다.고객 문의. 하루 20건. 답변에 2시간. 큰 회사는? CS팀 있다. PM은 개발만 한다. 나는? 오전엔 CS, 오후엔 개발, 저녁엔 마케팅. 밤엔 유튜브 보며 공부. 하루 14시간 일해도 성장 속도는 느리다. 혼자니까. 경쟁사는 직원 5명. 3개월 만에 기능 10개 추가했다. 나는 1년에 4개. 이게 한계다. 속도로는 못 이긴다. 대신 방향을 바꾼다 빠르게 못 가면 똑똑하게 가야 한다. 경쟁사는 기능 많다. 나는 적다. 대신 고객이 진짜 쓰는 것만 만든다. 고객 피드백 매일 본다. 트위터 DM, 이메일, 채팅. 다 읽는다. 직접 답한다. "이 기능 불편해요" → 3일 뒤 수정. "이거 추가해주세요" → 2주 뒤 배포. 큰 회사는 못 한다. 기획팀 거치고, 개발팀 거치고, 승인 받고. 3개월 걸린다. 나는 혼자니까 빠르다. 의사결정이. 고객 120명 다 안다. 이름도, 업종도, 쓰는 패턴도. 큰 회사는 통계로 본다. 나는 사람으로 본다. 이게 차별점이다. 외로움은 비용에 안 나온다 숫자로는 성공이다. MRR 350, 수익률 47%, 2년 생존. 근데 외롭다. 아침에 일어나면 고양이만 있다. "회의 어땠어?" 물어볼 사람 없다. 고민 생기면? 트위터에 쓴다. 댓글 10개 달린다. 고맙다. 근데 옆에서 같이 고민해줄 사람은 아니다. 점심 혼자 먹는다. 저녁도 혼자. 금요일도 월요일도 똑같다. "직원 뽑으면 되잖아?" 안 된다. 월급 줄 자신 없다. MRR 350으로 직원 1명 뽑으면 내 생활비 줄어든다. 불안하다. 그리고 솔직히 혼자가 편하다. 눈치 안 본다. 설명 안 해도 된다. 퇴근 시간 신경 안 쓴다. 근데 외롭다. 모순이다. 성장의 한계가 보인다 2년 했다. MRR 350 찍었다. 이제 안 오른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여기까지다. 마케팅 더 하면? 고객 늘어난다. CS 못 감당한다. 기능 추가 못 한다. 투자 받으면? 직원 뽑는다. 빨라진다. 근데 지분 나눈다. 압박 받는다. 자유 없어진다. 지금이 천장이다. 월세 70만원 회사의 한계. MRR 500 찍으려면 사람 필요하다. 1000 찍으려면 팀 필요하다. 혼자로는 350이 끝이다. 받아들여야 하나. 아니면 도전해야 하나. 그래도 선택은 맞았다 월세 70만원. 거실 책상. 고양이 1마리. 투자 0원으로 2년 버텼다. 빚 없다. 매달 수익 난다. 시간은 자유롭다. 큰 회사였으면? 투자 받고, 직원 뽑고, 사무실 얻고. 지금쯤 시리즈 A 준비하거나, 망했거나. 나는 살아있다. 천천히지만 자란다. 속도는 느리다. 외롭다. 한계 보인다. 근데 내 회사다. 내 시간이다. 내 결정이다. 월세 70만원으로 회사 꾸린다는 건, 빠르게 못 가는 대신 오래 갈 수 있다는 거다. 망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거다. 결국은 선택 최소 비용으로 굴린다는 건 성장을 포기하는 게 아니다. 성장 방식을 바꾸는 거다. 빠르게 vs 오래. 크게 vs 탄탄하게. 투자 vs 독립. 나는 오래, 탄탄하게, 독립을 택했다. 월세 70만원은 약점이자 강점이다. 작으니까 느리다. 작으니까 오래 간다. MRR 350이 끝이 아니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의 끝이 350일 뿐이다. 다음 단계 가려면 도움 필요하다. 인정한다. 근데 그건 내가 선택할 타이밍에 한다. 투자자가 정하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오늘도 거실 책상에서 일한다. 모니터 2개 켜고, 커피 내리고, 고양이 밥 주고. 고객 문의 15건 왔다. 답한다. 기능 버그 1건. 고친다. 마케팅 콘텐츠 1개. 쓴다. 저녁 7시. 남자친구한테 문자 온다. "저녁 뭐 먹어?" "김치찌개." "나도." 밤 10시. 노트북 닫는다. 오늘도 회사 굴렸다. 월세 70만원 본사. 직원 0명 스타트업. MRR 350만원 비즈니스. 작지만 내 거다. 느리지만 단단하다. 내일도 여기서 일한다.작게 시작해서 오래 가는 게 목표다. 빠르게 크는 건, 나중에 생각한다.
