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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해커스에서 본 '1년에 MRR 1000만원'의 스토리들이 자극이 된다

인디해커스에서 본 '1년에 MRR 1000만원'의 스토리들이 자극이 된다

인디해커스의 1000만원짜리 자극 새벽 3시. 잠이 안 와서 인디해커스 들어갔다. "How I reached $10K MRR in 8 months" 또 보고 말았다. 이런 제목. 8개월에 1000만원. 나는 2년째 350만원. 클릭했다.스토리는 다 똑같다 "부업으로 시작했어요." "3개월 만에 첫 고객." "6개월에 MRR $5K 돌파." "지금은 풀타임 인디해커." 깔끔하다. 성공 스토리는 다 깔끔해. 내 2년은? 지저분하다.첫 3개월: 고객 0명 6개월: MRR 30만원 (친구 2명) 1년: MRR 150만원 (겨우 손익분기점) 2년: MRR 350만원 (여전히 혼자)이게 현실이다. 드라마틱하지 않다. 댓글 봤다. "Congrats!" "Amazing!" "Inspiring!" 나도 댓글 달았다. "Great work!" 속마음: '나만 느린 건가.'비교는 독이다. 알면서도 한다. 트위터도 똑같다. "Launched yesterday, $2K MRR today!" "Side project hit $15K MRR, quitting my job" "Bootstrapped to $50K MRR in 18 months" 숫자가 춤춘다. 내 350만원은 초라해진다. 근데 안 볼 수가 없다. 왜? 이게 내 벤치마킹이니까. 이게 내 공부니까. 혼자 하면 기준이 없다. 직장이면 상사가 알려주는데. 내가 빠른지 느린지. 잘하는지 못하는지. 인디해커는 비교 대상이 전 세계다. 미국 애들 보면: 시장이 크다. 가격도 비싸게 받는다. $50/month도 싼 편. 내 SaaS는: 월 3만원. 한국 시장. 가격 올리면 이탈한다. "시장이 달라." 스스로 위로한다. 근데 속으론 알지. 핑계일 수도 있다는 거. 자극은 양날의 검 인디해커스 보면 두 가지 감정. 1. 동기부여 "나도 할 수 있어. 저 사람도 혼자 했잖아." 기능 하나 더 만든다. 마케팅 포스팅 한다. 고객 문의에 더 친절하게 답한다. 다음 날 MRR 3만원 올랐다. (신규 고객 1명) "이거다. 계속 하면 된다." 2. 좌절감 "8개월에 1000만원? 나는 2년째 350만원인데?" 기능 개발 손 놓는다. "이거 해봤자..." 생각 든다. 트위터 닫는다. 유튜브 본다. 아무것도 안 한다. 다음 날 이탈 고객 1명. MRR 3만원 빠졌다. "역시 안 되는 거였어." 같은 스토리가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내 컨디션에 달렸다. 좋을 땐 자극. 안 좋을 땐 독.숨겨진 스토리는 안 보인다 성공 스토리는 깔끔하다. 그 뒤는? "8개월에 MRR $10K" 그 사람.전 직장에서 10년 개발 경험? 영어권 시장이라 고객 풀 100배? 실패한 프로젝트 5개 있었는데 생략? 공동창업자 있는데 '혼자'라고 썼나?모른다. 글에 안 나온다. 내 스토리도 마찬가지. "2년째 MRR 350만원" 쓰면 초라해 보인다. 근데 뒤를 보면:투자 안 받고 부트스트랩핑 빚 없음. 수익은 다 내 거 고객 이탈률 5% (업계 평균 15%) 혼자서 개발/마케팅/CS 전부 기존 직장 PM 경험 4년 실패한 사이드 프로젝트 3개이걸 다 쓰면? 그럭저럭 괜찮아 보인다. 근데 안 쓴다. 왜? 귀찮으니까. 남들도 그럴 거다. 비교할 거면 제대로 하자 요즘은 이렇게 본다. 1. 시장부터 체크 "$10K MRR" → B2B SaaS, 미국 시장, 기업 고객 내 거: B2B SaaS, 한국 시장, 소상공인 시장이 다르면 숫자도 달라야 정상이다. 미국에서 $50 받는 거 = 한국에서 3만원 받는 거. 환율만 다른 게 아니다. 지불 의향 자체가 다르다. 2. 배경 유추하기공동창업자 있나? 이전 창업 경험? 개발자 출신? 마케팅 경험? 네트워크 크기?대부분 성공 스토리는 밑바탕이 두껍다. "운 좋게" 성공한 사람은 거의 없다. 준비된 사람이 기회 잡은 거다. 3. 타임라인 정확히 보기 "8개월에 $10K" → 실제로는 아이디어 구상 6개월 + 개발 8개월 = 14개월 → 그 전에 실패한 프로젝트 2년 → 총 3년 반 이렇게 보면 내 2년이 느린 게 아니다. 내가 정한 나만의 기준 남들 MRR 보면서 정신 못 차릴 뻔했다. 그래서 만들었다. 내 기준. 목표: 3년 안에 MRR 500만원1년차: MRR 150만원 (달성) 2년차: MRR 350만원 (달성) 3년차: MRR 500만원 (진행 중)이게 내 속도다. 남들이 빠르든 느리든 상관없다. "3년에 500만원? 적은데?" 아니다. 이유:혼자서 500만원 = 연 6000만원 매출 원가 거의 없음 (SaaS니까) 내 손에 남는 돈 거의 다 투자 안 받아서 지분 100% 시간 자유로움 하고 싶은 거 한다직장 다니면? 연봉 6000만원 받으려면 대기업 과장급. 야근에 회의에 정치. 이게 더 나은지 저게 더 나은지는 각자 판단. 나는 이게 낫다. 그래도 가끔은 본다 인디해커스 여전히 본다. 트위터도 본다. "$20K MRR 달성!" 보면 여전히 부럽다. 근데 이제는 다르다. 예전: "나는 왜 이렇게 느려?" → 자책 지금: "저 사람은 어떻게 했지?" → 학습 댓글 단다. 질문한다. "What was your main growth channel?" "How did you price your product?" "What's your churn rate?" 대부분 답해준다. 인디해커 커뮤니티는 친절하다. 배운다. 적용해본다. 안 되면 버린다. 되면 계속한다. 비교는 하되, 배우는 쪽으로. 내 스토리도 누군가에겐 자극 트위터에 올렸다. "2년째 MRR 350만원" 댓글 왔다. "부럽습니다. 저는 6개월째 50만원도 안 돼요." 아. 내가 누군가에겐 목표구나. 내가 1000만원 하는 사람 보듯이, 누군가는 나를 본다. 350만원도 누군가에겐 큰 숫자다. "혼자서 어떻게 하세요?" "CS는 어떻게 처리하세요?" "지치지 않으세요?" DM 온다. 답해준다. 내가 인디해커스에서 배웠듯이, 누군가는 나한테 배운다. 좋다. 이게 커뮤니티다. 결국 내 속도로 간다 인디해커스 스토리들. 여전히 자극 된다. 1000만원? 물론 부럽다. 가고 싶다. 근데 초조하진 않다. 이제는. 내 속도가 있다. 내 상황이 있다.혼자 한다 한국 시장이다 투자 안 받는다 빠르게보단 오래 가려 한다남들은 8개월에 1000만원. 나는 4년 걸릴 수도 있다. 괜찮다. 4년 걸려도 도착하면 된다. 포기만 안 하면. 비교는 방향 잡을 때만. 속도는 내가 정한다. 오늘도 본다. 인디해커스. "$30K MRR in 2 years" 클릭한다. 배운다. 영감 받는다. 그리고 내 화면으로 돌아온다. 오늘 할 일: 신규 기능 배포, 고객 문의 3건, 마케팅 포스팅 1개. 내일 MRR: 350만원에서 355만원 됐으면 좋겠다. 천천히. 꾸준히. 내 속도로.1000만원 하는 사람 보면서 배우되, 350만원인 지금도 나쁘지 않다는 거.

