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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 해요'라는 말이 입에 붙었다

'제가 다 해요'라는 말이 입에 붙었다

"제가 다 해요"라는 말이 입에 붙었다 또 그 말이 나왔다 오늘 외주 디자이너 민지씨한테 또 그랬다. "이 부분 제가 다시 해볼게요." 민지씨가 보낸 배너 시안. 나쁘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좋았다. 근데 뭔가 내가 원하는 게 정확히 이게 아니었다. 설명을 못 한 건 나인데. "괜찮은데요? 제가 수정할게요." 민지씨는 익숙한 듯 답했다. 이미 몇 번째인지 안다는 투. 결국 그 배너, 내가 캔바 켜서 2시간 만졌다. 민지씨 시안 80% 쓰면서 20%를 내가 고친 건데, 그냥 처음부터 내가 할 걸 그랬나 싶었다.고객한테도 마찬가지다 어제 고객사 대표님이 물었다. "이 기능, 개발사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저희가 따로 맡길게요." 그 순간 또 나왔다. "아뇨, 제가 할게요. 어렵지 않아요." 사실 어렵다. 예약 연동 API 새로 붙이는 건데 최소 3일은 걸린다. 근데 외부 개발사 붙이면 소통 비용이 더 든다. 설명하고, 확인하고, 수정 요청하고. 그럴 시간에 내가 하는 게 빠르다. 그렇게 믿는다. 결과? 주말 이틀 통으로 코딩했다. 남자친구랑 약속 취소했다. "미안, 급한 작업 생겼어." "또?" 전화 끊고 노트북 켰다.완벽주의의 함정 왜 이럴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남한테 맡기면 불안하다. 내 기준에 안 맞을까봐. 고객이 실망할까봐. 우리 서비스 퀄리티가 떨어질까봐. 결국 완벽주의다. 120개 고객사. 전부 내가 직접 온보딩했다. CS도 전부 내가 답했다. 새벽 2시에 온 문의도 아침 7시에 답장 보냈다. "빠른 답변 감사합니다" 받으면 뿌듯했다. 근데 요즘은 그게 무섭다. 이 속도로 가면 언제 터질지 모른다. 아니, 이미 터지고 있다. 번아웃 조짐. 아침에 일어나기 싫다. 노트북 보기 싫다. 고객 문의 알림 오면 한숨부터 나온다. 트위터에 이런 글 올렸다. "'제가 다 해요' 병 걸린 사람 나만?" 댓글 12개 달렸다. 전부 공감. 솔로프리너들 다 비슷한가보다. 컨트롤하고 싶은 거다 근본 이유를 찾았다. 나는 통제하고 싶은 거다. 모든 걸 내 손 안에 두고 싶은 거다. 외주 디자이너한테 맡기면? 결과물이 내 통제 밖이다. 개발 외주 주면? 일정이 내 통제 밖이다. 직원 뽑으면? 업무 퀄리티가 내 통제 밖이다. 그래서 전부 내가 한다. 개발도, 디자인도, 마케팅도, CS도. MRR 350만원. 혼자 만든 수치다. 자랑스럽다. 근데 여기가 한계다. 어제 노션에 적었다. "현재 상태로는 MRR 500만원이 천장이다. 혼자서는 더 못 간다." 인정하기 싫었다. 근데 사실이다. 하루 18시간 일해도 24시간은 안 된다. 팔이 네 개 달려도 여덟 개는 안 된다.위임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멀리 가려면 함께.' 맨날 인용하면서 실천은 안 했다. 이번주 목표 세웠다. 작게 시작한다. 첫째, 민지씨한테 디자인 가이드 문서 만들어주기. 내 기준을 명확히 적는다. "이런 톤, 이런 컬러, 이런 레이아웃." 그럼 수정 요청 줄어든다. 둘째, CS 템플릿 만들기. 자주 오는 질문 10개. 답변 형식 정리. 나중에 누가 와도 쓸 수 있게. 셋째, 개발 외주 한 번 시도. 작은 기능 하나. 내가 PM 역할. 통제를 완전히 놓는 게 아니라 방식을 바꾸는 거다. 넷째, "제가 다 해요" 대신 "검토해볼게요" 말하기. 미묘한 차이지만 중요하다. 혼자 가는 게 빠른 건 맞다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확신은 없다. 남한테 맡기는 게 정말 나을까? 직접 하는 게 더 빠른데? 퀄리티는 내가 제일 잘 아는데? 근데 이것만은 안다. 지금 방식으로는 못 간다. 2년차까지는 됐다. 3년차는 다르게 가야 한다. 완벽주의 내려놓기. 쉽지 않다. 20년 넘게 붙어있던 습관이다.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 한다. 오늘부터다. 민지씨한테 메시지 보냈다. "다음 작업, 시안 나오면 제가 피드백 한 번만 드릴게요. 그거로 최종 확정할게요. 수정은 민지씨가." 답장 왔다. "오... 드디어요? ㅋㅋㅋ 알겠습니다!" 웃픈 반응이다. 노트북 덮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도 또 "제가 다 해요" 나오겠지. 천천히 고친다. MRR 500만원 넘으려면 바꿔야 한다. 혼자 가는 방식을.완벽주의는 성장의 적이다. 천천히 내려놓는 중이다.

아침 9시에 일어나도 밤 12시에 자는 이유

아침 9시에 일어나도 밤 12시에 자는 이유

아침 9시에 일어나도 밤 12시에 자는 이유 오늘도 9시에 일어났다. 자유롭다. 출근 안 해도 된다. 알람도 안 맞춰도 된다. 그런데 지금 11시 47분이다. 아직도 모니터 앞이다. 결국 15시간 일한 거다.자유로운 시간표의 함정 아침에 일어나면 여유롭다. 커피 내려 마시고. 유튜브 보고. 샤워하고. 10시 30분쯤 거실 책상에 앉는다. "오늘은 일찍 끝내야지." 매일 하는 다짐이다. 매일 안 지켜진다. 고객 문의부터 확인한다. 15건. 답장 쓰는 데 1시간. 한 명이 "이 기능 언제 추가되나요?" 물어본다. 로드맵에 없는 건데. 고민된다. 답장 미루고 일단 개발부터. 점심은 12시 30분. 편의점 도시락 데워 먹으면서 트위터 본다. 다른 솔로프리너들 매출 공유 보면 조급해진다. "나만 느린가?" 1시. 다시 개발.5시는 저녁이 아니라 중간 회사 다닐 때는 5시면 퇴근 카운트다운이었다. 지금은 5시가 "아, 오후 시작이네" 정도다. 오후에는 주로 기능 업데이트한다. 노코드라고 쉬운 거 아니다. 버그 잡고 테스트하고 다시 잡고. 3시간 순삭. 8시쯤 되면 배고프다. 배달 시켜 먹는다. 치킨 아니면 족발. 혼자 먹으니까 맨날 똑같은 메뉴. 먹으면서 고객 CS 답장 다시 쓴다. 낮에 못 답한 것들. "죄송합니다" 시작하는 문장이 5개. 9시. 본격적으로 마케팅 시간이다. 블로그 글 쓰고. 트위터 쓰레드 쓰고. 인스타 릴스 올리고. 노션에 콘텐츠 아이디어 정리하고. 이게 제일 중요하다. 고객 안 오면 매출 안 난다. 매출 안 나면 월세 못 낸다. 근데 이게 제일 에너지 많이 든다. 머리 써야 하니까.11시가 되어야 끝이 보인다 11시쯤 되면 "이제 좀 끝나나?" 싶다. 근데 또 확인한다. 트위터 댓글 달렸나. 고객 문의 추가로 왔나. 서버는 정상인가. 노션 열어서 내일 할 일 정리한다. 투두 리스트가 20개. 오늘 끝낸 건 7개. "내일은 더 많이 해야지." 이것도 매일 하는 다짐이다. 남자친구한테 카톡 온다. "자기 아직도 일해?" 읽씹한다. 답장할 에너지가 없다. 유튜브 켠다. 개발 튜토리얼 보려고. 근데 추천 영상에 솔로프리너 브이로그 뜬다. 본다. 다들 나처럼 산다. 위로된다. 12시. "이제 자야지." 근데 갑자기 아이디어 떠오른다. "이 기능 추가하면 전환율 오를 것 같은데?" 노션에 메모한다. 메모하다 보니 구체화된다. 구체화되니 당장 해보고 싶다. 1시. 그냥 한다. 시간이 자유로운 게 아니었다 회사 다닐 때 상상했다. "프리랜서 되면 10시 출근, 6시 퇴근. 여유롭게 살 거야." 개꿈이었다. 지금은 9시 기상, 12시 취침. 15시간 일한다. 주말도 일한다. 휴가도 없다. 시간이 자유로운 게 아니라 시간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회사는 정해진 업무만 하면 됐다. 내 담당만. 나머지는 다른 팀. 지금은 내가 전체다. 개발, 마케팅, CS, 회계, 기획. 전부 나다. 안 하면 회사가 멈춘다. 회사가 나니까. "출근 안 해도 돼서 좋겠다" 들을 때마다 웃긴다. 출근은 안 하는데 퇴근도 없다. 근데 이상하게 좋다 피곤하다. 번아웃 올 것 같다. 허리 아프다. 눈 침침하다. 근데 회사로 안 돌아간다. 왜냐면 이게 내 거니까. 15시간 일해도 남 좋은 일 아니다. MRR 350만원은 다 내 거다. 실수해도 내 책임이고 성공해도 내 거다. 상사한테 보고 안 해도 된다. 회의 안 해도 된다. 눈치 안 봐도 된다. 고객이 "이 기능 좋네요" 말하면 기분 좋다. 내가 만든 거니까. 매출 오르면 기분 좋다. 내가 올린 거니까. 자유로운 시간표는 없지만 자유로운 선택은 있다. 뭘 만들지. 누구를 타겟으로 할지. 어떻게 키울지. 전부 내가 정한다. 회사 다닐 때는 월급 500만원 받았다. 안정적이었다. 지금은 MRR 350만원. 불안정하다. 근데 이게 더 좋다. 12시에 자는 이유 결국 답은 하나다. 회사는 9 to 6이 정해져 있다. 그 시간 채우면 된다. 솔로프리너는 끝이 없다. 할 일이 무한대다. 개발 끝나면 마케팅. 마케팅 끝나면 CS. CS 끝나면 다시 개발. 고객은 24시간 문의한다. 경쟁사는 24시간 업데이트한다. 멈추면 뒤처진다. 그래서 12시까지 일한다. 아니, 일하게 된다. 시간이 자유로운 게 아니라 시간을 쓰는 주체가 바뀐 거다. 예전엔 회사가 내 시간 썼다. 지금은 내가 내 시간 쓴다. 차이는 그거다. 근데 내가 쓰니까 아깝다. 그래서 더 쓴다. 악순환인지 선순환인지 모르겠다. 지금 12시 18분. 오늘도 15시간 일했다. 내일도 그럴 거다. 근데 이상하게 괜찮다.자유로운 건 시간이 아니라 선택이었다. 그 선택 때문에 시간이 없다.