- 09 Dec, 2025
노션에 기록하는 모든 것. 언젠가 팀이 생기면 쓸 거야
노션에 기록하는 모든 것. 언젠가 팀이 생기면 쓸 거야 새벽 2시, 노션 페이지 145개 새벽 2시다. 잠이 안 온다. 노션을 켰다. 페이지가 145개다. 나 혼자 쓰는 공간인데. "고객 CS 가이드", "제품 로드맵 2025", "마케팅 콘텐츠 캘린더", "버그 트래킹", "회의록 템플릿". 회의록이라니. 나 혼자인데 누구랑 회의를 해. 남자친구가 지난주에 물었다. "노션에 뭐 그렇게 써? 일기야?" 아니다. 일기보다 더 복잡하다. 매뉴얼이다. 프로세스다. 문서화다. "나중에 팀 생기면 쓸 거야." 입에서 자동으로 나오는 말이다. 근데 진짜 팀이 생길까.혼자인데 문서화하는 이유 처음엔 안 했다. 머릿속에 다 있었다. 고객 CS? 그냥 답하면 되지. 버그? 고치면 되지. 마케팅? 떠오르는 대로 쓰면 되지. 근데 3개월 지나니까 기억이 안 났다. 저번에 저 고객한테 뭐라고 답했더라. 이 버그 왜 생긴 거더라. 지난달 트위터 전략이 뭐였더라. 머릿속은 RAM이다. 재부팅하면 날아간다. 그래서 시작했다. 모든 걸 기록하기로. 고객이 문의하면 답변 전에 노션 '고객 CS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한다. 문의 내용, 답변, 해결 여부. 나중에 패턴 찾으려고. 버그가 생기면 '버그 트래킹' 페이지에 적는다. 언제 발견했는지, 어떻게 재현되는지, 어떻게 고쳤는지. 나중에 또 생기면 참고하려고. 마케팅 콘텐츠 올리기 전에 '콘텐츠 캘린더'에 적는다. 어떤 메시지, 어떤 채널, 반응이 어땠는지. 나중에 뭐가 먹혔는지 보려고. "나중에"가 많다. 나중에 팀이 생기면. 나중에 직원이 오면. 나중에 누가 물어보면. 근데 나중이 오긴 올까. 트위터에서 본 말 트위터에서 누가 이렇게 썼다. "Solo founder인데 팀처럼 문서화하는 건 미래를 준비하는 게 아니라 현재를 회피하는 거다. 지금 당장 팔아야 할 걸 정리하는 데 시간 쓰는 거다." 읽고 뜨끔했다. 맞는 말인가. 나는 지금 성장을 회피하는 건가. 문서 만드는 시간에 기능 하나 더 만들면 고객이 늘 텐데. 노션 예쁘게 꾸미는 시간에 영업 콜 10개 더 하면 MRR이 오를 텐데. 근데 또 반대로 생각하면. 지금 정리 안 하면 나중엔 더 못 한다. 고객이 200명, 300명 되면 그때 가서 어떻게 정리해. 지금도 벅찬데.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문서화가 좋다. 혼란스러울 때 정리하면 마음이 편하다. 혼자 하면 기준이 없다. 뭐가 맞는지 모른다. 근데 노션에 적어놓으면 기준이 생긴다. "우리는 이렇게 한다"가 생긴다. 나 혼자여도.실제로 쓰긴 하냐 쓴다. 진짜로 쓴다. 일주일에 한 번 '주간 회고' 페이지를 연다. 나 혼자 회고한다. 이번 주에 뭐 했는지, 뭐가 잘됐는지, 뭐가 안 됐는지. 처음엔 어색했다. 나한테 보고하는 느낌. 근데 몇 달 하니까 패턴이 보였다. "고객 CS에 시간 너무 많이 쓴다" - 3주 연속 나왔다. 그래서 FAQ 페이지 만들었다. 문의가 30% 줄었다. "기능 개발은 빠른데 홍보를 안 한다" - 5주 연속. 그래서 트위터 콘텐츠 캘린더 만들었다. 일주일에 3번은 무조건 올리기로. 혼자 일하면 객관적인 피드백이 없다. 근데 기록은 거짓말을 안 한다. 내가 뭐에 시간 쓰는지, 뭐를 회피하는지 다 나온다. 그리고 '고객 인터뷰 노트' 페이지. 고객이랑 통화할 때마다 적는다. 뭐라고 했는지,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어떤 기능 원하는지. 