새 기능을 구상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데, 만드는 건 고통이다

새 기능을 구상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데, 만드는 건 고통이다

노션에만 100개 또 했다. 새벽 2시에 노션 열어서 기능 구상했다. "고객사별 예약 통계 대시보드", "SMS 자동 발송 연동", "노쇼 방지 알림 시스템". 30분 만에 세 개 적었다. 플로우차트까지 그렸다. 완벽했다. 다음 날 아침. 개발 시작하려고 앉았다. 머리가 하얗다. "이거 API 어떻게 연결하지", "DB 구조 다시 짜야 하나", "테스트는 또 언제 하고". 10분 만에 노션 닫았다. 고객 CS 답변부터 했다. 노션 '기능 아이디어' 페이지에 가보면 107개다. 작년부터 쌓인 거. 실제로 만든 건 11개.구상할 땐 천재 기능 구상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 진짜로. 유튜브 보다가 "아, 이거 우리 서비스에도 있으면 좋겠다" 하면 바로 노션 켠다. 트위터에서 다른 SaaS 사례 보면 또 아이디어 나온다. 그때는 진짜 천재가 된 기분이다. "고객이 이렇게 쓸 거고, 여기서 클릭하면 이렇게 되고, 그럼 이탈률 줄고 전환율 오르고". 머릿속에서 완벽하게 그려진다. 노션에 적을 때도 재밌다. 제목 달고, 예상 효과 적고, 우선순위 매기고. "이거 만들면 MRR 500 찍겠는데?" 혼자 흥분한다. 문제는 다음 단계다. 실제로 개발 시작하려고 VS Code 켜면 현타 온다. "이걸 어디서부터 시작하지". 노션에선 한 줄이었던 기능이 실제론 파일 20개 건드려야 한다.만드는 건 고통 개발 시작하면 지옥이다. 첫 1시간은 괜찮다. "오늘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코드 몇 줄 쓴다. 2시간째부터 에러 나기 시작한다. 스택오버플로우 뒤진다. GPT한테 물어본다. 해결 안 된다. 3시간째. "왜 안 돼". 같은 에러 메시지 10번 봤다. 코드 전체 다시 읽는다. 오타였다. 허탈하다. 4시간째. 배고프다. 라면 끓인다. 먹으면서 코드 본다. 진도는 20%다. 5시간째. "이거 하루 만에 끝난다고 생각했나". 노션 다시 본다. "예상 소요시간: 4시간". 웃긴다. 저녁 8시. 반쯤 됐다. 근데 테스트해보니까 버그 3개 발견. 고치려니까 또 2시간. 밤 11시. 겨우 배포했다. 지쳤다. 고객한테 공지 보낼 기력도 없다. 구상할 땐 30분이었던 기능. 만드는 데 9시간 걸렸다.왜 이렇게 격차가 큰가 생각해봤다. 왜 아이디어는 넘치는데 실행은 이렇게 힘든가. 첫 번째, 아이디어는 결과만 본다. "고객이 이 기능 쓰면 좋아할 거야". 끝. 과정은 안 보인다. 실제론 DB 설계, API 연동, UI 작업, 테스트, 버그 수정, 문서화까지 해야 한다. 아이디어엔 이게 없다. 두 번째, 혼자라서 더 힘들다. 팀 있으면 "이거 어떻게 생각해?" 물어볼 사람이라도 있다. 혼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판단해야 한다. "이게 맞나", "이렇게 해도 되나", "더 좋은 방법 있나". 확신이 안 선다. 시간 더 걸린다. 세 번째, 에너지 관리 실패. 아침에 CS 답변 2시간 하면 이미 지쳐 있다. 개발은 집중력 필요한데 남은 게 없다. "내일 하지 뭐". 근데 내일도 똑같다. 네 번째, 완벽주의. "이왕 만드는 거 제대로 만들자". 코드 리팩토링 시작한다. 3시간 날렸다. 기능은 안 늘었다. 구상할 땐 "일단 돌아가게만" 생각했는데 막상 만들 땐 "깔끔하게" 하려고 한다. 아이디어는 자산인가 부채인가 노션에 107개 쌓인 아이디어. 예전엔 자산이라고 생각했다. "언젠간 다 만들 거야". 뿌듯했다. 지금은 부채 같다. 볼 때마다 죄책감 든다. "이것도 안 했네, 저것도 안 했네". 압박감. 트위터에서 다른 인디메이커들 보면 더하다. "이번 주에 새 기능 3개 출시했습니다". 부럽다. 나는 한 달에 하나도 힘든데. "나만 느린 건가". 비교하게 된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디어 적는 걸 줄였다. "정말 만들 거 아니면 적지 말자". 노션 열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한다. "이거 지금 당장 필요한가", "내 에너지로 감당 가능한가", "우선순위 1위인가". 아니면 안 적는다. 머릿속에만 둔다. 며칠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힌다. 진짜 중요한 아이디어는 계속 떠오른다. 그것만 적는다. 실행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 깨달은 게 있다. 창업자의 에너지는 유한하다. 특히 솔로프리너는 더. 아이디어는 무한정 생산할 수 있다. 뇌는 쉬면서도 돌아간다. 에너지 안 든다. 실행은 다르다. 몸, 시간, 멘탈 다 필요하다. 한정된 자원이다. 그래서 선택해야 한다. "100개 구상하고 10개 만들기" vs "10개 구상하고 8개 만들기". 후자가 낫다. 실행률이 중요하다. 요즘 내 기준은 이거다. "이 아이디어 지금 안 만들면 회사 망하나". 아니면 보류. 냉정하게 들리지만 현실적이다. 고객이 "이 기능 없으면 못 써요" 할 때만 만든다. 나머지는 나중에. Nice to have는 과감히 버린다. Must have만 집중한다. 그래도 구상은 즐겁다 솔직히 말하면, 아이디어 구상하는 시간 포기 못 한다. 힘들어도, 실행 안 해도, 그 순간만큼은 행복하니까. "이거 만들면 고객들이 좋아하겠다". 상상하는 게 즐겁다. 개발하다가 막히면 답답한데, 새 기능 구상하면 숨통 트인다. "아, 이것도 할 수 있겠네, 저것도 가능하겠네". 가능성이 보인다. 이게 창업의 재미 아닌가 싶다. 만드는 건 고통이지만, 구상하는 건 희망이다. 문제는 균형이다. 구상만 하면 사업 안 된다. 실행만 하면 번아웃 온다. 나는 아직 답을 못 찾았다. 일주일에 하루는 "아이디어 데이"로 정해볼까 생각 중이다. 그날만 노션 열고 마음껏 구상한다. 나머지 6일은 실행만. 시도는 해볼 예정이다. 창의성과 실행 사이 결국 이 격차는 안 사라진다. 팀 만들어도, 투자 받아도, 똑같을 것 같다. 정도 차이만 있을 뿐. "하고 싶은 것" vs "할 수 있는 것". 영원한 갭.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아이디어 100개 중에 10개만 만들 수 있다". 이게 현실. 그럼 남은 90개는 어떻게 하냐. 버리거나, 나중으로 미루거나, 다른 사람한테 주거나. 트위터에 "이런 기능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누가 만들어줬으면" 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내가 못 만들면 다른 메이커가 만들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집착 안 하는 거다. "이 아이디어 내가 꼭 실현해야 해". 이러면 괴롭다. "좋은 생각이긴 한데 지금은 아니야". 이렇게 넘기면 된다. 구상과 실행 사이. 그 간극에서 사는 게 솔로 창업자의 삶이다.노션 다시 열었다. 108개째 아이디어 적었다. 내일은 안 만들 거다.