혼자 결정하니까 확신이 안 선다

혼자 결정하니까 확신이 안 선다

혼자 결정하니까 확신이 안 선다 오늘도 혼자 회의했다 오전 10시. 노션 페이지 열었다. "신규 기능 개발 vs 마케팅 집중" 제목. 장단점 표 만들었다. 왼쪽에 개발, 오른쪽에 마케팅. 1시간 동안 혼자 적었다. 지웠다. 다시 적었다. 결론? 없다. 점심 먹고 다시 봤다. 여전히 모르겠다. 트위터 올렸다. "여러분이라면?" 답글 5개. 3대 2로 의견 갈렸다. 더 혼란스럽다. 저녁 7시. 남자친구한테 전화했다. "나 이거 뭐 하는 게 나을까?" 그가 말했다. "네가 더 잘 알지 않아?" 안다. 내가 더 잘 안다는 걸. 그게 문제다.회사 다닐 땐 몰랐던 것 전 직장에선 PM이었다. 의사결정 구조가 명확했다. 내가 제안하면 팀장이 판단했다. 팀장이 애매하면 이사가 결정했다. 최종은 대표. 책임도 분산됐다. 틀려도 "우리가 잘못 판단한 거죠" 였다. 지금은? 전부 나다. 개발 우선순위. 나. 가격 정책. 나. CS 대응 방식. 나. 마케팅 채널 선택. 나. 틀리면? 내 돈 날아간다. 내 시간 낭비된다. 고객 이탈한다. 책임이 100% 내게 온다는 게 이렇게 무거운 줄 몰랐다.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서 좋겠다"는 말 들을 때마다 씁쓸하다. 자유와 외로움은 한 세트다.혼자 회의의 악순환 패턴이 있다.결정해야 할 일 생긴다 노션에 페이지 만든다 장단점 쓴다 2일 동안 고민한다 트위터에 물어본다 의견 갈린다 더 혼란스럽다 결국 원점일주일이 간다. 그 사이 경쟁사는 새 기능 3개 출시했다. 나는 아직 장단점 표만 수정 중이다. 결정을 못 하니까 아무것도 진행이 안 된다. 진행이 안 되니까 불안하다. 불안하니까 더 확신이 안 선다. 악순환이다. 어제는 가격 인상 고민했다. 월 2만원에서 3만원으로. 50% 인상이다. 고객 이탈할까? 아니면 당연히 받아들일까? 비교 대상이 없다. 다른 창업가들 물어봤다. "해봐야 알지." 도움 안 된다.상의할 사람이 없다는 것 공동창업자 있는 친구가 부럽다. "어제 밤새 파트너랑 싸웠어. 방향성 때문에." 부럽다고 했더니 이상하게 봤다. 싸울 사람이라도 있다는 게 좋다. 반대 의견 들을 수 있다는 게. 나는 내 의견에만 갇혀 있다. 어드바이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찾아봤다. 월 50만원. 월 1회 미팅. 비싸다. 그리고 내 사업을 얼마나 이해할까. 결국 안 했다. 부모님한테는 못 물어본다. "그냥 취직해라" 나온다. 남자친구는 다른 업종이다. "네 판단 믿어" 라는 말만 한다. 트위터 팔로워들? 친하지 않다. DM 보내기 부담스럽다. 멘토 찾기 프로그램? 신청했다가 탈락했다. "아직 단계가 이르다"래. 결국 나만 있다. 작은 결정도 어렵다 큰 결정만 문제가 아니다. 작은 것도 힘들다. 블로그 톤앤매너. 반말? 존댓말? 2주 고민했다. 로고 색상. 파란색? 초록색? 디자이너한테 5번 수정 요청했다. 미안했다. CS 답변 템플릿. "고객님" vs "000님". 하루 고민했다. "이런 거까지 고민해?" 싶겠지만, 전부 브랜드다. 전부 고객 경험이다. 틀리면 이미지 망가진다. 혼자니까 확인받을 곳이 없다. 세컨드 오피니언이 없다. 그래서 과하게 고민한다. 시간이 두 배로 든다. 효율이 떨어진다. 확신 없이 결정하는 법 그래도 결정은 해야 한다. 안 하면 회사가 안 굴러간다. 나만의 방법 생겼다. 1. 48시간 룰 이틀 안에 결정 못 하면 무조건 한다. 완벽한 답은 없다. 빠른 실행이 낫다. 2. 되돌릴 수 있는가 되돌릴 수 있으면 일단 한다. 가격 인상? 다시 내리면 된다. UI 변경? 롤백 가능하다. 되돌릴 수 없는 것만 신중히. 직원 채용, 큰 계약, 지분 관련. 3. 최악의 시나리오 최악의 경우 뭐가 날아가나? 돈? 시간? 고객? 견딜 수 있으면 한다. 4. 과거 내 선택 믿기 지금까지 내가 한 결정들 되돌아봤다. 반반이다. 반은 잘했고, 반은 틀렸다. 그래도 회사는 굴러간다. MRR 350만원이다. 고객 120개다. 완벽한 결정 안 해도 된다는 증거다. 5. 일기 쓰기 결정한 이유를 노션에 적는다. "왜 이렇게 했는가" 1-2줄. 나중에 틀려도 당시엔 합리적이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자책 덜 한다. 확신은 없다. 그냥 한다. 외주 디자이너의 말 가끔 협업하는 디자이너가 있다. 그분도 프리랜서다. 8년차. "윤솔로님은 결정을 빨리 하시네요." 칭찬인 줄 알았다. "아뇨, 고민 엄청 해요." "안 그래 보여요. 피드백 명확하시고." 신기했다. 밖에서 보면 확신 있어 보인다는 거. 속으론 헤매는데 겉으론 괜찮아 보인다. 그게 솔로프리너의 모습인가 보다. 혼자니까 불안해도 결정은 해야 한다. 망설여도 진행은 시켜야 한다. 확신 없어도 확신 있는 척. 그렇게 2년 왔다. 그래도 혼자다 동료 있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매일. "이거 어떻게 생각해?" 물어볼 사람. "난 이렇게 봤는데" 반박해 줄 사람. 커피 마시면서 "우리 이번 분기 목표 뭘까" 얘기할 사람. 근데 직원 뽑기엔 이르다. MRR 350만원으론 월급 못 준다. 나도 아직 겨우 먹고산다. 공동창업자 찾기엔 늦었다. 지분 나누기 싫다. 솔직히. 그래서 이러고 산다. 혼자 회의하고, 혼자 결정하고, 혼자 책임진다. 외롭다. 근데 익숙해진다. 가끔 잘한 건지 모르겠다. 그냥 계속한다.오늘도 결정 3개 했다. 확신은 없었다. 그냥 했다. 내일 보면 알겠지 뭐.