지난달에 한 고객이 "예약 변경 기능 좀 쉽게 만들어주세요"라고 했다. 그때는 "네, 참고할게요" 하고 넘겼다. 근데 노션 보니까 같은 얘기가 8명한테서 나왔다. 그래서 바로 만들었다. 3일 걸렸다. 고객들이 좋아했다. MRR이 20만원 올랐다. 노션 안 썼으면 몰랐을 거다. 기억은 편향된다. 기록은 팩트다. 팀이 생기면 정말 쓸까 솔직히 모르겠다. 팀이 생길 거라고 확신이 없다. 지금도 괜찮다. MRR 350만원이면 나 혼자 먹고살긴 한다. 직원 뽑으면 월급 줘야 한다. 최소 연봉 4000만원. 세금 포함하면 5000만원. 1년에 5000만원 더 벌어야 한다. 지금 연 매출이 4200만원인데. 그리고 직원이 오면 설명해야 한다. 지시해야 한다. 관리해야 한다. 혼자 하는 게 더 빠를 수도 있다. 그럼 왜 문서화하냐고? 두 가지 이유다. 첫째, 진짜로 팀이 생기면 빠르다. 지금 150시간 쓰나, 나중에 500시간 쓰나. 투자 회수율이 좋다. 둘째, 나 자신이 팀이다. 6개월 전의 나, 지금의 나, 6개월 후의 나. 다른 사람이다. 6개월 전 내가 만든 기능을 지금 내가 고칠 때 주석이 없으면 난리다. 노션은 미래의 나를 위한 거다. 미래에 팀이 오든, 안 오든.그래도 외롭긴 하다 노션 '회의록 템플릿' 페이지가 있다. 한 번도 안 썼다. 회의할 사람이 없다. 나랑 나랑 회의는 그냥 생각이다. 근데 템플릿은 만들어뒀다. "회의 일시", "참석자", "안건", "결정 사항", "다음 액션". 왜 만들었냐고? 모르겠다. 만들고 싶어서. 언젠가 누군가랑 회의할 날이 올 거라고 상상하면서. 트위터에서 다른 솔로프리너가 이렇게 썼다. "나는 노션에 우리라고 쓴다. 아직 나 혼자지만. 'We will launch this feature' 이렇게. 기분이 덜 외롭다." 공감했다. 나도 가끔 그렇게 쓴다. "우리는 고객 CS를 24시간 내에 답한다." 나 혼자인데 우리. "우리 제품의 비전은..." 나 혼자인데 우리. 문서화는 외로움을 덜어준다. 혼자여도 시스템이 있으면 회사 같다. 조직 같다. 착각이다. 근데 착각도 때론 필요하다. 미래를 위한 투자냐, 회피냐 결론 내렸다. 둘 다다. 미래를 위한 투자 맞다. 팀이 오든, 안 오든. 6개월 후 내가 쓴다. 근데 회피도 맞다. 영업 전화 돌리기 싫을 때 노션 정리한다. 새 기능 개발 막막할 때 문서 예쁘게 꾸민다. 생산적인 procrastination이다. 미루는 건데 뭔가 하는 것 같다. 근데 그게 나쁜 건가. 혼자 일하면 번아웃 온다. 쉴 수가 없다. 쉬면 죄책감 든다. 근데 노션 정리는 쉬는 것도 아니고 일하는 것도 아니다. 중간이다. 마음이 편하다. 정리하면서 생각 정리도 된다. 다음에 뭐 할지 보인다. 완벽한 투자는 아니다. 근데 완전한 낭비도 아니다. 그 사이 어딘가다. 오늘도 쓴다 새벽 3시가 됐다. 노션 페이지가 146개가 됐다. 방금 "블로그 콘텐츠 아이디어" 페이지 하나 추가했다. 앞으로 쓸 글 주제 10개 적었다. 팀이 생기면 쓸까? 모르겠다. 그냥 쓴다. 쓰면 마음이 편하다. 혼란이 질서가 된다. 언젠가 누군가 이 페이지들을 볼 날이 올까. 직원이, 공동창업자가, 인수한 회사가.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다. 근데 상관없다. 지금 당장 미래의 나를 위해 쓴다. 6개월 후 내가 고마워할 거다. "아, 그때 정리해뒀네." 그거면 된다. 혼자여도 팀처럼 일한다. 착각이 아니라 전략이다.노션 페이지 146개. 나 혼자 쓰는 회사 매뉴얼. 외롭지만 체계적이다. 그게 나다.