고객 120개사를 관리하면서 개인화할 수 없다는 죄책감

고객 120개사를 관리하면서 개인화할 수 없다는 죄책감

120개사의 이름을 외우지 못한다 오늘 아침 9시 23분. 고객사 '블루밍 필라테스'에서 문의가 왔다. "예약 시스템 화면에 저희 로고 넣을 수 있나요?" 나는 알고 있다. 이 업체가 5개월 전에 가입했다는 것. 월 3만원 플랜을 쓴다는 것. 그런데 몰랐다. 이 대표님이 여성인지 남성인지도. 어떤 동네에서 운영하는지도. 120개사다. 내 SaaS를 쓰는 고객이. 2년 전 10개사였을 때는 달랐다. 각자 이름도 알고, 무슨 업종인지도 알고, 어떤 고민으로 가입했는지도 기억했다. 지금은 노션 데이터베이스 없이는 구분이 안 된다.템플릿 답변을 보낼 때마다 "안녕하세요, 윤솔로입니다. 문의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문장을 오늘 17번 복붙했다. 각 고객마다 다른 이야기를 써주고 싶다. "필라테스 회원 관리 힘드시죠? 저희 시스템이 도움 됐으면 좋겠어요" 이런 식으로. 근데 그러려면 오전이 다 간다. 오후에 개발할 시간이 없어진다. 그래서 만들었다. '자주 묻는 질문' 노션 페이지. Ctrl+C, Ctrl+V. 효율적이다. 고객은 빠르게 답을 받는다. 나는 시간을 아낀다. 근데 죄책감이 온다. 이 사람은 내 SaaS에 매달 돈을 낸다. 3만원이든 5만원이든. 그 돈으로 나는 월세를 낸다. 근데 나는 이 사람의 이름도 제대로 기억 못 한다. 템플릿 답변을 보낸다. "효율"이라는 이름의 냉정함이다.스케일업 vs 관계 트위터에서 봤다. "1000명의 팬보다 100명의 진짜 팬이 낫다." 맞는 말이다. 근데 현실은 다르다. 120개사가 각각 월 3만원씩 내면 360만원이다. 30개사가 월 10만원씩 내도 300만원이다. 숫자상으론 비슷하다. 근데 30개사는 관리가 된다. 120개사는 안 된다. 나는 고민했다. '프리미엄 플랜 만들까?' 월 15만원. 1:1 세팅 도와주고, 매달 30분 컨설팅 전화하고. 근데 그러면 개발 시간이 더 없어진다. 결국 선택했다. 스케일. 더 많은 고객. 더 적은 관여. '셀프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포장했다.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진짜 이유는 다르다. 내가 120명을 케어할 수 없다. 오늘 어떤 고객이 메일을 보냈다. "처음 가입했을 때 솔로님이 직접 전화 주셨는데, 요즘은 답장도 늦으시네요." 찔렸다. 2년 전 그 고객이다. 10개사 시절. 나는 모든 신규 고객에게 전화했다. "어떻게 쓰실 건지 들어보고 세팅 도와드릴게요." 지금은 온보딩 가이드 링크만 보낸다. 성장의 대가다. 개인화는 사치인가 어제 밤 11시. 유튜브로 Y Combinator 영상 봤다. "Don't do things that don't scale." 초기에는 고객 한 명 한 명 직접 만나라고. 근데 다음 영상은 달랐다. "Automation is key." 자동화하라고. 시간을 아껴라고. 모순이다. 나는 중간에 끼었다. 120개사는 '초기'가 아니다. 그렇다고 '스케일업' 단계도 아니다. 직원 0명인데 무슨 스케일업. 개인화는 사치가 됐다. 예전엔 고객 이름 불러가며 답장했다. "민수님, 헬스장 회원 늘어나셨다니 축하드려요!" 지금은 "고객님"이다. 노션에서 복붙한 답변이다. 죄책감의 정체는 이거다. 나는 '관계'를 팔고 싶었다. 근데 지금은 '시스템'을 팔고 있다. 고객은 숫자가 됐다. 새벽 3시의 변명 잠이 안 온다. 머릿속이 복잡하다. "나는 나쁜 창업가인가?" 아니다. 합리화한다. 120개사에 템플릿 답변 보내는 게 10개사에 개인 답변 보내는 것보다 낫다. 더 많은 사람이 도움받는다. 효율이 정의다. 근데 속으론 안다. 나는 그냥 시간이 없다. 혼자서 개발하고, CS하고, 마케팅한다. 개인화할 여유가 없다. '개인화'는 여유의 산물이다. 직원 있으면 다르다. "CS팀장님, 이 고객 특별히 챙겨주세요." 이렇게 말하면 된다. 나는 혼자다. 내가 CS팀이고, 개발팀이고, 마케터다. 새벽 3시 25분. 노션 켰다. '고객 관리 아이디어' 페이지 만들었다. 분기마다 '고객 인터뷰' 5개사씩 생일 축하 자동 메일 (쿠폰 10%) 1년 넘은 고객에게 손편지적고 보니 또 죄책감이다. 이것도 '효율적 개인화'다. 진짜 개인화가 아니다. 시스템화된 친밀감이다. 트레이드오프를 인정하는 날 오늘 오후 2시. '블루밍 필라테스' 대표님께 답장 보냈다. "안녕하세요, 로고 커스터마이징은 엔터프라이즈 플랜(월 20만원)에서 가능합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별도 상담 도와드릴게요." 템플릿이다. 근데 마지막 줄을 추가했다. "5개월간 저희 시스템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필라테스 회원 관리에 도움 됐으면 좋겠어요." 5초 더 걸렸다. 노션에서 가입일 확인하고, 업종 확인하고. 120개사 다 이렇게는 못 한다. 근데 오늘 문의 온 5개사는 할 수 있다. 완벽한 개인화는 불가능하다. 근데 0%와 30% 사이엔 차이가 있다. 나는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120명 모두를 깊이 알 수 없다. 근데 오늘 만난 5명은 조금 더 알 수 있다. 죄책감은 남는다. 근데 현실도 있다. 스케일과 인정. 둘 다는 못 가진다. 중간 지점을 찾는 수밖에. 혼자 하는 사람의 한계 트위터에 올렸다. "120개사를 한 명이 관리하면서 느끼는 거: 개인화는 사치가 아니라 자원의 문제다. 미안하다고 느끼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15분 만에 답글 12개 달렸다. "저도요, 고객 200명인데 이름 반도 몰라요." "팀 있어도 힘든데 혼자는 진짜..." "그래도 솔로님은 답장이라도 빨리 주시잖아요." 위로가 됐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솔로프리너의 숙명이다. 모든 걸 할 순 없다. 우선순위를 정한다. 오늘은 개발, 내일은 CS, 모레는 마케팅. 개인화는 그 틈새다. 직원 뽑으면 다를까? 아마 다르다. 근데 지금은 MRR 350만원이다. 인건비 낼 여유 없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지분 나누기도 싫다. 혼자의 자유를 선택했다. 대가는 이거다. 120개사를 개인적으로 챙길 수 없다는 죄책감. 트레이드오프다. 받아들인다. 내일도 템플릿을 쓸 것이다 오늘 CS 17건 처리했다. 그중 5건은 개인화했다. 12건은 템플릿이다. 30% 개인화. 나쁘지 않다. 내일도 비슷할 것이다. 모레도. 120개사가 200개사 되면 더 낮아질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시스템을 만든다. 120개사가 예약을 관리한다. 내 시스템으로. 그들의 고객은 수천 명이다. 간접적으로 나는 수천 명을 돕는다. 개인화는 못 해줘도, 작동하는 시스템은 준다. 완벽한 창업가는 없다. 혼자 하는 창업가는 더더욱. 죄책감은 계속될 것이다. 근데 일은 계속된다.120명 모두를 사랑할 순 없다. 근데 120명 모두가 쓸 시스템은 만들 수 있다.