MRR 350만원으로 서울에서 혼자 산다는 것의 현실

MRR 350만원으로 서울에서 혼자 산다는 것의 현실

MRR 350만원으로 서울에서 혼자 산다는 것의 현실 350만원이면 괜찮을 줄 알았다 창업 초기엔 MRR 100만원만 넘으면 행복할 줄 알았다. 200만원 넘었을 때 "이제 됐다"고 생각했다. 350만원 찍었을 때 트위터에 자랑했다. 그런데 통장에 돈이 안 남는다. 아니 정확히는 남긴 하는데, 생각보다 훨씬 적다. 세금 떼고, 월세 내고, 먹고살고 나면 80만원 정도? 어떤 달은 50만원도 안 남는다. "그래도 자유롭잖아"라고 위로한다. 맞는 말이다. 출근 안 해도 되고, 상사 눈치 안 봐도 되고, 내 마음대로 일할 수 있다. 근데 가끔 생각한다. 이게 지속 가능한가.고정비가 생각보다 크다 월세 70만원. 관리비 10만원. 합쳐서 80만원. 원룸이다. 방 하나, 화장실 하나. 주방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싱크대. 역세권도 아니다. 버스 타고 10분 가야 지하철역. 그래도 홈오피스로 쓸 만하니까. 책상 놓고, 모니터 두 개 세팅하고, 나름 쓸 만하게 꾸몄다. 건강보험 15만원. 국민연금 9만원. 소득세 예상액 월 30만원 정도 빼놔야 한다. 세금 폭탄 한 번 맞아봐서 안다. 미리 안 빼놓으면 나중에 진짜 망한다. 통신비 7만원. 핸드폰, 인터넷 합쳐서. 요즘 다 비싸다. SaaS 구독료 월 12만원. AWS, 노션, 피그마, 센드그리드, 구글 워크스페이스. 전부 필수다. 하나도 못 끊는다. 여기까지만 163만원. 350만원에서 163만원 빼면 187만원 남는다.식비는 최소화해도 60만원 아침은 거의 안 먹는다. 일어나서 바로 커피. 점심은 집에서 해먹거나 배달. 배달 시키면 1만원. 일주일에 3번만 시켜도 12만원. 한 달이면 48만원. 집에서 해먹으면? 마트 장보고, 재료 사고, 김치 사고. 한 달에 30만원은 든다. 근데 혼자 요리하기 귀찮다. 재료 남으면 버린다. 결국 배달이 효율적이다. 외식은 거의 안 한다. 남자친구 만날 때 한 번? 한 달에 두세 번. 5만원씩 쓴다 치면 15만원. 커피는 집에서 내려 마신다. 원두 사고, 필터 사고. 한 달 2만원. 가끔 카페 가면 5천원씩 나간다. 편의점 야식. 이게 은근히 크다. 밤에 일하다가 출출하면 편의점 간다. 삼각김밥, 컵라면, 과자. 한 번에 7천원. 일주일에 두 번이면 5만6천원. 대충 계산해도 60만원은 든다. 아껴도 50만원. 187만원에서 60만원 빼면 127만원.문화생활이라고 부를 게 있나 넷플릭스 17,000원. 유튜브 프리미엄 14,900원. 스포티파이 10,900원. 합쳐서 43,000원. 이게 내 문화생활 전부다. 영화 보러 가는 건 분기에 한 번? 티켓값 15,000원. 팝콘 사면 20,000원. 부담스럽다. 책은 전자책으로 본다. 밀리의 서재 월 9,900원. 종이책 사면 돈 아깝다. 헬스장은 안 다닌다. 유튜브 보고 집에서 운동. 요가매트 있다. 옷은 안 산다. 어차피 집에서 일하니까. 후드티 3벌, 청바지 2벌로 1년 돈다. 필요하면 무신사에서 세일할 때 산다. 분기에 10만원? 미용실은 3개월에 한 번. 컷 3만원. 염색은 안 한다. 비싸다. 친구들 만나면? 밥값, 카페값. 한 번에 2만원. 한 달에 두세 번 만나면 6만원. 문화생활 합쳐서 월 10만원 정도. 127만원에서 10만원 빼면 117만원. 비상금이라는 게 있다 노트북이 고장 나면? 모니터가 나가면? 핸드폰 배터리가 죽으면? 전부 돈이다. 작년에 맥북 배터리 교체했다. 29만원 나갔다. 그 달은 저축 못 했다. 모니터 하나 35만원 주고 샀다. 듀얼 모니터 필수다. 작업 효율이 2배다. 아프면? 병원비 나간다. 감기 걸려서 병원 가면 진료비, 약값 합쳐서 2만원. 큰 병 걸리면 어떡하지. 보험 들어야 하나. 보험료 월 15만원이면 아깝다. 안 들었다. 아프지 말아야지. 비상금으로 월 20만원은 빼놔야 한다. 안 그러면 갑자기 돈 나갈 때 막막하다. 117만원에서 20만원 빼면 97만원. 결국 한 달에 80만원 남는다 350만원 벌어서 80만원 저축. 저축률 23%. 나쁘지 않다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근데 80만원으로 뭘 하나. 결혼 자금? 집 마련? 노후 준비? 1년 모으면 960만원. 10년 모으면 9,600만원. 이자 빼면 1억도 안 된다. 서울에 집 한 채 5억. 전세 3억. 월세 보증금 1억. 80만원으로는 아무것도 안 된다. 그래서 더 키워야 한다. MRR 500만원, 700만원, 1,000만원. 근데 혼자서 어떻게 키우나. 혼자서 할 수 있는 한계 고객사 120개. 월 350만원. 고객사당 월 2만9천원 정도. 더 늘리려면? 고객사 200개 만들면 583만원. 근데 지금도 CS 처리하느라 하루 3시간 쓴다. 200개 되면 5시간. 개발할 시간 없다. 직원을 뽑으면? 신입 연봉 3,500만원. 월 292만원. 세금 포함하면 350만원. 내 수익 전부 직원 월급으로 나간다. 나는 굶는다. 그럼 투자를 받으면? 5억 받으면 직원 3명 뽑고, 마케팅하고, 스케일업. 근데 지분 30% 나간다. 내 회사가 아니게 된다. 결정권도 줄어든다. 부트스트래핑의 한계다. 혼자서 멀리 못 간다. 그래도 계속한다 MRR 350만원으로 서울에서 혼자 산다. 여유롭지 않다. 부자 아니다. 불안하다. 근데 자유롭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 안 해도 된다. 상사 눈치 안 본다. 고객이 내 상사다. 내가 만든 제품으로 돈 번다. 내 손으로 코드 짜고, CS 하고, 마케팅한다. 120개 고객사가 내 제품 쓴다. 돈 내고 쓴다.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게 행복이다. 돈 더 벌고 싶다. 당연하다. 인간이니까. 근데 지금 이 순간도 나쁘지 않다. 350만원으로 서울에서 혼자 산다. 80만원 저축한다. 자유롭게 일한다. 언젠가 500만원 될 것이다. 그때까지 버틴다.350만원의 자유. 비싸지만 값어치 있다.