- 09 Dec, 2025
고객 피드백을 바로바로 반영했더니 번아웃이 왔다
고객 피드백을 바로바로 반영했더니 번아웃이 왔다 피드백은 축복이자 저주다 고객이 의견을 준다는 건 좋은 신호다. 관심 있다는 뜻이니까. 근데 나는 여기서 실수했다. 전부 다 들었다. "이 기능 추가해주세요"라고 하면 바로 노션에 적었다. "이 버튼 위치가 불편해요"라고 하면 당일에 고쳤다. "이거 안 되는데요?"라고 하면 밤늦게까지 디버깅했다. 120개 고객사가 있으니 하루에 피드백이 5~10개는 들어온다. 다 중요해 보였다. 다 급해 보였다. 6개월 동안 이렇게 일했다. MRR은 350만원까지 올랐다. 고객 만족도도 높았다. CS 응답 속도는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근데 나는 죽어가고 있었다.로드맵이 없어졌다 처음엔 로드맵이 있었다. Q1: 결제 시스템 고도화 Q2: 모바일 앱 출시 Q3: API 오픈 Q4: 리포팅 기능 강화 이게 내 계획이었다. 2년 안에 MRR 1000만원 목표로 짠 전략이었다. 근데 고객 피드백을 듣다 보니 로드맵이 흔들렸다. "엑셀 내보내기 기능 급해요"라는 피드백이 들어왔다. 원래 Q4 계획이었는데 당겨서 만들었다. "카카오톡 알림 연동해주세요"라는 요청이 3개 업체에서 왔다. 로드맵엔 없었는데 급하게 추가했다. "예약 취소 시 환불 프로세스가 복잡해요"라는 불만이 있었다. 결제 시스템 고도화보다 이걸 먼저 손봤다. 6개월 지나니까 로드맵은 온데간데없었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더라. Q2 모바일 앱은? 못 만들었다. API 오픈은? 계획만 있다. 리포팅 기능은? 기초만 있고 고도화는 안 됐다. 대신 잡다한 기능이 30개 늘었다. 엑셀 내보내기, 카카오톡 연동, 환불 프로세스, SMS 자동 발송, 대시보드 커스터마이징, 다국어 지원 베타... 고객은 만족했다. 근데 제품은 산으로 갔다.에너지가 분산됐다 혼자 일하면 에너지가 제한적이다. 하루에 집중 가능한 시간은 6시간 정도다. 나머지는 CS, 잡무, 휴식이다. 이 6시간을 어디에 쓰느냐가 중요하다. 전략적으로 써야 한다. 근데 나는 이 시간을 피드백 대응에 다 썼다. 월요일: 엑셀 내보내기 버그 수정 (3시간) 화요일: 카카오톡 알림 테스트 (4시간) 수요일: 고객사 A 커스텀 요청 대응 (5시간) 목요일: 환불 프로세스 UI 개선 (3시간) 금요일: SMS 발송 오류 디버깅 (6시간) 한 주가 이렇게 갔다. 핵심 기능 개발은? 한 줄도 못 썼다. 에너지가 쪼개지니까 깊은 집중이 안 됐다. 매일 다른 일을 하니까 맥락 전환 비용이 컸다. 아침에 뭘 할지 계획 세우는 것도 피곤했다. '오늘은 뭐 하지? 어제 못 끝낸 SMS 버그? 아니면 새로 들어온 대시보드 요청?' 매일 이랬다. 주도권이 없었다. 고객이 일정을 짰다. 우선순위가 없어졌다 피드백이 들어오면 다 똑같아 보인다. 긴급해 보인다. "이거 없으면 못 써요" "경쟁사엔 있는데 여기엔 없네요" "이 버그 때문에 업무가 막혔어요" 다 중요하다. 다 급하다. 근데 전부 다 할 수는 없다.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데, 기준이 없었다. 소리 큰 고객 먼저? 아니다. 매출 큰 고객 먼저? 그것도 애매하다. 빠르게 할 수 있는 것 먼저? 그럼 중요한 건 계속 밀린다. 결국 '감'으로 정했다. 그날그날 기분으로 정했다.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 전략이 없으니 에너지가 낭비됐다. 6개월 일했는데 핵심 기능은 하나도 안 늘었다. 잡기능만 30개 늘었다. 고객은 만족하는데 제품 경쟁력은 안 올랐다. MRR은 350만원에서 멈췄다. 더 이상 안 늘었다. 이유는 명확했다. 차별화 포인트가 없으니까. 고객이 원하는 걸 다 만들어줬는데, 정작 신규 고객을 끌어들일 만한 강점은 없었다.