PM 4년차 경험이 1인창업에서는 독이 됐다

PM 4년차 경험이 1인창업에서는 독이 됐다

PM 4년차 경험이 1인창업에서는 독이 됐다 오늘 또 새벽 3시까지 일했다. 고객사 1곳 요청한 기능 하나 때문에. 스타트업 PM 4년 했다. 그게 자랑이었는데, 지금은 저주다. 완벽한 기획서를 쓰는 PM, 혼자서기능 하나 추가할 때마다 노션에 기획서를 쓴다. 유저 플로우, 와이어프레임, 예외 케이스. PM 시절 습관이다. 개발팀한테 전달하려면 이래야 했으니까. 근데 지금은 개발팀이 나다. 노션에 3시간 쓰고, 개발은 1시간. 말이 되나. 외주 디자이너한테 전달할 때도 마찬가지다. A4 3장짜리 디자인 가이드 보내고, 레퍼런스 20개 첨부하고, 톤앤매너 설명 1시간. 디자이너가 말했다. "대표님, 그냥 카톡으로 대충 말씀하셔도 돼요." 아, 맞다. 여긴 50명 회사가 아니라 나 혼자다. 회의록을 쓰는 사람은 나, 참석자도 나더 웃긴 건 회의록이다. 고객사랑 통화 끝나면 회의록 쓴다. 구글 밋 내용 정리해서 노션에 올린다. 액션 아이템, 담당자(나), 데드라인. 누가 보냐고? 아무도 안 본다. PM 시절엔 회의록이 증거였다. "제가 저번 회의에서 말씀드렸는데요~" 회의록 링크 슥 보내면 끝. 지금은? 회의한 사람 나, 회의록 쓰는 사람 나, 실행하는 사람 나. 그래도 쓴다. 안 쓰면 불안하다. 이게 PM 출신의 병이다. 리소스가 없는데 계획은 대기업급 월요일 아침마다 주간 계획을 짠다.신규 기능 3개 개발 마케팅 콘텐츠 5개 작성 고객사 온보딩 10곳 블로그 포스팅 2개 유튜브 영상 1개화요일 저녁, 하나도 안 끝났다. PM 시절엔 이 정도 계획 당연했다. 개발팀 5명, 디자이너 2명, 마케터 3명. 내가 할 건 기획이랑 조율뿐. 지금은 개발도 나, 디자인도 (외주 요청까지) 나, 마케팅도 나. 근데 머릿속 계획은 여전히 팀 10명 급이다. 매주 계획 세우고, 매주 실패하고, 매주 자책한다. "왜 이것밖에 못 했지?" 이것밖에가 아니라 이만큼이나 한 건데. 우선순위는 정했는데, 다 1순위PM 교육 받을 때 배웠다. "우선순위를 정하라." 잘한다. 너무 잘해. 월요일에 노션 보드 만들어서, P0(긴급), P1(중요), P2(보통) 나눈다. 수요일쯤 보면 전부 P0다. 고객사 CS? 긴급. 신규 기능 개발? 긴급. 마케팅 콘텐츠? 안 하면 성장 멈춤, 긴급. 버그 수정? 당연히 긴급. PM 시절엔 P0는 정말 긴급한 것만이었다. 서비스 다운, 보안 이슈, 대형 고객사 요청. 지금은? 전부 내가 안 하면 안 되니까 전부 긴급이다. 우선순위 정하는 게 무슨 의미냐고. 어차피 다 해야 하는데. 혼자 하면 빠를 줄 알았는데 PM 시절 제일 답답했던 게 커뮤니케이션이었다. 개발자한테 설명하고, 디자이너랑 조율하고, 경영진한테 보고하고. "내가 그냥 다 하면 3배는 빠르겠다." 창업하고 나서 깨달았다. 천만의 말씀. 기획 1시간, 개발 5시간, 디자인 3시간, 배포 1시간. 혼자 하니까 10시간. PM 시절엔 동시에 돌아갔다. 내가 기획하는 동안 개발자는 개발, 디자이너는 디자인. 지금은 순차적이다. 하나 끝나야 다음 시작. 더 느리다. 훨씬. 피드백 줄 사람이 없다는 게 제일 무섭다 PM 시절 제일 좋았던 건 동료였다. "이 기능 이렇게 가는 거 어때?" "음, 이 부분은 이렇게 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5분 대화로 3시간 삽질을 막았다. 지금은? 혼자 고민하고, 혼자 결정하고, 혼자 실행한다. 잘못된 방향으로 2주 개발하고 나서야 깨닫는다. "아, 이거 아닌데." 되돌릴 수 없다. 이미 2주 날렸다. 트위터에 물어본다. "이 기능 어떻게 생각하세요?" 답글 3개 달린다. 고맙지만, 우리 서비스 맥락을 모른다. PM 시절 동료들은 서비스를 이해했다. 컨텍스트가 쌓여 있었다. 혼자 창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리소스 부족이 아니다. 피드백 부재다. 완벽함을 포기하는게 제일 어렵다 오늘 배포한 기능, 버그가 2개 있다. 알고 있다. PM 시절이었으면 절대 안 냈다. QA 다시 돌리고, 버그 수정하고, 재배포. 지금은 냈다. 고객사가 기다린다. 버그 수정하려면 3일 더 걸린다. 3일 뒤엔 또 다른 긴급한 게 생긴다. "일단 내고, 빠르게 수정하자." PM 출신한테 이게 제일 힘들다. 완벽한 기획, 완벽한 QA, 완벽한 배포. 그게 자부심이었으니까. 지금은 완벽함이 사치다. 70점짜리 빠르게 10개 vs 95점짜리 천천히 3개. 전자가 답이다. 머리로는 안다. 가슴이 안 받아들인다. 배포 버튼 누를 때마다 죄책감이 든다. PM 경험이 쓸모없다는 건 아니다 PM 4년이 독이 됐다고 했지만, 전부 독은 아니다. 고객사 요구사항 듣고 본질 파악하는 능력. 우선순위 정하는 프레임워크 (비록 다 P0지만). 유저 플로우 그리는 속도. 배포 전 체크리스트. 이건 도움된다. 문제는 '규모'다. PM 스킬은 팀 10명 규모에 최적화돼 있다. 1인 창업은 팀 1명이다. 10명분 프로세스를 1명한테 적용하면 죽는다. 지금 배우는 중이다. 어떻게 줄일지. 노션 기획서 3시간 → 30분으로. 회의록 안 쓰기 (진짜 중요한 것만). 우선순위 P0/P1/P2 → 오늘/이번주/언젠가. 완벽함 95점 → 70점. PM 출신의 강점을 살리되, 1인 창업 맥락에 맞게 다운사이징. 쉽지 않다. 4년 습관이 2년 만에 바뀌겠나. 그래도 조금씩 나아진다. 혼자 한다는 건 PM이 아니라 창업가라는 것 가장 큰 깨달음은 이거다. PM은 '잘 만드는 사람'이다. 창업가는 '살아남는 사람'이다. PM 시절엔 제품 퀄리티가 전부였다. 완벽한 기획, 매끄러운 UX, 버그 제로. 창업하고 나서 알았다. 완벽한 제품보다 중요한 게 많다. 고객사 1곳이라도 더 확보하기. MRR 350만원을 400만원으로 올리기. 번아웃 안 오게 페이스 조절하기. 고객 CS에 빠르게 답하기. 제품은 70점이어도 된다. 고객이 만족하고, 돈을 내면. PM 마인드는 100점을 원한다. 창업가 마인드는 70점으로 살아남기를 원한다. 지금 나는 그 중간 어딘가에 있다. PM 출신이라 70점에 만족 못 하지만, 창업가라서 100점 만들 리소스는 없다. 이 긴장 속에서 매일 일한다.PM 경력이 독이 된 건, 내가 아직 1인 창업가가 아니라 혼자 하는 PM이기 때문이다. 언젠간 바뀌겠지.

