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5 Dec, 2025
매일 밤 유튜브로 새로운 개발 공부를 하는 이유
매일 밤 유튜브로 새로운 개발 공부를 하는 이유오늘도 유튜브 켰다 밤 11시. 고객 문의 다 답했다. CS 처리 끝났다. 마케팅 콘텐츠도 올렸다. 이제 자면 되는데 자동으로 유튜브를 켠다. "노코드 최신 기능 업데이트" "SaaS 온보딩 UX 개선 사례" "개인 개발자가 쓰는 자동화 툴" 구독한 채널만 50개다. 매일 새 영상이 올라온다. 다 볼 수가 없다. 그래도 본다. 왜냐고? 안 보면 불안하니까.혼자서 전부 하니까 2년 전 창업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획뿐이었다. PM 출신이니까 와이어프레임 그리고, 유저 플로우 짜고, 기능 정의하는 건 했다. 근데 개발은 못 했다. 외주 개발자 찾았다. 견적 받았다. 3000만원. 돈이 없었다. "노코드로 MVP 만들어보자." 그게 시작이었다. Bubble 유튜브 강의 보면서 따라 했다. 처음엔 버튼 하나 만드는 데 2시간 걸렸다. 데이터베이스 구조 이해하는 데 일주일 걸렸다. 지금은? 새 기능 하나 만드는 데 3시간이면 된다. 혼자 하니까 선택지가 없었다. 배우든가, 접든가. 접을 생각 없었으니까 배웠다. 근데 개발만 알면 되나? 아니지. 마케팅도 해야 한다. SEO도 알아야 한다. 구글 애널리틱스도 봐야 한다. 이메일 마케팅도 돌려야 한다. SNS 콘텐츠도 만들어야 한다. 다 유튜브로 배웠다. "개인 개발자 SEO 전략" "SaaS 마케팅 기초" "트위터로 고객 모으는 법" 1인 창업가는 풀스택이 아니라 "올스택"이어야 한다. 개발, 마케팅, CS, 재무, 법률까지. 전부 내가 한다. 하나라도 모르면 회사가 멈춘다. 그래서 매일 밤 공부한다.유튜브가 내 대학이다 정규 교육으로 배운 건 하나도 안 쓴다. 대학 때 배운 경영학? 안 쓴다. 전 직장에서 배운 PM 스킬? 30%만 쓴다. 진짜로 쓰는 건 전부 유튜브로 배웠다. Bubble 강의 - 인도 개발자가 영어로 설명하는 거. 자막 틀고 봤다. 노션 자동화 - 한국 유튜버가 올린 10분짜리 영상. 이메일 마케팅 - 미국 SaaS 창업가 브이로그. 다 무료다. 학원비 0원. 강의 구독료 0원. 돈 없는 1인 창업가한테 유튜브는 생명줄이다. 요즘 내가 보는 채널들:IndieHackers 팟캐스트 클립 노코드 한국 커뮤니티 해외 개인 개발자 브이로그 SaaS 성장 케이스 스터디 자동화 툴 튜토리얼영상 하나당 10분에서 30분. 저녁 먹으면서 본다. 설거지하면서 본다. 침대에 누워서 본다. 한 달이면 50개 영상. 1년이면 600개. 2년 하니까 1200개 넘게 봤다. 학교 4년 다니는 것보다 많이 배웠다. 배워도 또 배워야 한다 문제는 끝이 없다는 거다. 작년에 배운 노코드 기능? 올해 업데이트되면서 다 바뀌었다. 작년에 통하던 마케팅 전략? 알고리즘 바뀌어서 안 먹힌다. 작년에 쓰던 자동화 툴? 새 툴이 나와서 갈아탔다. 기술은 6개월마다 바뀐다. 트렌드는 3개월마다 바뀐다. 계속 공부 안 하면 뒤처진다. 뒤처지면 고객이 떠난다. 고객이 떠나면 매출이 떨어진다. 그래서 멈출 수가 없다. 어제 본 영상: "2024년 SaaS UX 트렌드" 오늘 본 영상: "Bubble 신기능으로 속도 2배 빠르게" 내일 볼 영상: "개인 개발자 번아웃 극복법" (아이러니) 배우는 것도 일이 됐다. 쉬는 시간에도 배운다. 주말에도 배운다. 친구들은 넷플릭스 보는 시간에 나는 유튜브 본다. 드라마 대신 튜토리얼. 외롭냐고? 외롭다. 근데 선택지가 없다.공부가 무기다 경쟁사가 있다. 우리보다 팀 크다. 개발자만 5명이다. 나는 1명이다. 어떻게 이기나? 빠르게 배워서 빠르게 적용한다. 경쟁사가 회의하고 기획하고 개발 일정 잡는 동안, 나는 유튜브 보고 바로 만든다. 작년 11월에 본 영상 하나가 우리 MRR을 50만원 올렸다. "예약 알림 자동화를 카톡으로" - 영상 길이 12분. 그날 밤 바로 적용했다. 다음 날 고객사 10곳에 안내했다. 일주일 뒤 신규 고객 3명 들어왔다. 한 달 뒤 경쟁사도 같은 기능 출시했다. 늦었다. 