번아웃은 갑자기 왔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일하기 싫었다. 노트북 키기가 싫었다. 슬랙 알림 보기가 싫었다. 고객 문의 답하기가 싫었다. '오늘도 누가 뭘 요청하겠지. 또 급하다고 하겠지. 또 밤늦게까지 일하겠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두려웠다. 번아웃이었다. 6개월 동안 쌓인 피로가 한 번에 왔다. 증상은 명확했다:집중이 안 됨 (30분마다 유튜브) 의욕이 없음 (코드 한 줄이 산) 짜증이 많아짐 (고객 문의가 귀찮음) 죄책감이 듦 (일 안 하면 불안) 잠을 못 잠 (머릿속에 할 일 목록)2주 동안 거의 일을 못 했다. CS는 최소한만 했다. 개발은 손도 못 댔다. 이러다 회사 망하는 거 아닌가 싶었다. 근데 이상하게도 회사는 안 망했다. 고객들은 이해해줬다. "사장님 쉬세요"라는 답장도 왔다. 기능 요청도 줄었다. 아니, 내가 안 봤다. 2주 쉬고 나니까 깨달았다. 내가 과하게 반응했구나. 다시 주도권을 찾는 법 번아웃 후에 일하는 방식을 바꿨다. 1. 피드백 모으는 시스템 예전엔 피드백이 오면 바로 반응했다. 슬랙으로 오든 이메일로 오든 즉시 답했다. 이제는 노션에 모은다. "피드백 인박스" 페이지를 만들었다. 고객이 요청하면 "확인했습니다. 검토 후 답변드릴게요"라고만 답한다. 바로 안 한다. 일주일에 한 번, 금요일 오후에 모아서 본다. 그때 우선순위를 정한다. 2. 우선순위 매트릭스 피드백을 4개 카테고리로 나눈다:임팩트 큼 + 노력 적음 → 이번 주에 함 임팩트 큼 + 노력 큼 → 로드맵에 추가 임팩트 작음 + 노력 적음 → 여유 있을 때 임팩트 작음 + 노력 큼 → 안 함냉정하게 판단한다. 안 하는 것도 결정이다. 3. 로드맵 복원 분기별 목표를 다시 세웠다. Q3: 모바일 앱 출시 (미뤘던 거) Q4: API 오픈 (이것도 미뤘던 거) 고객 피드백은? 주 단위로 1~2개만 선택해서 반영한다. 로드맵 진행에 방해 안 되는 선에서만. 4. 고객 교육 "요청하면 바로 해준다"는 기대를 낮췄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다음 업데이트 때 검토하겠습니다"라고 답한다. 기대치를 관리하니까 나도 편하고 고객도 이해한다. 실제로 불만 없다. 오히려 "천천히 하셔도 돼요"라는 답이 온다. 5. 집중 시간 확보 아침 9시~12시는 개발만 한다. CS 안 본다. 슬랙 끈다. 오후 2시~4시는 피드백 대응, CS, 잡무. 저녁은 마케팅, SNS, 공부. 시간을 나누니까 에너지 분산이 덜하다. 고객 중심은 맞는데, 고객이 전부는 아니다 고객 피드백은 중요하다. 듣지 않으면 방향을 잃는다. 근데 전부 들으면 나를 잃는다. 고객은 자기 문제만 본다. 당연하다. 내 제품의 큰 그림은 내가 봐야 한다. "이 기능 추가해주세요"라는 요청 10개 들어주는 것보다, 핵심 기능 1개 제대로 만드는 게 낫다. 고객이 원하는 건 결국 "문제 해결"이다. 내가 요청받은 기능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러려면 내가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피드백은 듣되, 우선순위는 내가 정한다. 고객은 존중하되, 로드맵은 내가 짠다. 빠르게 반응하되, 전략적으로 움직인다. 이게 1인 창업가가 살아남는 법이다. 지금은 어떤가 요즘은 훨씬 낫다. 피드백은 여전히 들어온다. 근데 바로 안 한다. 모아뒀다가 판단한다. 로드맵대로 일한다. Q3 목표인 모바일 앱 개발 중이다. 진행률 60%. 고객 만족도는? 여전히 높다. 응답 속도는 느려졌는데 불만은 없다. MRR은? 380만원. 천천히 오르고 있다. 핵심 기능에 집중하니까 신규 고객 전환율이 올랐다. 번아웃은? 아직 안 왔다. 일하는 게 다시 재밌다.고객 목소리는 크다. 근데 내 목소리가 더 중요하다.