홈오피스 거실 책상에서 2년을 일했다. 이제 지친다

홈오피스 거실 책상에서 2년을 일했다. 이제 지친다

홈오피스 거실 책상에서 2년을 일했다. 이제 지친다 거실이 회사가 되던 날 2년 전 퇴사하고 집에서 일하기로 했을 때, 신났다. 출퇴근 2시간 사라짐. 회의실 정치 없음. 내 시간. 원룸 거실 한쪽에 책상 하나 놓고 모니터 2개 세팅했다. "이제 자유다." 그렇게 생각했다. 첫 6개월은 좋았다. 아침 9시에 일어나서 거실 책상 앞에 앉으면 그게 출근이었다. 파자마 바지에 후드티 입고 일했다. 점심은 배달 시켜 먹으면서 코딩했다. 저녁엔 침대에 누워 노트북 들고 CS 답변했다. 효율 좋았다. 회의 없으니까 개발 속도 빨랐다. MRR도 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올랐다. 문제는 1년 지나면서 시작됐다.경계가 사라지는 건 생각보다 빠르다 거실 책상에서 일어나면 침대가 보인다. 3미터 거리. 침대에서 일어나면 책상이 보인다. 똑같이 3미터. 아침에 눈 뜨면 모니터 불빛부터 보인다. 꺼놓은 적이 없다. 밤에 누우면 책상 위 LED 불빛 신경 쓰인다. 고객 문의 올까봐 노트북 옆에 둔다. 어느 순간부터 구분이 안 된다. 일하는 공간인지, 사는 공간인지. 주말에 집에 있어도 일 생각난다. 당연하다. 책상이 눈앞에 있는데. 토요일 오전 10시, 침대에 누워 넷플릭스 보다가도 고객 CS 알림 오면 일어난다. 어차피 책상 바로 앞인데 답하는 게 빠르다. 일요일 저녁, 쉬고 싶어서 거실 소파에 앉는다. 고개 돌리면 모니터. 노션 켜져 있음. 해야 할 일 리스트 보임. "내일 하지 뭐" 생각하다가 결국 앉는다. 휴가? 없다. 집이 곧 회사니까 어디를 가야 쉬는 건지 모르겠다. 작년엔 부산 부모님 집 갔을 때도 노트북 챙겼다. 고객 CS는 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새벽에 부모님 거실에서 혼자 개발했다. 부모님은 "휴가 왔으면 좀 쉬어라" 했다. 못 쉰다. 쉬는 방법을 잊었다.혼자 일한다는 건 멈출 수 없다는 뜻 직장 다닐 땐 몰랐다. 회사는 내가 쉬어도 돌아간다. 팀이 있으니까. 혼자 하는 사업은 다르다. 내가 멈추면 회사가 멈춘다. 작년 여름에 몸살 걸렸다. 3일 누워있었다. 고객 문의 50건 쌓였다. CS 응답 시간 평균 2시간에서 48시간으로 늘었다. 불만 댓글 달렸다. "서비스 죽은 거 아니냐"고. 열 나는 와중에 노트북 켜고 답했다. 어지러운데 코딩했다. 긴급 버그 수정했다. 3일 후 회복했지만 정신은 회복 안 됐다. "아프면 안 되는구나." 그 생각이 머리에 박혔다. 이후로 감기 기운만 와도 비타민 먹는다. 목 아프면 바로 약국 간다. 컨디션 관리가 업무가 됐다. 아프면 매출이 떨어지니까. 휴가는 사치다. 주말도 사실 없다. 고객은 토요일 일요일에도 문의한다. 버그는 새벽에도 터진다. 내가 답하지 않으면 이탈한다. 친구들은 "직원 뽑아" 라고 한다. MRR 350만원으로? 직원 월급 주면 내가 먹고살 돈 없다. 외주? 써봤다. CS 대행 업체. 한 달 쓰고 끊었다. 내가 하는 것보다 퀄리티 떨어졌다. 고객이 불만 표시했다. 결국 내가 하는 게 빠르다. 그렇게 2년이 흘렀다.거실이 감옥이 되는 순간 요즘은 책상 보기 싫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트레스다. 모니터 켜기 전부터 피곤하다. 점심 먹을 때도 책상 옆 바닥에 앉아서 먹는다. 배달 음식 시켜서 바닥에 놓고. 책상엔 노트북이랑 모니터 차지하고 있어서 밥 먹을 공간 없다. 먹으면서도 모니터 본다. 슬랙 알림 확인한다. 고객 문의 온 거 없나 체크한다. 밥 먹는 20분도 온전히 쉬지 못한다. 저녁엔 침대에 누워서 노트북 켠다. 등 받쳐주는 쿠션 베고 다리 펴고 타이핑한다. 허리 아프다. 목 아프다. 거북목 왔다. 남자친구는 주말에만 본다. 주중엔 만날 시간 없다. 정확히는 나갈 기력이 없다. 외출하면 그 시간에 일 못 한다는 생각 먼저 든다. "우리 저녁 먹으러 나갈까?" "지금? 근데 CS 처리 안 끝났는데." "주말인데 좀 쉬어." "알아. 그래도 좀만." 결국 안 나간다. 배달 시켜 먹는다. 침대에서 노트북 켜고. 남자친구는 이해한다고 한다. 근데 표정은 실망스럽다. 당연하다. 나도 나한테 실망스럽다. 트위터에 빌딩 인 퍼블릭 한다. "오늘 MRR 360만원 찍었습니다" 올린다. 좋아요 50개 달린다. "축하해요" 댓글 단다. 근데 행복하진 않다. 숫자는 올라가는데 멘탈은 내려간다. 매출 늘어나는데 삶의 질은 떨어진다. 고객은 만족하는데 나는 불만족스럽다. 뭔가 잘못됐다. 원룸에서 일과 삶을 분리할 수 있을까 요즘 자주 생각한다. 코워킹 스페이스 알아봤다. 월 20만원. 아깝다. 근데 필요한 것 같다. 거실 책상 말고 다른 곳에서 일하면 달라질까. 아침에 나가서 일하고, 저녁엔 집에 와서 쉬고. 근데 또 생각한다. 코워킹 가도 결국 혼자 일하는 건 똑같다. CS는 여전히 내가 답한다. 버그는 여전히 내가 고친다. 장소만 바뀌는 거다. 문제는 공간이 아니라 구조다. 혼자 하는 사업은 경계가 없다. 출퇴근이 없다. 휴가가 없다. 팀이 없다. 백업이 없다. 내가 모든 걸 한다. 개발, CS, 마케팅, 회계, 기획. 전부. 효율적이다. 빠르다. 의사결정 빠르다. 근데 지속 가능하지 않다. 2년 했다. 버텼다. 근데 3년은 모르겠다. 지금 상태로 가면 번아웃 온다. 아니, 이미 왔다. 트위터에서 다른 솔로프리너들 보면 비슷하다. 다들 비슷한 고민한다. "언제 직원 뽑아야 하나", "혼자 하는 게 한계인가", "번아웃 왔다". 답은 없다. 각자 찾아가는 거다. 나는 아직 모르겠다. 직원 뽑기엔 매출 부족하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계속할 순 없다. 뭔가 바꿔야 한다. 그게 공간인지, 구조인지, 마인드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계속 앉는다 오늘도 거실 책상에 앉았다. 모니터 켰다. 슬랙 열었다. 고객 문의 10건. 답한다. 하나씩. 천천히. 지쳤지만 멈출 순 없다. 이게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혼자 하는 자유. 혼자 감당하는 무게. 둘 다 내 거다. 오늘도 일한다. 내일도 일한다. 언젠간 방법을 찾겠지. 아니면 무너지거나.거실 책상, 2년 째. 여전히 앉아있다.

고객이 120개사 됐는데 왜 혼자가 편해?

고객이 120개사 됐는데 왜 혼자가 편해?

고객사 120개인데 직원은 0명 MRR이 350만원 넘었다. 고객사가 120개다. 아침 9시에 일어나면 문의 메일이 15개쯤 와 있다. CS 채널에는 빨간 점 23개. 혼자 다 본다. 누군가는 묻는다. "이제 직원 뽑아야 하는 거 아냐?" 대답은 언제나 같다. "글쎄."직원을 안 뽑는 이유 1: 의사결정 속도 작년 11월이었다. 고객이 새 기능을 요청했다. "예약 취소 시 자동 환불 안 되나요?" 나는 그날 밤 12시까지 개발했다. 다음 날 아침 배포했다. 요청부터 배포까지 14시간. 고객은 놀랐다. "대박 빠르네요." 나도 놀랐다. "회사 다닐 땐 기획회의만 2주였는데." 직원이 있으면 이렇게 못 한다. "이 기능 넣을까요?" 물어야 한다. "우선순위가 맞나요?" 논의해야 한다. "리소스 배분은?" 조율해야 한다. 귀찮다. PM 4년 하면서 질렸다. 회의 지옥. 지금은 오전에 결정하고 오후에 만든다. 이 속도가 내 경쟁력이다. 직원을 안 뽑는 이유 2: 문화 유지 내 회사 문화는 간단하다. "고객이 원하면 바로 만든다." CS 답변은 24시간 안에. 긴급하면 1시간 안에. 이게 내 방식이다. 직원을 뽑으면 이걸 강요해야 한다. "밤 10시에도 답변해 주세요." "주말에도 모니터링 부탁드려요." 말이 안 된다는 거 안다. 나는 내 회사니까 밤새도 괜찮다. 하지만 직원한테는 못 시킨다. 그러면 문화가 무너진다. CS 답변이 느려진다. 고객 만족도가 떨어진다. 차라리 혼자 하는 게 낫다.직원을 안 뽑는 이유 3: 지분과 돈 현실적으로 계산해 봤다. 개발자 연봉: 5000만원 디자이너 연봉: 4000만원 운영 담당: 3500만원 합계: 1억 2500만원. 내 연매출은 4200만원이다. 말이 안 된다. "그럼 계약직이나 파트타임은요?" 좋은 사람은 안 온다. 경험상. 실력 있는 개발자는 정규직으로 간다. 연봉 7000만원 받으면서. 내가 줄 수 있는 건 지분이다. "초기 멤버로 10% 줄게요." 근데 10% 주기 싫다. 솔직히. 혼자 2년 버티면서 만든 건데. 투자도 안 받고, 외주비도 아끼면서, 밤새면서 만든 건데. 10%는 크다. 미래에 회사가 10억짜리가 되면 1억이다. 그 사람이 그만큼 기여할까? 모르겠다. 그런데 외롭다 역설이다. 직원 안 뽑아서 자유롭다. 그런데 외롭다. 아침에 일어나면 혼자다. 커피 마시면서 "어제 배포 잘됐어요?" 물어볼 사람이 없다. 점심 먹으면서 "이 기능 어떻게 생각해요?" 논의할 사람이 없다. 저녁에 "오늘 고생했어요" 할 사람이 없다. 혼자 결정하고, 혼자 개발하고, 혼자 배포한다. 기쁠 때도 혼자다. 작년 12월, MRR이 300만원 넘었을 때. 와인 한 병 샀다. 혼자 마셨다. 고양이한테 말했다. "야옹아, 우리 300 넘었어." 고양이는 하품했다.트위터가 유일한 동료 요즘은 트위터에 산다. "오늘 신규 가입 3건" "CS 처리 시간 평균 2시간으로 단축" "새 기능 배포 완료" 올리면 반응이 온다. "축하해요!" "대단하시네요" "저도 솔로프리너인데 응원합니다" 이게 유일한 대화다. 동료가 아니다. 알고 보면. 그냥 인터넷에 사는 사람들이다. 얼굴도 모른다. 근데 이게 내 팀이다. 웃긴 일이다. "함께 하실래요?" 메시지 한 달에 2~3번 온다. "관심 있는 분야라 메시지 드렸어요. 같이 해보고 싶습니다." 대부분 거절한다. 이유는 간단하다.실력을 모른다. 오래 할지 모른다. 일하는 방식이 다를 것 같다.근데 가끔 진짜 좋은 사람도 있다. 포트폴리오 보면 잘한다. 메시지 보면 진정성 있다. 그래도 답 못 한다. "같이하면 편할 것 같은데." "근데 자유를 잃을 것 같은데." 이 고민이 3일 간다. 결국 안 한다. 혼자의 한계 사실 안다. 한계를. 고객사 120개 넘어가면서 느낀다. CS가 밀린다. 답변이 늦어진다. 개발 속도가 느려진다. 다른 일이 많아서. 마케팅을 못 한다. 시간이 없어서. 이러다 성장이 멈출 것 같다. 작년 같으면 "혼자도 되는데?"였다. 지금은 "혼자는 안 되는데?"다. 벽이 보인다. 결국은 트레이드오프 정리하면 이거다. 혼자:의사결정 빠름 문화 유지됨 지분 100% 외로움 성장 한계팀:의사결정 느림 문화 흔들림 지분 나눔 덜 외로움 성장 가능성무엇을 선택할까. 아직 모르겠다. 120개사일 때는 혼자가 맞다고 생각했다. 150개사 되면 다를 것 같다. 200개사 되면 확실히 다를 것 같다. 그때 가서 생각한다. 지금은 혼자가 편하다 솔직히 말하면. 직원을 안 뽑는 건 능력 문제가 아니다. 마음의 문제다. "이 사람 믿어도 될까?" "3개월 후에도 있을까?" "내 방식을 이해할까?" 확신이 없다. 그래서 혼자 한다. 외롭지만 안전하다. 불편하지만 통제된다. 혼자가 편하다. 진짜로.고객이 늘수록 외로움도 는다. 이 역설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아직 답이 없다.