우리가 먼저였다. 1인 창업가의 강점은 속도다. 빠르게 배우고 빠르게 실행한다. 회의 없고 승인 없고 일정 조율 없다. 유튜브가 내 R&D팀이다. 무료로 최신 정보 주고, 실전 노하우 알려주고, 실패 사례까지 보여준다. 이거 안 보면 바보다. 밤에만 시간이 난다 낮에는 못 본다. 고객 문의 답해야 하고, CS 처리해야 하고, 급한 버그 고쳐야 한다. 오후도 바쁘다. 새 기능 개발하고, 마케팅 콘텐츠 만들고, SNS 답글 달아야 한다. 저녁? 남자친구랑 통화하고, 저녁 먹고, 설거지하고 나면 10시다. 진짜 내 시간은 밤 10시부터다. 그때부터 유튜브 켜고 공부한다. 노트에 정리한다. 노션에 기록한다. "이거 내일 당장 적용해보자" "이건 나중에 팀 생기면 써야겠다" "이 실수는 우리도 하고 있었네" 새벽 1시까지 본다. 잠 줄여가며 본다. 건강에 안 좋은 거 안다. 근데 지금 안 배우면 나중은 없다. 창업 2년차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 성장 안 하면 3년차 못 간다. 그래서 잔다. 6시간만. 그리고 다음 날 또 배운다. 친구가 물었다. "언제까지 그렇게 살 거야?" 모르겠다. 팀 생길 때까지? 투자 받을 때까지? MRR 1000만원 넘을 때까지? 답은 없다. 그냥 계속한다. 배우는 게 재미있다 솔직히 힘들다. 매일 밤 공부하는 거 피곤하다. 근데 재미도 있다. 어제 몰랐던 걸 오늘 아는 기분. 어제 안 되던 게 오늘 되는 순간.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이 방법이 있었네" "왜 진작 안 배웠지" 새로운 거 배울 때마다 내 무기가 하나씩 늘어난다. RPG 게임에서 스킬 찍는 것처럼. 레벨업하는 기분이다. 2년 전 나는 노코드 'ㄴ'도 몰랐다. 지금은 복잡한 자동화도 혼자 만든다. 2년 전 나는 SEO가 뭔지 몰랐다. 지금은 우리 블로그가 구글 첫 페이지 나온다. 2년 전 나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지금은 혼자서도 회사를 돌린다. 다 유튜브로 배웠다. 돈 한 푼 안 들이고 여기까지 왔다. 혼자라서 더 배운다 직장 다닐 때는 몰랐다. 개발은 개발자가 하고, 디자인은 디자이너가 하고, 마케팅은 마케터가 했다. 나는 기획만 하면 됐다. 편했다. 근데 안 배웠다. 지금은 전부 내가 한다. 불편하다. 근데 엄청 배운다. 매일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그럴 때마다 유튜브 켜고 검색한다. "노코드에서 API 연동하는 법" "개인 사업자 세금 신고 방법" "SaaS 고객 온보딩 이메일 시퀀스" 답은 다 있다. 영상으로. 무료로. 혼자 하니까 의존할 사람이 없다. 그래서 더 빨리 배운다. 회사 다닐 때는 "이거 어떻게 해요?" 물어보면 됐다. 지금은 물어볼 사람이 없다. 유튜브가 내 선배다. 외롭다. 근데 강해진다. 나중에 팀 생기면 언젠가 직원 뽑을 날이 올까? 모르겠다. 지금은 혼자가 편하다. 빠르다. 자유롭다. 근데 가끔 생각한다. 개발자 한 명만 있어도 나는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을 텐데. 그때가 오면 뭘 할까? 지금 배운 거 다 알려줄 거다. 노션에 정리해둔 거 다 공유할 거다. 내가 본 유튜브 영상 리스트 줄 거다. "이거 보면 우리 회사 개발 스택 이해할 수 있어요" "이 채널 구독하면 최신 트렌드 놓치지 않아요" 지금 혼자 배우는 건 나중을 위한 투자다. 팀 생겨도 나는 계속 배울 거다. 대표는 제일 많이 알아야 한다. 그래야 방향을 정할 수 있다. 유튜브는 평생 볼 거다. 오늘도 유튜브 켠다 새벽 1시다. 영상 하나 더 본다. "2024년 개인 개발자가 알아야 할 5가지" 길이 14분. 내일 아침 회의 없으니까 9시에 일어나면 된다. 지금 자면 8시간 잔다. 괜찮다. 6시간이면 충분하다. 재생 버튼 누른다. 고양이가 내 무릎에 올라온다. 커피는 다 식었다. 상관없다. 배운다. 메모한다. 적용한다. 내일 또 성장한다.혼자 하니까 배운다. 배우니까 성장한다. 성장하니까 살아남는다. 그게 1인 창업가의 일상이다.