저녁 6시부터 마케팅 콘텐츠를 쓰기 시작하는 이유

저녁 6시부터 마케팅 콘텐츠를 쓰기 시작하는 이유

저녁 6시부터 마케팅 콘텐츠를 쓰기 시작하는 이유 오늘도 순서가 뒤바뀌었다 아침 9시에 일어났다. 커피 마시고 노트북 켰다. 슬랙 알림 12개. 고객 문의 7개. "예약 시간이 겹쳐서요" "결제가 안 돼요" "이 기능 언제 나와요?" CS부터 했다. 당연하다. 고객이 기다리는데 마케팅부터 할 순 없다. 11시가 됐다. 긴급 버그 리포트 들어왔다. 테이블 예약이 두 번 잡히는 오류. 개발 들어갔다. 당연하다. 서비스가 망가졌는데 블로그부터 쓸 순 없다.오후 3시. 버그 수정 완료. 배포하고 고객들한테 개별 답장. "해결됐습니다" "불편 드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복사 붙여넣기지만 한 글자씩 다 확인한다. 혹시 이름이라도 틀리면 큰일이다. 5시. 배고프다. 컵라면 끓였다. 마케팅 콘텐츠는. 아직 한 글자도 못 썼다. 저녁이 되어야 뇌가 돌아간다 6시. 이제 글을 쓴다. 아침부터 쓰면 좋겠다. 마케터들처럼 오전에 콘텐츠 쓰고. 오후에 다른 일 하면 좋겠다. 근데 안 된다. 아침엔 CS가 폭탄처럼 쏟아진다. 낮엔 개발하다 시간 간다. 저녁에야 조용해진다. 고객들도 퇴근했다. 문의도 뜸해진다. 그때부터 글이 써진다.근데 이게 맞나 싶다. 마케팅이 제일 중요한 거 아닌가. 고객 늘리는 게 최우선 아닌가. 근데 현실은. 지금 있는 고객 지키는 게 먼저다. CS 안 하면 이탈한다. 버그 안 고치면 환불 요청 온다. 마케팅은. 여유 있을 때 하는 거다. 1인 창업가한테 여유는. 저녁 6시부터다. 밤 10시, 블로그 포스팅 완성 글 하나 쓰는 데 4시간 걸렸다. "SaaS 예약 시스템 도입 가이드" 2500자. 이미지 3개. SEO 키워드 넣고. CTA 버튼 달고. 업로드. 트위터에 공유. "오늘 블로그 썼습니다" 좋아요 23개. 누가 댓글 달았다. "항상 퀄리티 좋네요!" 고맙다. 근데 속으로 생각한다. '저녁 6시부터 쓴 거예요.' '아침엔 CS하느라 정신없었어요.' '점심도 제대로 못 먹었어요.' 말 안 한다. 빌딩 인 퍼블릭이라고 다 말하진 않는다.생체리듬은 이미 망가졌다 밤 11시. 자야 한다. 근데 머릿속이 또렷하다. 글 쓰니까 뇌가 깼다. 창작하니까 도파민 나온다. 유튜브 켰다. "Next.js 13 새 기능" 공부한다. 새벽 1시. 이제 자야지. 근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고객 리뷰 자동 수집 기능" 노션에 적는다. 다음 개발 백로그에 넣는다. 2시. 잤다. 9시. 일어났다. 또 CS부터 한다. 또 버그 고친다. 또 저녁에 글 쓴다. 반복이다. 왜 이렇게 사는가 가끔 생각한다. 왜 이렇게 살까. 직원 뽑으면 되잖아. CS 담당자 한 명. 개발자 한 명. 나는 마케팅만 하면 되잖아. 근데. 직원 월급 300만원. 두 명이면 600만원. MRR이 350만원인데. 말이 안 된다. 외주도 생각했다. CS 외주 100만원. 개발 외주 200만원. 그것도 빡빡하다. 결국. 내가 다 한다. 아침엔 CS. 낮엔 개발. 저녁엔 마케팅. 뒤죽박죽이다. 생체리듬 파괴됐다. 근데. 이게 부트스트래핑이다. 언제까지 이럴 건가 모른다. MRR 500만원 되면? 직원 한 명 뽑을까? 근데 500만원 되려면. 고객사 70개 더 필요하다. 70개 늘리려면. 마케팅 더 해야 한다. 마케팅 더 하려면. 저녁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근데 저녁 시간은. 하루에 6시간밖에 없다. 글 쓰고. SNS하고. SEO 작업하고. 시간 없다. 악순환이다. 그래도 자유롭다 근데 이상하게. 행복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 안 해도 된다. 보고 안 해도 된다. 회의 안 해도 된다. 고객이 감사하다고 한다. "이거 없으면 못 살아요" 그 말 들으면. 힘난다. 저녁 6시에 글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조용하다. 집중된다. 아침에 쓰면. 사람들 출근하면서 문의 온다. 집중 끊긴다. 저녁이 낫다. 생체리듬은 망가졌지만. 마음은 괜찮다. 내일도 6시부터 쓴다 오늘 글 끝. 내일 주제는 정했다. "SaaS 가격 정책 3가지" 저녁 6시부터 쓸 거다. 아침엔 CS 할 거다. 낮엔 개발할 거다. 언제까지? 모른다. MRR 1000만원 될 때까지? 직원 뽑을 때까지? 그냥. 될 때까지. 1인 창업가의 하루는. 이렇게 흘러간다. 저녁 6시. 마케팅 시작. 이게 나다.저녁이 내 골든타임이다. 이상하지만 어쩔 수 없다.