아프면 회사가 멈춘다. 그래서 나는 감기에 걸린 채로 일한다

아프면 회사가 멈춘다. 그래서 나는 감기에 걸린 채로 일한다

아프면 회사가 멈춘다. 그래서 나는 감기에 걸린 채로 일한다 목요일 새벽 4시, 열이 38.5도 목이 칼로 긋는 것처럼 아팠다. 어제 저녁부터 몸이 이상했다. 으슬으슬하더니 밤새 열이 올랐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땀을 흘렸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타이레놀을 찾았다. 없었다. 핸드폰을 켰다. 슬랙 알림 7개. 카톡 문의 3개. 이메일 12개. "예약 시스템이 안 돼요. 급합니다." 목요일 아침 9시 오픈하는 요가 스튜디오 고객사였다. 지금 6시간 후다. 침대에서 일어났다. 노트북을 켰다. 감기에 걸렸다는 건 1인 회사에서는 재난이다.혼자 회사를 하면 백업이 없다 2년 전 퇴사할 때 이 부분을 생각 못 했다. 회사 다닐 때는 아프면 연차 냈다. 아무도 뭐라 안 했다. 내가 없어도 회사는 돌아갔다. PM이 없으면 다른 PM이 회의에 들어갔다. CS 팀이 고객 문의를 받았다. 지금은 내가 회사다. 개발자도 나. 마케터도 나. CS 담당도 나. 대표도 나. 한 명이 쓰러지면 전부 멈춘다. 고객사 120개가 내 SaaS를 쓰고 있다. 예약 관리 시스템이다. 요가 스튜디오, 필라테스, 헤어샵, 네일샵. 다들 영업 시간에 예약을 받는다. 시스템이 다운되면 그들의 하루 매출이 날아간다. 내가 아프든 말든 상관없다. 고객의 예약은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아픈 채로 일한다. 2년간 제대로 쉰 날: 5일 노트북 히스토리를 확인했다. 창업 후 730일. 노트북을 안 켠 날은 5일이었다. 설날 1일. 추석 1일. 작년 12월 남자친구랑 제주도 간 날 3일. 제주도 때도 새벽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CS 확인했다. 완전히 쉰 건 아니다. 주말도 없다. 토요일 일요일에도 문의가 온다. "일요일인데 예약이 안 잡혀요." "토요일 오후인데 시스템 오류 같아요." 답한다. 10분 안에. 안 그러면 불안하다. 환불 요청 들어올까봐. 나쁜 리뷰 올라올까봐. MRR 350만원. 이게 내 생계다. 월세 70만원. 건보료 20만원. 카드값 50만원. 외주 디자이너비 30만원. 남는 게 180만원. 한 명이라도 이탈하면 아프다. 그래서 쉴 수가 없다.감기 걸린 날의 타임라인 오전 9시 타이레놀 먹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요가 스튜디오 예약 시스템 버그 수정. 30분 걸렸다. "해결됐어요! 감사합니다🙏" 답장 안 했다. 목이 너무 아팠다. 오전 11시 약국 갔다. 5분 거리. 종합감기약 샀다. 귀가. 핸드폰 확인했다. 문의 2개. "결제가 안 되는데요?" "환불 어떻게 하나요?" 침대에 누워서 답했다. 결제는 PG사 일시 오류였다. 환불은 정책 안내했다. 오후 2시 라면 끓여 먹었다. 반만 먹고 버렸다. 입맛이 없었다. 몸이 축 늘어졌다. 노트북 다시 켰다. 개발 일정 밀렸다. 이번 주에 배포하기로 한 신규 기능. 못 할 것 같았다. 트위터에 썼다. "감기 걸렸는데 일해야 되는 게 1인 회사의 현실." 좋아요 38개. 댓글 7개. "쉬세요ㅠㅠ" "나도 작년에 독감 걸려서 일주일 망했어요." "혼자 하면 리스크 관리가..." 알고 있다. 다들 안다. 하지만 쉴 수가 없다. 오후 5시 낮잠 잤다. 2시간. 일어나서 핸드폰 봤다. 문의 5개.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오후 3시부터 결제가 안 돼요." "예약 목록이 안 보여요." 서버 오류였다. AWS 비용 자동결제 실패. 카드 한도 초과. 미친. 노트북 열고 카드 바꿔서 결제했다. 서버 복구. 20분 걸렸다. 고객사들한테 하나하나 답했다. "일시적 오류였습니다. 복구 완료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답장 12개. "확인했어요." "다음부턴 조심해주세요." "괜찮아요^^" 한 명이 환불 요청했다. 3개월 구독권. "믿을 수 없네요. 환불 부탁드립니다." 환불해줬다. 9만원. 침대에 누웠다. 울고 싶었다. 밤 11시 저녁은 안 먹었다. 노트북 열어서 밀린 개발 작업 조금 했다. 1시간. 더 이상 못 하겠어서 껐다. 내일도 이럴 것 같았다.치과 예약을 세 번 미뤘다 작년 10월에 치과 가기로 했었다. 사랑니 발치. 예약하고 전날 취소했다. 고객사에서 긴급 문의가 들어왔다. 11월에 다시 예약했다. 또 취소했다. 신규 기능 배포일이었다. 12월에 세 번째 예약했다. 이번엔 갔다. 대기실에서 노트북 켰다. 핫스팟 켜서 작업했다. "윤솔로님?" 간호사가 불렀다. "잠깐만요. 5분만요." 고객 문의 답변 중이었다. 간호사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봤다. 알고 있다. 이상해 보인다는 거.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발치하는 동안은 핸드폰 못 봤다. 30분. 끝나고 바로 확인했다. 문의 3개. 다 답했다. 입에서 피 나는 채로. 집에 오자마자 거울 봤다. 입술에 피 묻어 있었다. 노트북 자판에도. 웃겼다. 이게 내 삶이구나. "그럼 직원 뽑으면 되잖아요" 남자친구가 말했다. "왜 혼자 해. 사람 한 명만 뽑아도 되잖아." 안 된다. 직원 뽑으면 월급 줘야 한다. 최소 250만원. 4대보험 포함하면 300만원. 지금 내 MRR이 350만원이다. 순이익 180만원. 직원 뽑으면 내가 남는 게 없다. "그럼 더 키워." 어떻게? 지금도 혼자서 개발, CS, 마케팅 다 한다. 더 키우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 쓰려면 일을 덜어야 한다. 일 덜려면 사람이 필요하다. 순환논리다. "투자 받으면 되잖아." 지분 나누기 싫다. 2년 혼자 굴렸다. 내 회사다. 내 마음대로 하고 싶다. 투자 받으면 보고해야 한다. 설명해야 한다. 성장 압박 받는다. 지금도 힘든데 그런 스트레스까지 더하고 싶지 않다. "그럼 계속 혼자 할 거야?" 모르겠다. 솔직히 모르겠다. 리스크 관리라는 게 없었다 창업 초기엔 생각 못 했다. '내가 아프면?' 이런 거. 일단 만들고 보자. 고객 확보하자. 돈 벌자. 그것만 생각했다. 실제로 돈이 벌렸다. 고객이 늘었다. MRR이 올랐다. 하지만 그만큼 책임이 늘었다. 고객사 120개. 다들 나를 믿고 쓴다. 내 시스템으로 예약을 받는다. 내가 쓰러지면 그들도 멈춘다. 백업이 없다. 대체 인력이 없다. 비상 연락망도 없다. 그냥 나 하나. 작년 여름에 배탈 났을 때가 최악이었다. 3일간 화장실에서 살았다. 탈수 올 뻔했다. 그 3일 동안도 CS 답했다. 화장실에서. 핸드폰 들고 변기에 앉아서 "네 확인하겠습니다" 타이핑했다. 그때 깨달았다. 이건 지속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바꾸지 못했다. 어떻게 바꿔야 할지 몰랐다. 트위터에서 본 다른 솔로프리너들 나만 이런 게 아니었다. 트위터 인디해커 커뮤니티 보면 다들 비슷하다. "독감 걸려서 3일 못 일했더니 MRR 10% 떨어짐." "병원 입원했는데 노트북 들고 들어감ㅋㅋ" "휴가가 뭔가요? 모르는 단어네요." 웃프다. 다들 혼자 한다. 다들 쉬지 못한다. 다들 아프면서 일한다. 어떤 사람은 대안을 만들었다. "CS 챗봇 도입했어요. 80% 자동화." "파트타임 VA 고용. 주 10시간만. 월 50만원." "고객사한테 아예 말함. '혼자 합니다. 응답 느릴 수 있어요.'" 마지막 거 솔직해서 좋았다. 나도 해볼까 싶었다. 하지만 무섭다. 고객 이탈할까봐. 결국 안 했다. 계속 혼자 버틴다. 지금 이 순간도 이 글 쓰면서도 슬랙 켜놨다. 알림 2개 왔다. "내일 예약 확인 문자가 안 가는 것 같아요." "결제 영수증 재발급 부탁드려요." 답해야 한다. 5분 후에. 이 문단 끝내고. 몸은 여전히 안 좋다. 타이레놀 효과 떨어졌다. 다시 열 오르는 것 같다. 내일 병원 가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오전엔 못 간다. 고객사 화상 미팅 있다. 신규 기능 시연. 오후에 가야지. 가서도 핸드폰은 켤 거다. 대기실에서 작업할 거다. 진료받는 10분 빼고는. 언젠가는 바꿔야 한다 알고 있다. 이 방식은 지속 불가능하다. 2년은 버텼다. 5년은 못 버틴다. 큰 병 걸리면 끝이다. 입원하면 회사 망한다. 사고 나면? 끝. 번아웃 오면? 끝. 리스크가 너무 크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바꿀 수가 없다. 돈 문제. 시간 문제. 믿고 맡길 사람 없는 문제. 다 얽혀 있다. 그래서 일단 버틴다. 오늘도. 내일도. 아프면서. 그래도 후회는 안 한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이렇게 힘든데 왜 후회 안 하냐고. 회사 다닐 때가 더 편했을 거 아니냐고. 맞다. 그땐 더 편했다. 아프면 쉬었다. 주말엔 일 안 했다. 월급은 고정적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지금이 더 좋다. 내가 만든 걸 쓰는 사람이 120명이다. 그들이 돈을 낸다. 내 제품이 그들의 일을 돕는다. 회사 다닐 땐 그런 거 못 느꼈다. PM이었지만 결정권 없었다. 만들고 싶은 거 못 만들었다. 회의만 했다. 지금은 내 맘대로 한다. 만들고 싶은 거 만든다. 고객 피드백 바로 반영한다. 어제 받은 의견 오늘 배포한다. 이 속도감이 좋다. 그래서 아파도 한다. 힘들어도 한다. 언젠가는 바뀔 거다. 직원 뽑을 수도 있다. 투자 받을 수도 있다. 아니면 계속 혼자 할 수도 있다. 모르겠다. 지금은 그냥 하루하루 버틴다. 감기 걸려도.내일 병원 다녀와서 또 일할 거다. 어차피 쉴 수 없으니까.