- 08 Dec, 2025
부모님께 '언제 결혼하냐'는 질문에 답할 수 없다
엄마 전화가 온다 한 달에 한 번. 부산에서 엄마가 전화한다. "잘 지내냐, 밥은 먹냐, 건강하냐." 처음 5분은 괜찮다. 안부다. 그다음이 문제다. "그래서, 결혼은 언제 할 거냐?" 매번 같은 질문. 나는 매번 다른 핑계를 댄다. "바빠서요. 회사가 지금 중요한 시기라." "회사가 뭐가 그리 바쁘냐. 혼자 하는데." 혼자 하니까 더 바쁜 건데. 이걸 설명할 수가 없다.부모님은 이해 못 한다 엄마 아빠는 평범하게 살았다. 대학 나오고, 취직하고, 연애하고, 결혼했다. 30살 전에. 나는 35살. 미혼. 회사원도 아니다. "1인 창업가예요. SaaS 만들어요." "사스가 뭐냐. 그게 돈이 되냐." "월 350만원 벌어요." "그걸로 어떻게 사냐. 애는 어떻게 키우냐." 아직 애 계획도 없는데. 결혼도 안 했는데. 부모님한테 내 삶은 불안정해 보인다. 회사도 없고, 보스도 없고, 월급도 아니고. 그냥 혼자 뭔가 만들고, 혼자 고객 받고, 혼자 번다. 이게 직업이라고 설명하기 어렵다. 남자친구도 애매하다 2년째 만나는 남자친구가 있다. 주말에만 만난다. 평일은 각자 바쁘다. 그것도 매주는 아니다. 내가 데드라인 있으면 미룬다. "이번 주는 개발 마감이라 힘들 것 같아." "또?" 또다. 항상 뭔가 있다. 고객 CS 터지면 토요일도 일한다. 새 기능 나가면 일요일도 모니터링한다. 남자친구는 대기업 다닌다. 주말은 확실히 쉰다. 퇴근 시간도 정해져 있다. "너 그렇게 일만 하면 언제 결혼할 건데?" 또 결혼 얘기다. 나도 모른다. 지금 결혼하면 회사는 어떻게 되냐고.결혼하면 회사가 멈춘다 직원이 없다. 나 혼자다. CS는 내가 한다. 개발도 내가 한다. 마케팅도 나다. 결혼 준비? 신혼여행? 육아? 그 시간에 회사는 누가 돌리냐. 고객사가 120개다. 매일 문의가 온다. 밤 10시에도 온다. "예약 시스템이 안 돼요. 급해요." 나는 답해야 한다. 안 그러면 이탈한다. 결혼하면 이게 가능하냐. 신혼여행 가서도 CS 답할 건가. 부모님은 이해 못 한다. "그냥 직원 뽑으면 되잖냐." 직원 뽑으면 월급 줘야 한다. 지금 수익으로는 빠듯하다. 그리고 솔직히, 혼자가 편하다. 여자는 시간이 없다는 말 엄마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여자는 시간이 없다. 늦으면 애도 못 낳는다." 알고 있다. 35살이다. 시간이 별로 없다는 거. 하지만 지금 결혼하면 내 회사는 어떻게 되냐. 2년 동안 만든 거다. 고객도 있고, 수익도 나온다. 이제 막 MRR 350만원 찍었다. 500 가려면 지금이 중요하다. 결혼하고 나면 집안일, 육아, 가족 이벤트. 시간이 다 쪼개진다. 지금도 혼자 일하는데 벅차다. 거기에 가족까지 더하면? 불가능하다. 남자친구는 말한다. "회사 정리하고 취직하면 안 되냐?" 2년을 다시 월급쟁이로 돌아가라는 건가. 아니다. 그건 아니다.혼자 결정해야 하는 게 제일 힘들다 직장 다닐 때는 편했다. 상사가 있고, 팀이 있고, 의사결정 구조가 있다. "이거 해도 될까요?" "ㅇㅇ해봐." 지금은 다 내가 정한다. "결혼할까, 말까." "회사 키울까, 정리할까." "직원 뽑을까, 혼자 갈까." 답이 없다. 정답도 없다. 트위터 커뮤니티에 물어봤다. "여자 솔로프리너 중에 결혼하신 분 있나요? 어떻게 하셨어요?" 답변이 몇 개 왔다. "저는 회사 정리했어요. 후회는 안 해요." "저는 결혼 안 했어요. 회사가 우선이었어요." 둘 다 맞는 것 같다. 둘 다 틀린 것 같다. 부모님은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항상 걱정한다. "혼자 살면 외롭잖냐." "아프면 어떡하냐." "늙으면 누가 돌보냐." 다 맞는 말이다. 실제로 외롭다. 혼자 일하니까 대화 상대가 없다. 남자친구도 주말에만 만난다. 