'빨리 가려면 혼자, 멀리 가려면 함께'라는 말이 나를 괴롭힌다

'빨리 가려면 혼자, 멀리 가려면 함께'라는 말이 나를 괴롭힌다

이 명언이 날 괴롭힌다 "빨리 가려면 혼자, 멀리 가려면 함께." 아프리카 속담이라던데. 트위터에서 처음 봤다. 솔로프리너들 사이에서 계속 돈다. 볼 때마다 괴롭다. 나한테 정확히 해당되는 말이라서. 2년 전 회사 그만두고 혼자 시작했다. PM으로 4년 일하다가 "내 서비스 만들어보자" 했다. 노코드로 예약 관리 SaaS 뚝딱 만들었다. 투자 안 받았다. 직원도 안 뽑았다. 지금 MRR 350만원. 고객사 120개. 혼자 했다. 전부. 개발, 마케팅, CS, 회계, 디자인(외주 빼고). 빨랐다. 정말 빨랐다. 의사결정 1초. 회의 0분. 기능 추가 하루면 끝. 고객 피드백 바로 반영. 그런데 요즘 생각한다. "이제 어디로 가지?"혼자의 속도 처음 6개월은 미쳤다. 하루 16시간 일했다. 주말 없었다. 명절도 일했다. 고객 10명 만들 때까지 석 달. 50명까지 반년. 100명까지 1년. 누가 뭐래도 빨랐다. 같은 시기 창업한 친구는 공동창업자랑 싸우느라 6개월 날렸다. 지분 나누고, 역할 정하고, 의견 조율하고. 나는 그 시간에 코드 짰다. 고객 문의 오면 10분 안에 답했다. 밤 11시에도. 새벽 2시에도. 나 혼자니까 가능했다. 기능 추가하고 싶으면 바로 했다. 회의 필요 없었다. 누구 설득할 필요 없었다. "이거 해볼까?" → "좋아, 해보자" → "완료" 1초 만에 결정. 하루 만에 배포. 속도는 정말 최고였다. 그런데. 지금 350만원에서 멈췄다.멈춘 이유 고객사 120개가 한계다. 더 늘리려면 뭐가 필요한가.영업 - 나 혼자 못 한다. 개발하면서 동시에 못 돌린다. CS - 고객 늘면 문의도 늘어. 지금도 하루 20건. 200개 되면 40건. 못 감당한다. 개발 - 큰 기능 추가하려면 한 달 걸린다. 그 한 달 동안 다른 건 멈춘다. 마케팅 - 콘텐츠 써야 하는데 시간 없다. 트위터만 겨우 한다.혼자서 빨리 왔다. 그런데 여기서 멈췄다. 더 가려면 사람이 필요하다. 알고 있다. 근데 못 뽑는다. 이유는 많다. 첫째, 돈. 직원 한 명 월 300만원이라 쳐도 MRR의 대부분이다. 내 월급 없어진다. 둘째, 관리. 나 혼자 일하는 게 편하다. 남 관리하려면 내 시간 더 쓴다. 셋째, 지분. 공동창업자 들이면 지분 나눠야 한다. 내가 만든 건데. 넷째, 신뢰. 누구를 믿고 맡기나. 나만큼 할 사람 없다. 합리화다. 안다. 진짜 이유는 다르다. 무섭다.무서운 것들 혼자 일하는 게 익숙해졌다. 2년 동안 모든 결정을 내가 했다. 모든 일을 내가 했다. 실패도 내 책임, 성공도 내 몫. 이제 누군가랑 나누는 게 상상이 안 된다. 공동창업자 들이면?의견 다르면 어쩌지 일 안 하면 어쩌지 나중에 싸우면 어쩌지 지분 때문에 법적 분쟁 나면 어쩌지직원 뽑으면?관리 못 하면 어쩌지 내가 나쁜 대표면 어쩌지 월급 못 주면 어쩌지 해고해야 하는 상황 오면 어쩌지투자 받으면?투자자가 간섭하면 어쩌지 성장 압박 받으면 어쩌지 엑싯 강요당하면 어쩌지 내 회사가 내 회사 아니게 되면 어쩌지혼자가 편하다. 모든 게 내 통제 안에 있다. 변수가 없다. 예측 가능하다. 근데 그게 함정이다. 함정의 정체 성장이 멈췄다. 정확히는, 내 능력치만큼만 간다. 나는 개발 60점, 마케팅 50점, 영업 30점, CS 70점. 평균 52.5점짜리 회사다. 직원 뽑으면? 개발 80점 개발자, 마케팅 90점 마케터 데려오면. 회사는 평균 70점이 된다. 근데 안 뽑는다. 이유? 무섭고, 귀찮고, 돈 아깝고. 결과? 350만원에서 2년째 정체. "빨리 가려면 혼자." 맞다. 나 혼자 빨리 왔다. "멀리 가려면 함께." 맞다. 더 멀리 가려면 사람 필요하다. 근데 나는. 빨리 왔는데, 멀리는 못 가고 있다. 트위터에서 본 것들 솔로프리너 커뮤니티 있다. 다들 비슷하다. MRR 200~500만원 사이에 갇혀 있다. 어떤 사람은 5년째 혼자 한다. MRR 400만원. 안 늘어. 어떤 사람은 3년 만에 팀 5명 만들었다. MRR 3000만원. 차이가 뭔가. 용기. 사람 들일 용기. 통제 포기할 용기. 실패할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일 용기. 나한텐 없다. 아직. 그래서 답답하다. 남자친구가 한 말 지난주에 만났다. "너 언제까지 혼자 할 건데?" "일단 더 해보려고." "2년 전에도 그렇게 말했잖아." "..." "지금 350만원이면 나쁘지 않은데, 너 목표는 그게 아니잖아. 처음에 IPO 꿈꾼다고 했잖아." "알아. 근데 직원 뽑으면..." "뽑으면 뭐? 돈 없어? 300만원 월급도 못 줘? 넌 지금 350 벌잖아." "그게 다 내 월급인데..." "그러니까 성장을 안 하는 거지. 투자해야지. 직원한테." 맞는 말이다. 근데 못 한다. 진짜 문제 내가 문제다. 사업이 문제가 아니다. 시장도 아니다. 타이밍도 아니다. 나다. 혼자 하는 게 익숙해져서, 함께 하는 걸 상상 못 한다. 실패가 무서워서, 성공 가능성을 차단한다. 통제하고 싶어서, 성장을 포기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멀리 가려면 함께." 나는 빨리 왔다. 이제 선택해야 한다. 여기서 멈출 건가, 멀리 갈 건가. 최근 한 실험 한 달 전에 외주 디자이너한테 맡겼다. UI 개선 프로젝트. 내가 하면 2주 걸릴 일. 200만원 주고 맡겼다. 처음엔 불안했다. "내 돈 200만원이 날아가면 어쩌지."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나오면?" "내가 하는 게 빠르지 않을까?" 근데 결과는. 5일 만에 끝났다. 퀄리티는 내가 한 것보다 3배 좋았다. 그 2주 동안 나는 개발에 집중했다. 새 기능 2개 추가했다. 고객 5개 더 늘었다. MRR 20만원 증가. 200만원 투자해서 20만원 늘었으니 손해 아니냐고? 아니다. 나는 시간을 벌었다. 그 시간으로 더 중요한 일 했다. 이게 "함께"의 시작이다. 다음 단계 이번 달 안에 결정한다. CS 전담 파트타임 1명 뽑을 거다. 주 3일, 하루 4시간, 월 80만원. 고객 문의 20건 중 15건은 반복이다. 매뉴얼 만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 시간에 나는 개발한다. 기능 추가한다. 매출 늘린다. 무섭다. 여전히. 관리 못 하면 어쩌지. 돈 낭비하면 어쩌지. 근데 안 하면 계속 350만원이다. 2년 후에도 똑같은 고민 하고 싶지 않다. 빨리와 멀리 사이 "빨리 가려면 혼자, 멀리 가려면 함께." 이 명언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타이밍의 문제다. 처음엔 혼자 빨리 가야 한다. 맞다. MVP 만들고, PMF 찾고, 초기 고객 확보하고. 이건 혼자 해야 빠르다. 근데 어느 순간이 온다. 혼자서는 더 이상 못 가는 지점. 나는 지금 거기 와 있다. 인정하기 싫었다. 2년 동안. 이제 인정한다. 더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 무서워도. 불편해도. 통제 못 해도. 마무리 못 하는 글 이 글을 쓰면서도 확신이 없다. "CS 파트타임 뽑는다"고 썼는데 진짜 뽑을까? 다음 주에 또 미룰까? 모르겠다. 다만 이건 확실하다. 이 명언은 나를 계속 괴롭힐 거다. 행동하기 전까지. "빨리 가려면 혼자, 멀리 가려면 함께." 나는 빨리 왔다. 이제 멀리 갈 시간이다. 무서워도.채용공고 초안 작성 중. 올릴지는 모르겠다. 일단 써본다.