부트스트래핑 2년, 투자를 거절한 이유

부트스트래핑 2년, 투자를 거절한 이유

부트스트래핑 2년, 투자를 거절한 이유 그 이메일이 왔을 때 아침 9시. 메일함을 열었더니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투자 관련 논의 요청 드립니다." 처음엔 스팸인 줄 알았다. 우리 같은 조그만 서비스에 무슨 VC가. 근데 아니었다. 실제 투자사. 이름 들어본 곳. 시리즈 A 이상만 한다는 그 회사. "MRR 성장률 좋더라. 한번 만나서 얘기해보자."심장이 두근거렸다. 2년 동안 혼자 키운 회사. 누가 알아봐 준 적 없었는데. 트위터에 올려도 좋아요 몇 개. 그런데 투자사가 먼저 연락을 해왔다. 남자친구한테 전화했다. "어떡해. VC에서 연락 왔어." "대박. 만나봐. 이게 기회지." 근데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만나면 혼들릴 거라는 걸. 첫 미팅, 그리고 숫자들 홍대 카페. VC 두 명이 왔다. 노트북 펴고 질문 시작. "현재 MRR이요?" "350만원이요." "고객 이탈률은?" "월 5% 정도요." "CAC는?" "거의 안 들어요. 입소문이랑 SEO로." 메모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뭔가 마음에 들었나 보다. "좋네요. 우리가 3억 투자하면, 1년 안에 MRR 3천 달성 가능할 것 같은데요?" 3천. 지금의 거의 10배. "어떻게요?" "개발자 2명, 마케터 1명 뽑으세요. 영업도 시작하고. 그럼 속도 나죠."들으면서 머릿속으로 계산했다. 3억 받으면 지분 20% 정도 줘야겠지. 밸류에이션 15억 정도로 잡으면. 그럼 내 지분 80%. 들리는 건 좋았다. 팀 생기면 나도 좀 쉴 수 있겠지. 밤 11시에 오는 CS도 누가 대신 받아주고. 개발 속도도 빨라지고. 근데 뭔가 걸렸다. "투자 받으면, 목표 MRR 못 맞추면 어떻게 돼요?" "그땐... 네, 좀 힘들죠. 다음 라운드가 어려워지니까." 아. 그거구나. 혼자 일하는 게 편한 이유 집에 돌아와서 생각했다. 지금 내 하루. 9시 기상. 씻고 거실 책상 앞에 앉으면 10시. 이메일 체크하고, CS 답장하고, 개발 시작. 점심은 배달. 오후 내내 코딩. 저녁에 SNS 돌리고, 블로그 쓰고. 밤에 유튜브 보면서 새 기능 구상. 피곤하냐고? 당연히 피곤하다. 주말도 없다. 아프면 회사가 멈춘다. 휴가는 꿈도 못 꾼다. 근데 이게 좋다.누구한테 보고 안 해도 된다. 뭘 만들지 내가 정한다. 고객이 "이 기능 좋네요"하면 바로 다음 날 만들어준다. 회의 없다. 일정 조율 없다. 그냥 노션에 적고 만들면 끝. 이게 2년 동안 350만원을 만든 이유다. 빠르게 움직였으니까. 고객 피드백을 3일 안에 반영했으니까. 투자 받으면? 직원 뽑으면? 이게 다 사라진다. "팀장님, 이 기능 언제까지 만들까요?" "이번 주 스프린트에 뭐 넣을까요?" "월요일 오전 회의 괜찮으시죠?" 상상만 해도 답답하다. 지분을 나눈다는 것 VC가 말한 대로 20% 준다고 치자. 3억 투자 받고. 지금 회사는 100% 내 거다. 뭘 해도, 어떻게 해도, 내 결정. 망해도 내 책임. 잘돼도 내 몫. 근데 20% 나눠주는 순간, 달라진다. 분기마다 보고한다. 목표 MRR 못 맞추면 설명한다. "왜 성장이 더딘가요?" "마케팅 비용 ROI가 왜 이래요?" "다음 라운드 준비는요?" 그리고 중요한 결정할 때마다 투자사 눈치 본다. "이 기능 만들까요?" "이 방향으로 피벗할까요?" 내 회사인데 내 마음대로 못 한다. 트위터에서 봤던 창업가 이야기가 떠올랐다. 시리즈 B 받고 나서 한 말. "투자사가 3개 들어오니까,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데 3주 걸렸어요. 예전엔 3시간이면 결정했는데." 3시간이 3주가 된다. 이게 투자의 댓가다. 나는 3시간이 좋다. 작은 회사의 장점 MRR 350만원. 연 매출 4200만원. 크지 않다. 직원 한 명 월급도 안 된다. 근데 이게 다 내 거다. 세금 떼고, 비용 빼면 실수령 300만원 정도. 혼자 살기엔 충분하다. 여유롭진 않아도 굶진 않는다. 무엇보다, 부담 없다. 고객사 120개. 한 달에 2~3개씩 이탈한다. 속상하지만 죽을 만큼은 아니다. 새 고객이 5개 들어오면 된다. 이게 MRR 3천이면? 고객사 1000개면? 이탈 관리만 해도 풀타임 1명 필요하다. CS 담당 또 필요하고. 서버 비용 올라가고. 사무실 얻어야 하고. 그럼 직원 월급 줘야 한다. 매달 나가는 고정비 500만원. 무조건 벌어야 한다. 못 벌면 내 돈에서 메꿔야 한다. 지금은? 망해도 나만 아프다. 밥값은 나온다. 부모님 손 안 벌린다. 이 자유가 좋다. 빠른 성장 vs 지속 가능성 투자사가 원하는 건 성장이다. 빠른 성장. 1년에 10배. 3년에 100배. "유니콘 될 수 있어요." 유니콘. 들으면 가슴 뛴다. 나도 사람인데 욕심 없겠나. 근데 현실을 안다. 유니콘 되는 회사 몇 개나 되나. 투자 받은 스타트업 100개 중에 10개가 살아남으면 다행이다. 나머지 90개는? 망한다. 망할 때 제일 힘든 건 직원한테 "미안하다"고 말하는 거라던데. 투자금 다 날리고, 월급 못 줘서, 정리해고 통보하는 거. 나는 그거 못 한다. 성격상 못 한다. 차라리 지금처럼 작게 가는 게 낫다. MRR 350만원에서 500만원, 500만원에서 800만원. 천천히 올라간다. 2배씩 성장 안 해도 된다. 매년 30%씩만 커도 5년 후면 괜찮은 회사 된다. 그리고 그 5년 동안 나는 번아웃 안 온다. 직원 스트레스 없다. 투자사 눈치 안 본다. 이게 내 속도다. 그날 저녁, 답장 VC한테 답장 썼다. 고민 2주 했다. "좋은 제안 감사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투자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조금 더 천천히 가보려고요." 보내고 후회했다. 3억이다. 3억. 평생 못 볼 돈일 수도 있다. 근데 그 순간 가슴이 편해졌다. 뭔가 무거운 게 내려간 느낌. 남자친구가 물었다. "진짜 거절했어? 