아프면 회사가 멈춘다. 지난달에 독감 걸렸을 때 3일 동안 CS 못 했다. 고객들이 이탈했다. MRR이 10만원 줄었다. 부모님 말이 다 맞다. 그래도 결혼은 답이 아닌 것 같다. 결혼한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나. 아니다. 회사는 여전히 내 책임이다. 결혼해도 고객은 문의한다. 차라리 직원을 뽑거나, 투자를 받거나, 팀을 만들거나. 그게 먼저인 것 같다. 언제 결혼하냐는 질문에 답이 없다 솔직히 모르겠다. 결혼하고 싶긴 하다. 남자친구도 좋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회사가 지금 중요하다. 2년 동안 만든 걸 놓고 싶지 않다. MRR 500 찍으면 여유가 생긴다. 직원도 뽑을 수 있다. 그때 가서 생각해볼 수 있다. 부모님은 이해 못 한다. "돈보다 가정이 중요하다." 나한테는 지금 둘 다 중요하다. 그리고 사실, 결혼이 가정의 전부는 아니지 않나. 혼자 사는 것도 하나의 삶이다. 엄마가 다시 전화한다. "그래서, 결혼은?" "아직이요. 바빠요." "매번 그 말만 하네." 할 말이 없다.결혼은 언제 할지 모르겠다. 회사가 먼저다. 지금은.
- 07 Dec, 2025
홈오피스 거실 책상에서 2년을 일했다. 이제 지친다
홈오피스 거실 책상에서 2년을 일했다. 이제 지친다 거실이 회사가 되던 날 2년 전 퇴사하고 집에서 일하기로 했을 때, 신났다. 출퇴근 2시간 사라짐. 회의실 정치 없음. 내 시간. 원룸 거실 한쪽에 책상 하나 놓고 모니터 2개 세팅했다. "이제 자유다." 그렇게 생각했다. 첫 6개월은 좋았다. 아침 9시에 일어나서 거실 책상 앞에 앉으면 그게 출근이었다. 파자마 바지에 후드티 입고 일했다. 점심은 배달 시켜 먹으면서 코딩했다. 저녁엔 침대에 누워 노트북 들고 CS 답변했다. 효율 좋았다. 회의 없으니까 개발 속도 빨랐다. MRR도 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올랐다. 문제는 1년 지나면서 시작됐다.경계가 사라지는 건 생각보다 빠르다 거실 책상에서 일어나면 침대가 보인다. 3미터 거리. 침대에서 일어나면 책상이 보인다. 똑같이 3미터. 아침에 눈 뜨면 모니터 불빛부터 보인다. 꺼놓은 적이 없다. 밤에 누우면 책상 위 LED 불빛 신경 쓰인다. 고객 문의 올까봐 노트북 옆에 둔다. 어느 순간부터 구분이 안 된다. 일하는 공간인지, 사는 공간인지. 주말에 집에 있어도 일 생각난다. 당연하다. 책상이 눈앞에 있는데. 토요일 오전 10시, 침대에 누워 넷플릭스 보다가도 고객 CS 알림 오면 일어난다. 어차피 책상 바로 앞인데 답하는 게 빠르다. 일요일 저녁, 쉬고 싶어서 거실 소파에 앉는다. 고개 돌리면 모니터. 노션 켜져 있음. 해야 할 일 리스트 보임. "내일 하지 뭐" 생각하다가 결국 앉는다. 휴가? 없다. 집이 곧 회사니까 어디를 가야 쉬는 건지 모르겠다. 작년엔 부산 부모님 집 갔을 때도 노트북 챙겼다. 고객 CS는 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새벽에 부모님 거실에서 혼자 개발했다. 부모님은 "휴가 왔으면 좀 쉬어라" 했다. 못 쉰다. 쉬는 방법을 잊었다.혼자 일한다는 건 멈출 수 없다는 뜻 직장 다닐 땐 몰랐다. 회사는 내가 쉬어도 돌아간다. 팀이 있으니까. 혼자 하는 사업은 다르다. 내가 멈추면 회사가 멈춘다. 작년 여름에 몸살 걸렸다. 3일 누워있었다. 고객 문의 50건 쌓였다. CS 응답 시간 평균 2시간에서 48시간으로 늘었다. 불만 댓글 달렸다. "서비스 죽은 거 아니냐"고. 열 나는 와중에 노트북 켜고 답했다. 어지러운데 코딩했다. 긴급 버그 수정했다. 3일 후 회복했지만 정신은 회복 안 됐다. "아프면 안 되는구나." 그 생각이 머리에 박혔다. 이후로 감기 기운만 와도 비타민 먹는다. 