노션에 기록하는 모든 것. 언젠가 팀이 생기면 쓸 거야

노션에 기록하는 모든 것. 언젠가 팀이 생기면 쓸 거야

노션에 기록하는 모든 것. 언젠가 팀이 생기면 쓸 거야 새벽 2시, 노션 페이지 145개 새벽 2시다. 잠이 안 온다. 노션을 켰다. 페이지가 145개다. 나 혼자 쓰는 공간인데. "고객 CS 가이드", "제품 로드맵 2025", "마케팅 콘텐츠 캘린더", "버그 트래킹", "회의록 템플릿". 회의록이라니. 나 혼자인데 누구랑 회의를 해. 남자친구가 지난주에 물었다. "노션에 뭐 그렇게 써? 일기야?" 아니다. 일기보다 더 복잡하다. 매뉴얼이다. 프로세스다. 문서화다. "나중에 팀 생기면 쓸 거야." 입에서 자동으로 나오는 말이다. 근데 진짜 팀이 생길까.혼자인데 문서화하는 이유 처음엔 안 했다. 머릿속에 다 있었다. 고객 CS? 그냥 답하면 되지. 버그? 고치면 되지. 마케팅? 떠오르는 대로 쓰면 되지. 근데 3개월 지나니까 기억이 안 났다. 저번에 저 고객한테 뭐라고 답했더라. 이 버그 왜 생긴 거더라. 지난달 트위터 전략이 뭐였더라. 머릿속은 RAM이다. 재부팅하면 날아간다. 그래서 시작했다. 모든 걸 기록하기로. 고객이 문의하면 답변 전에 노션 '고객 CS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한다. 문의 내용, 답변, 해결 여부. 나중에 패턴 찾으려고. 버그가 생기면 '버그 트래킹' 페이지에 적는다. 언제 발견했는지, 어떻게 재현되는지, 어떻게 고쳤는지. 나중에 또 생기면 참고하려고. 마케팅 콘텐츠 올리기 전에 '콘텐츠 캘린더'에 적는다. 어떤 메시지, 어떤 채널, 반응이 어땠는지. 나중에 뭐가 먹혔는지 보려고. "나중에"가 많다. 나중에 팀이 생기면. 나중에 직원이 오면. 나중에 누가 물어보면. 근데 나중이 오긴 올까. 트위터에서 본 말 트위터에서 누가 이렇게 썼다. "Solo founder인데 팀처럼 문서화하는 건 미래를 준비하는 게 아니라 현재를 회피하는 거다. 지금 당장 팔아야 할 걸 정리하는 데 시간 쓰는 거다." 읽고 뜨끔했다. 맞는 말인가. 나는 지금 성장을 회피하는 건가. 문서 만드는 시간에 기능 하나 더 만들면 고객이 늘 텐데. 노션 예쁘게 꾸미는 시간에 영업 콜 10개 더 하면 MRR이 오를 텐데. 근데 또 반대로 생각하면. 지금 정리 안 하면 나중엔 더 못 한다. 고객이 200명, 300명 되면 그때 가서 어떻게 정리해. 지금도 벅찬데.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문서화가 좋다. 혼란스러울 때 정리하면 마음이 편하다. 혼자 하면 기준이 없다. 뭐가 맞는지 모른다. 근데 노션에 적어놓으면 기준이 생긴다. "우리는 이렇게 한다"가 생긴다. 나 혼자여도.실제로 쓰긴 하냐 쓴다. 진짜로 쓴다. 일주일에 한 번 '주간 회고' 페이지를 연다. 나 혼자 회고한다. 이번 주에 뭐 했는지, 뭐가 잘됐는지, 뭐가 안 됐는지. 처음엔 어색했다. 나한테 보고하는 느낌. 근데 몇 달 하니까 패턴이 보였다. "고객 CS에 시간 너무 많이 쓴다" - 3주 연속 나왔다. 그래서 FAQ 페이지 만들었다. 문의가 30% 줄었다. "기능 개발은 빠른데 홍보를 안 한다" - 5주 연속. 그래서 트위터 콘텐츠 캘린더 만들었다. 일주일에 3번은 무조건 올리기로. 혼자 일하면 객관적인 피드백이 없다. 근데 기록은 거짓말을 안 한다. 내가 뭐에 시간 쓰는지, 뭐를 회피하는지 다 나온다. 그리고 '고객 인터뷰 노트' 페이지. 고객이랑 통화할 때마다 적는다. 뭐라고 했는지,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어떤 기능 원하는지. 지난달에 한 고객이 "예약 변경 기능 좀 쉽게 만들어주세요"라고 했다. 그때는 "네, 참고할게요" 하고 넘겼다. 근데 노션 보니까 같은 얘기가 8명한테서 나왔다. 그래서 바로 만들었다. 3일 걸렸다. 고객들이 좋아했다. MRR이 20만원 올랐다. 노션 안 썼으면 몰랐을 거다. 기억은 편향된다. 기록은 팩트다. 팀이 생기면 정말 쓸까 솔직히 모르겠다. 팀이 생길 거라고 확신이 없다. 지금도 괜찮다. MRR 350만원이면 나 혼자 먹고살긴 한다. 직원 뽑으면 월급 줘야 한다. 최소 연봉 4000만원. 세금 포함하면 5000만원. 1년에 5000만원 더 벌어야 한다. 지금 연 매출이 4200만원인데. 그리고 직원이 오면 설명해야 한다. 지시해야 한다. 관리해야 한다. 혼자 하는 게 더 빠를 수도 있다. 그럼 왜 문서화하냐고? 두 가지 이유다. 첫째, 진짜로 팀이 생기면 빠르다. 지금 150시간 쓰나, 나중에 500시간 쓰나. 투자 회수율이 좋다. 둘째, 나 자신이 팀이다. 6개월 전의 나, 지금의 나, 6개월 후의 나. 다른 사람이다. 6개월 전 내가 만든 기능을 지금 내가 고칠 때 주석이 없으면 난리다. 노션은 미래의 나를 위한 거다. 미래에 팀이 오든, 안 오든.그래도 외롭긴 하다 노션 '회의록 템플릿' 페이지가 있다. 한 번도 안 썼다. 회의할 사람이 없다. 나랑 나랑 회의는 그냥 생각이다. 근데 템플릿은 만들어뒀다. "회의 일시", "참석자", "안건", "결정 사항", "다음 액션". 왜 만들었냐고? 모르겠다. 만들고 싶어서. 언젠가 누군가랑 회의할 날이 올 거라고 상상하면서. 트위터에서 다른 솔로프리너가 이렇게 썼다. "나는 노션에 우리라고 쓴다. 아직 나 혼자지만. 'We will launch this feature' 이렇게. 기분이 덜 외롭다." 공감했다. 나도 가끔 그렇게 쓴다. "우리는 고객 CS를 24시간 내에 답한다." 나 혼자인데 우리. "우리 제품의 비전은..." 나 혼자인데 우리. 문서화는 외로움을 덜어준다. 혼자여도 시스템이 있으면 회사 같다. 조직 같다. 착각이다. 근데 착각도 때론 필요하다. 미래를 위한 투자냐, 회피냐 결론 내렸다. 둘 다다. 미래를 위한 투자 맞다. 팀이 오든, 안 오든. 6개월 후 내가 쓴다. 근데 회피도 맞다. 영업 전화 돌리기 싫을 때 노션 정리한다. 새 기능 개발 막막할 때 문서 예쁘게 꾸민다. 생산적인 procrastination이다. 미루는 건데 뭔가 하는 것 같다. 근데 그게 나쁜 건가. 혼자 일하면 번아웃 온다. 쉴 수가 없다. 쉬면 죄책감 든다. 근데 노션 정리는 쉬는 것도 아니고 일하는 것도 아니다. 중간이다. 마음이 편하다. 정리하면서 생각 정리도 된다. 다음에 뭐 할지 보인다. 완벽한 투자는 아니다. 근데 완전한 낭비도 아니다. 그 사이 어딘가다. 오늘도 쓴다 새벽 3시가 됐다. 노션 페이지가 146개가 됐다. 방금 "블로그 콘텐츠 아이디어" 페이지 하나 추가했다. 앞으로 쓸 글 주제 10개 적었다. 팀이 생기면 쓸까? 모르겠다. 그냥 쓴다. 쓰면 마음이 편하다. 혼란이 질서가 된다. 언젠가 누군가 이 페이지들을 볼 날이 올까. 직원이, 공동창업자가, 인수한 회사가.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다. 근데 상관없다. 지금 당장 미래의 나를 위해 쓴다. 6개월 후 내가 고마워할 거다. "아, 그때 정리해뒀네." 그거면 된다. 혼자여도 팀처럼 일한다. 착각이 아니라 전략이다.노션 페이지 146개. 나 혼자 쓰는 회사 매뉴얼. 외롭지만 체계적이다. 그게 나다.