나중에 후회 안 해?" "모르지. 근데 지금은 이게 맞는 것 같아." 트위터에 올렸다. "투자 제안 거절했습니다. 부트스트래핑 계속 갑니다." 댓글 10개 달렸다. 다 비슷했다. "용기 있네요." "부럽습니다." "혼자 가는 게 진짜 힘든데." 힘들다. 맞다. 근데 이게 내 길이다. 2년 차의 현실 지금 통장 잔고 2400만원. 비상금으로 모은 거. 6개월 치 생활비. 이게 내 안전망이다. 투자금 3억 대신 내가 모은 2400만원. 작지만 이건 진짜 내 돈이다. 돌려줄 필요 없다. MRR은 천천히 오른다. 작년 이맘때 250만원이었으니까 40% 성장. 유니콘 속도는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 고객들이 가끔 물어본다. "직원 몇 명이세요?" "저 혼자요." "헐, 진짜요? 이걸 혼자 다 만드셨어요?" "네." 그럴 때 뿌듯하다.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이 서비스는 100% 내가 만들었다. 코드 한 줄 한 줄, 디자인 하나하나, 마케팅 콘텐츠 전부. 외주 디자이너 빼면 다 내 손. 투자 받고 팀 꾸리면 이 느낌 사라진다. "우리가 만들었다"가 된다. 나쁜 건 아니다. 근데 나는 "내가 만들었다"가 좋다. 혼자의 한계 물론 한계는 있다. 명확하다. 새 기능 만드는 데 3주 걸린다. 팀 있으면 1주면 된다. 고객 요청 10개 중에 2개만 처리한다. 나머지는 "죄송합니다, 우선순위가..." 마케팅도 약하다. 블로그 쓰고, 트위터 하는 게 전부. 유료 광고는 ROI 안 나와서 안 한다. 영업은? 꿈도 못 꾼다. 경쟁사는 벌써 팀 10명. 투자 받았다. 기능 빨리 나온다. 고객도 빠르게 늘어난다. 가끔 불안하다. '나 너무 느린 거 아냐?' '이러다 도태되는 거 아냐?' 근데 다시 생각한다. 그 회사, 3년 후에 살아있을까? 번아웃으로 대표가 나가떨어지진 않을까? 나는 3년 후에도 여기 앉아서 코딩하고 있을 거다. 느리지만 꾸준하게. 거북이가 토끼 이긴다고 했다. 나는 거북이 쪽이다. 투자 없이 성장하는 법 혼자서 MRR 350만원 만든 방법. 간단하다.고객 말 듣기. 매일 듣기. 요청 바로 반영. 빠르게 출시. 완벽 기다리지 말기. 무료로 시작. 가치 느끼면 유료 전환. SEO에 올인. 블로그 매주 1개. 트위터 빌딩 인 퍼블릭. 과정 공유.돈 거의 안 들었다. 서버비 월 30만원. 도메인, SaaS 도구들 합쳐서 10만원. 디자인 외주 월 50만원. 총 고정비 90만원. MRR 350만원에서 빼면 순이익 260만원. 여기서 세금 내면 200만원 정도 남는다. 적다.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보다 훨씬 적다. 근데 나는 사표 안 써도 된다. 출퇴근 안 한다. 회의 없다. 상사 눈치 안 본다. 이 자유가 200만원보다 값지다. 만약 다시 그 제안이 온다면 1년 후, 2년 후, 또 투자 제안 올 수 있다. MRR 1000만원 넘으면 분명 온다. 그때도 거절할까? 모르겠다. 그땐 또 다를 수 있다. 혼자의 한계가 명확해질 수도 있고. 시장이 너무 빠르게 변할 수도 있고. 근데 지금은 아니다. 지금 투자 받으면 내가 원하는 회사 못 만든다. 작고 느리고 지속 가능한 회사. 유니콘 아니어도 되는 회사. 나 하나 먹고사는 회사. 이게 내 목표다. 거창하지 않다. "세상을 바꾸겠다" 이런 거 없다. 그냥 고객 120명한테 도움 되는 서비스 만들고, 나는 먹고살고, 그게 전부. 투자사는 이해 못 한다. "목표가 너무 작다"고 할 거다. 근데 나한텐 이게 크다. 충분히 크다. 오늘의 MRR 어제 새 고객 2개 들어왔다. 월 4만원짜리 요금제. MRR 8만원 증가. 작다. 엄청 작다. 근데 이게 쌓인다. 하루에 8만원씩 365일이면 연 2920만원. MRR로 치면 240만원 증가. 이런 식으로 2년 키웠다. 하루에 고객 1~2개씩. 천천히. 투자 받았으면? 한 달에 고객 50개씩 목표 잡았을 거다. 달성 못 하면 스트레스. 달성해도 다음 달 목표 더 높아진다. 나는 하루에 2개로 충분하다. 이게 내 속도니까. 창업가 친구의 말 작년에 만난 친구. 같이 창업했던 사람. 시리즈 A 받았다. "요즘 어때?" "미치겠어. 투자사가 자꾸 목표 올리래. 이번 분기 MRR 2억 찍으래." "할 만해?" "모르겠어. 팀원들 번아웃 오고 있고. 나도 주말에 쉬는 거 2달째 못 했어." "그래도 돈은 많이 벌잖아." "응. 근데 내 돈 아니야. 다음 라운드 못 받으면 다 물거품이야." 그 친구 요즘 안 만난다. 너무 바쁘다고. 나는 주말에 남자친구 만난다. 카페 가서 수다 떤다. 영화 본다. 평범한 일상. 누가 더 성공한 건지 모르겠다. 친구는 시리즈 A, 나는 부트스트래핑. 회사 가치로 치면 친구가 이겼다. 근데 삶의 질로 치면? 글쎄. 나는 오늘 점심에 낮잠 잤다. 부트스트래핑의 미래 5년 후 목표. MRR 1500만원. 연 매출 1.8억. 유니콘? 아니다. 근데 나 혼자 먹고살기엔 충분하다. 여유롭게 산다. 여행도 간다. 부모님 용돈도 드린다. 그리고 여전히 혼자다. 직원 안 뽑았다. 외주 디자이너랑 개발자 가끔 쓴다. 그게 전부. 회사는 여전히 100% 내 거다. 지분 하나도 안 나눴다. 이게 내가 꿈꾸는 회사다. 작지만 건강한. 느리지만 지속 가능한. 투자를 거절한 진짜 이유 결국 이거다. 나는 유니콘 만들고 싶지 않다. 큰 회사 안 부럽다. 팀 10명, 20명 이끄는 거 무섭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내 속도로 살고 싶다. 아침에 눈 떴을 때 출근이 싫지 않은 삶. 고객 메일 읽을 때 설레는 일. 투자 받으면 이게 사라진다. 일이 의무가 된다. 고객이 숫자가 된다. 나는 그게 싫다. 그래서 거절했다. 3억을. 후회하냐고? 가끔 한다. 솔직히 말하면. 근데 오늘 아침, 거실 책상에 앉아서 커피 마시면서 노트북 켤 때, 생각했다. '아, 오늘도 내 맘대로 할 수 있구나.' 이 느낌이면 충분하다.작은 회사도 괜찮다. 느려도 된다. 내 속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