목 아프면 바로 약국 간다. 컨디션 관리가 업무가 됐다. 아프면 매출이 떨어지니까. 휴가는 사치다. 주말도 사실 없다. 고객은 토요일 일요일에도 문의한다. 버그는 새벽에도 터진다. 내가 답하지 않으면 이탈한다. 친구들은 "직원 뽑아" 라고 한다. MRR 350만원으로? 직원 월급 주면 내가 먹고살 돈 없다. 외주? 써봤다. CS 대행 업체. 한 달 쓰고 끊었다. 내가 하는 것보다 퀄리티 떨어졌다. 고객이 불만 표시했다. 결국 내가 하는 게 빠르다. 그렇게 2년이 흘렀다.거실이 감옥이 되는 순간 요즘은 책상 보기 싫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트레스다. 모니터 켜기 전부터 피곤하다. 점심 먹을 때도 책상 옆 바닥에 앉아서 먹는다. 배달 음식 시켜서 바닥에 놓고. 책상엔 노트북이랑 모니터 차지하고 있어서 밥 먹을 공간 없다. 먹으면서도 모니터 본다. 슬랙 알림 확인한다. 고객 문의 온 거 없나 체크한다. 밥 먹는 20분도 온전히 쉬지 못한다. 저녁엔 침대에 누워서 노트북 켠다. 등 받쳐주는 쿠션 베고 다리 펴고 타이핑한다. 허리 아프다. 목 아프다. 거북목 왔다. 남자친구는 주말에만 본다. 주중엔 만날 시간 없다. 정확히는 나갈 기력이 없다. 외출하면 그 시간에 일 못 한다는 생각 먼저 든다. "우리 저녁 먹으러 나갈까?" "지금? 근데 CS 처리 안 끝났는데." "주말인데 좀 쉬어." "알아. 그래도 좀만." 결국 안 나간다. 배달 시켜 먹는다. 침대에서 노트북 켜고. 남자친구는 이해한다고 한다. 근데 표정은 실망스럽다. 당연하다. 나도 나한테 실망스럽다. 트위터에 빌딩 인 퍼블릭 한다. "오늘 MRR 360만원 찍었습니다" 올린다. 좋아요 50개 달린다. "축하해요" 댓글 단다. 근데 행복하진 않다. 숫자는 올라가는데 멘탈은 내려간다. 매출 늘어나는데 삶의 질은 떨어진다. 고객은 만족하는데 나는 불만족스럽다. 뭔가 잘못됐다. 원룸에서 일과 삶을 분리할 수 있을까 요즘 자주 생각한다. 코워킹 스페이스 알아봤다. 월 20만원. 아깝다. 근데 필요한 것 같다. 거실 책상 말고 다른 곳에서 일하면 달라질까. 아침에 나가서 일하고, 저녁엔 집에 와서 쉬고. 근데 또 생각한다. 코워킹 가도 결국 혼자 일하는 건 똑같다. CS는 여전히 내가 답한다. 버그는 여전히 내가 고친다. 장소만 바뀌는 거다. 문제는 공간이 아니라 구조다. 혼자 하는 사업은 경계가 없다. 출퇴근이 없다. 휴가가 없다. 팀이 없다. 백업이 없다. 내가 모든 걸 한다. 개발, CS, 마케팅, 회계, 기획. 전부. 효율적이다. 빠르다. 의사결정 빠르다. 근데 지속 가능하지 않다. 2년 했다. 버텼다. 근데 3년은 모르겠다. 지금 상태로 가면 번아웃 온다. 아니, 이미 왔다. 트위터에서 다른 솔로프리너들 보면 비슷하다. 다들 비슷한 고민한다. "언제 직원 뽑아야 하나", "혼자 하는 게 한계인가", "번아웃 왔다". 답은 없다. 각자 찾아가는 거다. 나는 아직 모르겠다. 직원 뽑기엔 매출 부족하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계속할 순 없다. 뭔가 바꿔야 한다. 그게 공간인지, 구조인지, 마인드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계속 앉는다 오늘도 거실 책상에 앉았다. 모니터 켰다. 슬랙 열었다. 고객 문의 10건. 답한다. 하나씩. 천천히. 지쳤지만 멈출 순 없다. 이게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혼자 하는 자유. 혼자 감당하는 무게. 둘 다 내 거다. 오늘도 일한다. 내일도 일한다. 언젠간 방법을 찾겠지. 아니면 무너지거나.거실 책상, 2년 째. 여전히 앉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