고객 피드백을 바로바로 반영했더니 번아웃이 왔다

고객 피드백을 바로바로 반영했더니 번아웃이 왔다

고객 피드백을 바로바로 반영했더니 번아웃이 왔다 피드백은 축복이자 저주다 고객이 의견을 준다는 건 좋은 신호다. 관심 있다는 뜻이니까. 근데 나는 여기서 실수했다. 전부 다 들었다. "이 기능 추가해주세요"라고 하면 바로 노션에 적었다. "이 버튼 위치가 불편해요"라고 하면 당일에 고쳤다. "이거 안 되는데요?"라고 하면 밤늦게까지 디버깅했다. 120개 고객사가 있으니 하루에 피드백이 5~10개는 들어온다. 다 중요해 보였다. 다 급해 보였다. 6개월 동안 이렇게 일했다. MRR은 350만원까지 올랐다. 고객 만족도도 높았다. CS 응답 속도는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근데 나는 죽어가고 있었다.로드맵이 없어졌다 처음엔 로드맵이 있었다. Q1: 결제 시스템 고도화 Q2: 모바일 앱 출시 Q3: API 오픈 Q4: 리포팅 기능 강화 이게 내 계획이었다. 2년 안에 MRR 1000만원 목표로 짠 전략이었다. 근데 고객 피드백을 듣다 보니 로드맵이 흔들렸다. "엑셀 내보내기 기능 급해요"라는 피드백이 들어왔다. 원래 Q4 계획이었는데 당겨서 만들었다. "카카오톡 알림 연동해주세요"라는 요청이 3개 업체에서 왔다. 로드맵엔 없었는데 급하게 추가했다. "예약 취소 시 환불 프로세스가 복잡해요"라는 불만이 있었다. 결제 시스템 고도화보다 이걸 먼저 손봤다. 6개월 지나니까 로드맵은 온데간데없었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더라. Q2 모바일 앱은? 못 만들었다. API 오픈은? 계획만 있다. 리포팅 기능은? 기초만 있고 고도화는 안 됐다. 대신 잡다한 기능이 30개 늘었다. 엑셀 내보내기, 카카오톡 연동, 환불 프로세스, SMS 자동 발송, 대시보드 커스터마이징, 다국어 지원 베타... 고객은 만족했다. 근데 제품은 산으로 갔다.에너지가 분산됐다 혼자 일하면 에너지가 제한적이다. 하루에 집중 가능한 시간은 6시간 정도다. 나머지는 CS, 잡무, 휴식이다. 이 6시간을 어디에 쓰느냐가 중요하다. 전략적으로 써야 한다. 근데 나는 이 시간을 피드백 대응에 다 썼다. 월요일: 엑셀 내보내기 버그 수정 (3시간) 화요일: 카카오톡 알림 테스트 (4시간) 수요일: 고객사 A 커스텀 요청 대응 (5시간) 목요일: 환불 프로세스 UI 개선 (3시간) 금요일: SMS 발송 오류 디버깅 (6시간) 한 주가 이렇게 갔다. 핵심 기능 개발은? 한 줄도 못 썼다. 에너지가 쪼개지니까 깊은 집중이 안 됐다. 매일 다른 일을 하니까 맥락 전환 비용이 컸다. 아침에 뭘 할지 계획 세우는 것도 피곤했다. '오늘은 뭐 하지? 어제 못 끝낸 SMS 버그? 아니면 새로 들어온 대시보드 요청?' 매일 이랬다. 주도권이 없었다. 고객이 일정을 짰다. 우선순위가 없어졌다 피드백이 들어오면 다 똑같아 보인다. 긴급해 보인다. "이거 없으면 못 써요" "경쟁사엔 있는데 여기엔 없네요" "이 버그 때문에 업무가 막혔어요" 다 중요하다. 다 급하다. 근데 전부 다 할 수는 없다.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데, 기준이 없었다. 소리 큰 고객 먼저? 아니다. 매출 큰 고객 먼저? 그것도 애매하다. 빠르게 할 수 있는 것 먼저? 그럼 중요한 건 계속 밀린다. 결국 '감'으로 정했다. 그날그날 기분으로 정했다.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 전략이 없으니 에너지가 낭비됐다. 6개월 일했는데 핵심 기능은 하나도 안 늘었다. 잡기능만 30개 늘었다. 고객은 만족하는데 제품 경쟁력은 안 올랐다. MRR은 350만원에서 멈췄다. 더 이상 안 늘었다. 이유는 명확했다. 차별화 포인트가 없으니까. 고객이 원하는 걸 다 만들어줬는데, 정작 신규 고객을 끌어들일 만한 강점은 없었다.번아웃은 갑자기 왔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일하기 싫었다. 노트북 키기가 싫었다. 슬랙 알림 보기가 싫었다. 고객 문의 답하기가 싫었다. '오늘도 누가 뭘 요청하겠지. 또 급하다고 하겠지. 또 밤늦게까지 일하겠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두려웠다. 번아웃이었다. 6개월 동안 쌓인 피로가 한 번에 왔다. 증상은 명확했다:집중이 안 됨 (30분마다 유튜브) 의욕이 없음 (코드 한 줄이 산) 짜증이 많아짐 (고객 문의가 귀찮음) 죄책감이 듦 (일 안 하면 불안) 잠을 못 잠 (머릿속에 할 일 목록)2주 동안 거의 일을 못 했다. CS는 최소한만 했다. 개발은 손도 못 댔다. 이러다 회사 망하는 거 아닌가 싶었다. 근데 이상하게도 회사는 안 망했다. 고객들은 이해해줬다. "사장님 쉬세요"라는 답장도 왔다. 기능 요청도 줄었다. 아니, 내가 안 봤다. 2주 쉬고 나니까 깨달았다. 내가 과하게 반응했구나. 다시 주도권을 찾는 법 번아웃 후에 일하는 방식을 바꿨다. 1. 피드백 모으는 시스템 예전엔 피드백이 오면 바로 반응했다. 슬랙으로 오든 이메일로 오든 즉시 답했다. 이제는 노션에 모은다. "피드백 인박스" 페이지를 만들었다. 고객이 요청하면 "확인했습니다. 검토 후 답변드릴게요"라고만 답한다. 바로 안 한다. 일주일에 한 번, 금요일 오후에 모아서 본다. 그때 우선순위를 정한다. 2. 우선순위 매트릭스 피드백을 4개 카테고리로 나눈다:임팩트 큼 + 노력 적음 → 이번 주에 함 임팩트 큼 + 노력 큼 → 로드맵에 추가 임팩트 작음 + 노력 적음 → 여유 있을 때 임팩트 작음 + 노력 큼 → 안 함냉정하게 판단한다. 안 하는 것도 결정이다. 3. 로드맵 복원 분기별 목표를 다시 세웠다. Q3: 모바일 앱 출시 (미뤘던 거) Q4: API 오픈 (이것도 미뤘던 거) 고객 피드백은? 주 단위로 1~2개만 선택해서 반영한다. 로드맵 진행에 방해 안 되는 선에서만. 4. 고객 교육 "요청하면 바로 해준다"는 기대를 낮췄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다음 업데이트 때 검토하겠습니다"라고 답한다. 기대치를 관리하니까 나도 편하고 고객도 이해한다. 실제로 불만 없다. 오히려 "천천히 하셔도 돼요"라는 답이 온다. 5. 집중 시간 확보 아침 9시~12시는 개발만 한다. CS 안 본다. 슬랙 끈다. 오후 2시~4시는 피드백 대응, CS, 잡무. 저녁은 마케팅, SNS, 공부. 시간을 나누니까 에너지 분산이 덜하다. 고객 중심은 맞는데, 고객이 전부는 아니다 고객 피드백은 중요하다. 듣지 않으면 방향을 잃는다. 근데 전부 들으면 나를 잃는다. 고객은 자기 문제만 본다. 당연하다. 내 제품의 큰 그림은 내가 봐야 한다. "이 기능 추가해주세요"라는 요청 10개 들어주는 것보다, 핵심 기능 1개 제대로 만드는 게 낫다. 고객이 원하는 건 결국 "문제 해결"이다. 내가 요청받은 기능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러려면 내가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피드백은 듣되, 우선순위는 내가 정한다. 고객은 존중하되, 로드맵은 내가 짠다. 빠르게 반응하되, 전략적으로 움직인다. 이게 1인 창업가가 살아남는 법이다. 지금은 어떤가 요즘은 훨씬 낫다. 피드백은 여전히 들어온다. 근데 바로 안 한다. 모아뒀다가 판단한다. 로드맵대로 일한다. Q3 목표인 모바일 앱 개발 중이다. 진행률 60%. 고객 만족도는? 여전히 높다. 응답 속도는 느려졌는데 불만은 없다. MRR은? 380만원. 천천히 오르고 있다. 핵심 기능에 집중하니까 신규 고객 전환율이 올랐다. 번아웃은? 아직 안 왔다. 일하는 게 다시 재밌다.고객 목소리는 크다. 근데 내 목소리가 더 중요하다.

부모님께 '언제 결혼하냐'는 질문에 답할 수 없다

부모님께 '언제 결혼하냐'는 질문에 답할 수 없다

엄마 전화가 온다 한 달에 한 번. 부산에서 엄마가 전화한다. "잘 지내냐, 밥은 먹냐, 건강하냐." 처음 5분은 괜찮다. 안부다. 그다음이 문제다. "그래서, 결혼은 언제 할 거냐?" 매번 같은 질문. 나는 매번 다른 핑계를 댄다. "바빠서요. 회사가 지금 중요한 시기라." "회사가 뭐가 그리 바쁘냐. 혼자 하는데." 혼자 하니까 더 바쁜 건데. 이걸 설명할 수가 없다.부모님은 이해 못 한다 엄마 아빠는 평범하게 살았다. 대학 나오고, 취직하고, 연애하고, 결혼했다. 30살 전에. 나는 35살. 미혼. 회사원도 아니다. "1인 창업가예요. SaaS 만들어요." "사스가 뭐냐. 그게 돈이 되냐." "월 350만원 벌어요." "그걸로 어떻게 사냐. 애는 어떻게 키우냐." 아직 애 계획도 없는데. 결혼도 안 했는데. 부모님한테 내 삶은 불안정해 보인다. 회사도 없고, 보스도 없고, 월급도 아니고. 그냥 혼자 뭔가 만들고, 혼자 고객 받고, 혼자 번다. 이게 직업이라고 설명하기 어렵다. 남자친구도 애매하다 2년째 만나는 남자친구가 있다. 주말에만 만난다. 평일은 각자 바쁘다. 그것도 매주는 아니다. 내가 데드라인 있으면 미룬다. "이번 주는 개발 마감이라 힘들 것 같아." "또?" 또다. 항상 뭔가 있다. 고객 CS 터지면 토요일도 일한다. 새 기능 나가면 일요일도 모니터링한다. 남자친구는 대기업 다닌다. 주말은 확실히 쉰다. 퇴근 시간도 정해져 있다. "너 그렇게 일만 하면 언제 결혼할 건데?" 또 결혼 얘기다. 나도 모른다. 지금 결혼하면 회사는 어떻게 되냐고.결혼하면 회사가 멈춘다 직원이 없다. 나 혼자다. CS는 내가 한다. 개발도 내가 한다. 마케팅도 나다. 결혼 준비? 신혼여행? 육아? 그 시간에 회사는 누가 돌리냐. 고객사가 120개다. 매일 문의가 온다. 밤 10시에도 온다. "예약 시스템이 안 돼요. 급해요." 나는 답해야 한다. 안 그러면 이탈한다. 결혼하면 이게 가능하냐. 신혼여행 가서도 CS 답할 건가. 부모님은 이해 못 한다. "그냥 직원 뽑으면 되잖냐." 직원 뽑으면 월급 줘야 한다. 지금 수익으로는 빠듯하다. 그리고 솔직히, 혼자가 편하다. 여자는 시간이 없다는 말 엄마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여자는 시간이 없다. 늦으면 애도 못 낳는다." 알고 있다. 35살이다. 시간이 별로 없다는 거. 하지만 지금 결혼하면 내 회사는 어떻게 되냐. 2년 동안 만든 거다. 고객도 있고, 수익도 나온다. 이제 막 MRR 350만원 찍었다. 500 가려면 지금이 중요하다. 결혼하고 나면 집안일, 육아, 가족 이벤트. 시간이 다 쪼개진다. 지금도 혼자 일하는데 벅차다. 거기에 가족까지 더하면? 불가능하다. 남자친구는 말한다. "회사 정리하고 취직하면 안 되냐?" 2년을 다시 월급쟁이로 돌아가라는 건가. 아니다. 그건 아니다.혼자 결정해야 하는 게 제일 힘들다 직장 다닐 때는 편했다. 상사가 있고, 팀이 있고, 의사결정 구조가 있다. "이거 해도 될까요?" "ㅇㅇ해봐." 지금은 다 내가 정한다. "결혼할까, 말까." "회사 키울까, 정리할까." "직원 뽑을까, 혼자 갈까." 답이 없다. 정답도 없다. 트위터 커뮤니티에 물어봤다. "여자 솔로프리너 중에 결혼하신 분 있나요? 어떻게 하셨어요?" 답변이 몇 개 왔다. "저는 회사 정리했어요. 후회는 안 해요." "저는 결혼 안 했어요. 회사가 우선이었어요." 둘 다 맞는 것 같다. 둘 다 틀린 것 같다. 부모님은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항상 걱정한다. "혼자 살면 외롭잖냐." "아프면 어떡하냐." "늙으면 누가 돌보냐." 다 맞는 말이다. 실제로 외롭다. 혼자 일하니까 대화 상대가 없다. 남자친구도 주말에만 만난다. 아프면 회사가 멈춘다. 지난달에 독감 걸렸을 때 3일 동안 CS 못 했다. 고객들이 이탈했다. MRR이 10만원 줄었다. 부모님 말이 다 맞다. 그래도 결혼은 답이 아닌 것 같다. 결혼한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나. 아니다. 회사는 여전히 내 책임이다. 결혼해도 고객은 문의한다. 차라리 직원을 뽑거나, 투자를 받거나, 팀을 만들거나. 그게 먼저인 것 같다. 언제 결혼하냐는 질문에 답이 없다 솔직히 모르겠다. 결혼하고 싶긴 하다. 남자친구도 좋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회사가 지금 중요하다. 2년 동안 만든 걸 놓고 싶지 않다. MRR 500 찍으면 여유가 생긴다. 직원도 뽑을 수 있다. 그때 가서 생각해볼 수 있다. 부모님은 이해 못 한다. "돈보다 가정이 중요하다." 나한테는 지금 둘 다 중요하다. 그리고 사실, 결혼이 가정의 전부는 아니지 않나. 혼자 사는 것도 하나의 삶이다. 엄마가 다시 전화한다. "그래서, 결혼은?" "아직이요. 바빠요." "매번 그 말만 하네." 할 말이 없다.결혼은 언제 할지 모르겠다. 회사가 먼저다. 지금은.

밤 11시에 고객 문의가 들어왔다. 나는 언제 쉬지?

밤 11시에 고객 문의가 들어왔다. 나는 언제 쉬지?

밤 11시, 또 울린다 출근했다. 아침 9시. 피곤하다. 어제 자정까지 일했다. 슬랙을 켰다. 밤 11시 47분에 고객 문의. "결제 안 돼요. 급해요." 그들은 급하다. 나도 급하다. 답변했다. 12시 2분. "확인해드리겠습니다." 자신이 없다. 이게 CS인가, 야근인가 헷갈린다. 회사라면 교대 근무가 있을 텐데. 나는 회사 자체다.CS라는 이름의 24시간 근무 MRR 350만원. 이건 자랑인가, 한숨인가. 고객사 120개. 누군가는 언제나 깨어있다. 시차 문제는 없다. 한국만 있으니까. 하지만 고객 입장에선 몰라. 그들도 야근 중이다. 낮에 문제 못 본 게 밤에 터진다. "제가 다 해요"라고 했는데, 이게 이런 뜻이구나. 대표 = 개발자 = 디자이너 = CS팀 = 회계. 대표만 없으면 다 내가 한다. 고객: "혹시 지금 봐줄 수 있나요?" 나: "네, 확인해볼게요." (해야 한다는 뜻이다.) 슬랙 알림은 꺼놨다. 3일 전에. 그럼 놓친 문의가 있을까봐 켜놨다. 2시간 뒤. 악순환이다. 밤 11시. 새로 온 문의. 결제 오류니까 시급하다. 수익이 끊기는 순간이니까. 그들의 시간이 내 시간이 돼버린다.혼자라서 더 빠르고, 혼자라서 더 외로운 투자 안 받은 이유가 이거다. 투자받으면 이사회가 생기고, 이사회는 회의하고, 회의는 길어진다. 나는 결정이 빠르고 싶다. 직원도 안 뽑은 이유가 이거다. 직원 뽑으면 급여 나가고, 관리해야 하고, 책임이 커진다. 나는 유연하고 싶다. 근데 지금 뭐 하고 있는가. 밤 11시에 고객 문제 해결하고 있다. 유연함이 자유가 아니라 속박이 됐다. "빨리 가려면 혼자, 멀리 가려면 함께" 누가 한 말인데 맞는 말이다. 근데 난 빨리도 가고 싶고 멀리도 가고 싶다. 양쪽 다 못 하는 것 같은데. 빠르지도 않고 (혼자니까 느린 거다). 멀리도 못 간다 (스케일업 안 되니까). 그냥 지친다. 고객 한 명 한 명이 다 소중하다. 120개 회사의 업무 흐름이 내 SaaS에 달려있다. 그 책임감은 좋다. 하지만 밤 11시에 깨어야 한다는 건 나쁘다. 혼자인 게 강점인 줄 알았다. 결정 빠르고, 비용 안 들고, 자유로울 줄 알았다. 맞다. 그런데 그게 언제까지냐는 문제다.밤 11시를 피할 수 없는 이유 직원 뽑으면 문제 해결 안 된다. 그들도 밤 11시에 안 본다. 시스템을 만들면? 그게 이 SaaS 아닌가. AI 챗봇? 고객은 사람과 대화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결국 나다. 야근을 거부하면 고객이 떠난다. 경쟁사는 이메일 받으면 아침에 본단다. 나는 밤 11시에도 본다. 차이는 여기다. MRR 350만원은 이 차이로 나온 건 아닐까. 그런데 또 다른 생각이 든다. 정말 그럴까? 고객들이 나의 빠른 응답을 원하는 걸까? 아니면 내가 그렇게 조건을 만든 걸까? 첫 고객 때부터 빨랐다. 당시 나는 시간이 많았다. 홀 타임이니까. 그럼 지금도 같은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경쟁 우위가 됐다. 근데 이제 그게 족쇄가 됐다. 밤 11시 문의. "제가 다 해요." 이 말이 이제 무섭다. [IMAGE_4]휴가라는 걸 몰라 2년 연속 여름휴가 없다. 겨울휴가? 뭐 그런 게 있나. 고객사들은 정상 운영한다. 그들이 멈추면 나도 멈춘다. 그들이 운영되려면 나는 깨어있어야 한다. 휴가를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동 응답? 무책임하게 느껴진다. 외주? 그들도 내 시스템을 몰라. 야근? 휴가도 아니고 준비만 2배. 그래서 그냥 안 간다. 대신 시간은 자유롭다고 생각한다. 오후 3시에 밤 10시까지 일하고. 아침 9시에는 쉰다고 생각한다. 자기위로다. 병원 갈 때도 문제다. 감기 걸리면 회사가 멈춘다. 아프면 답변이 늦어진다. 늦으면 고객이 불안해한다. 불안하면 이탈한다. 그래서 병원도 잘 안 간다. 감기도 무시한다. 밤 11시에도 답변한다. [IMAGE_5]그래도 다시 내일 밤 11시 47분, 고객 문의. 밤 12시 2분, 답변. 그 고객은 자신의 문제가 15분 만에 해결되길 바랐나? 아마도 아침 첫 일로 기대했을 수도 있다. 근데 나는 밤에 봤다. 감사하다고 메시지 왔다. 그게 맞는 건가 싶다. 직원 뽑으면? 고객 경험이 떨어질 거다. 투자 받으면? 성장 압박이 생길 거다. 지금 이대로면? 번아웃이 올 거다. 셋 다 불완전하다. 근데 지금 이 순간만 생각하면. 고객이 감사해하고. 수익이 나오고. 내가 만든 서비스가 누군가의 업무를 돕고 있다. 그게 충분할까? 아니다. 밤 11시는 너무 늦다. 내일은 뭘 할까. 슬랙 알림을 진짜 끌까? 고객에게 업무시간을 정의할까? 아니면 그냥 이렇게 계속할까? 모른다. 내일 아침 9시에 피곤할 거 알면서도. 오늘 밤 11시에 또 고객 문의 받으면 답할 거다. 왜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습관이 됐다. "제가 다 해요."밤 11시에는 쉴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우리는 언제 쉬는 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