- 04 Dec, 2025
고객이 120개사 됐는데 왜 혼자가 편해?
고객사 120개인데 직원은 0명 MRR이 350만원 넘었다. 고객사가 120개다. 아침 9시에 일어나면 문의 메일이 15개쯤 와 있다. CS 채널에는 빨간 점 23개. 혼자 다 본다. 누군가는 묻는다. "이제 직원 뽑아야 하는 거 아냐?" 대답은 언제나 같다. "글쎄."직원을 안 뽑는 이유 1: 의사결정 속도 작년 11월이었다. 고객이 새 기능을 요청했다. "예약 취소 시 자동 환불 안 되나요?" 나는 그날 밤 12시까지 개발했다. 다음 날 아침 배포했다. 요청부터 배포까지 14시간. 고객은 놀랐다. "대박 빠르네요." 나도 놀랐다. "회사 다닐 땐 기획회의만 2주였는데." 직원이 있으면 이렇게 못 한다. "이 기능 넣을까요?" 물어야 한다. "우선순위가 맞나요?" 논의해야 한다. "리소스 배분은?" 조율해야 한다. 귀찮다. PM 4년 하면서 질렸다. 회의 지옥. 지금은 오전에 결정하고 오후에 만든다. 이 속도가 내 경쟁력이다. 직원을 안 뽑는 이유 2: 문화 유지 내 회사 문화는 간단하다. "고객이 원하면 바로 만든다." CS 답변은 24시간 안에. 긴급하면 1시간 안에. 이게 내 방식이다. 직원을 뽑으면 이걸 강요해야 한다. "밤 10시에도 답변해 주세요." "주말에도 모니터링 부탁드려요." 말이 안 된다는 거 안다. 나는 내 회사니까 밤새도 괜찮다. 하지만 직원한테는 못 시킨다. 그러면 문화가 무너진다. CS 답변이 느려진다. 고객 만족도가 떨어진다. 차라리 혼자 하는 게 낫다.직원을 안 뽑는 이유 3: 지분과 돈 현실적으로 계산해 봤다. 개발자 연봉: 5000만원 디자이너 연봉: 4000만원 운영 담당: 3500만원 합계: 1억 2500만원. 내 연매출은 4200만원이다. 말이 안 된다. "그럼 계약직이나 파트타임은요?" 좋은 사람은 안 온다. 경험상. 실력 있는 개발자는 정규직으로 간다. 연봉 7000만원 받으면서. 내가 줄 수 있는 건 지분이다. "초기 멤버로 10% 줄게요." 근데 10% 주기 싫다. 솔직히. 혼자 2년 버티면서 만든 건데. 투자도 안 받고, 외주비도 아끼면서, 밤새면서 만든 건데. 10%는 크다. 미래에 회사가 10억짜리가 되면 1억이다. 그 사람이 그만큼 기여할까? 모르겠다. 그런데 외롭다 역설이다. 직원 안 뽑아서 자유롭다. 그런데 외롭다. 아침에 일어나면 혼자다. 커피 마시면서 "어제 배포 잘됐어요?" 물어볼 사람이 없다. 점심 먹으면서 "이 기능 어떻게 생각해요?" 논의할 사람이 없다. 저녁에 "오늘 고생했어요" 할 사람이 없다. 혼자 결정하고, 혼자 개발하고, 혼자 배포한다. 기쁠 때도 혼자다. 작년 12월, MRR이 300만원 넘었을 때. 와인 한 병 샀다. 혼자 마셨다. 고양이한테 말했다. "야옹아, 우리 300 넘었어." 고양이는 하품했다.트위터가 유일한 동료 요즘은 트위터에 산다. "오늘 신규 가입 3건" "CS 처리 시간 평균 2시간으로 단축" "새 기능 배포 완료" 올리면 반응이 온다. "축하해요!" "대단하시네요" "저도 솔로프리너인데 응원합니다" 이게 유일한 대화다. 동료가 아니다. 알고 보면. 그냥 인터넷에 사는 사람들이다. 얼굴도 모른다. 근데 이게 내 팀이다. 웃긴 일이다. "함께 하실래요?" 메시지 한 달에 2~3번 온다. "관심 있는 분야라 메시지 드렸어요. 같이 해보고 싶습니다." 대부분 거절한다. 이유는 간단하다.실력을 모른다. 오래 할지 모른다. 일하는 방식이 다를 것 같다.근데 가끔 진짜 좋은 사람도 있다. 포트폴리오 보면 잘한다. 메시지 보면 진정성 있다. 그래도 답 못 한다. "같이하면 편할 것 같은데." "근데 자유를 잃을 것 같은데." 이 고민이 3일 간다. 결국 안 한다. 혼자의 한계 사실 안다. 한계를. 고객사 120개 넘어가면서 느낀다. CS가 밀린다. 답변이 늦어진다. 개발 속도가 느려진다. 다른 일이 많아서. 마케팅을 못 한다. 시간이 없어서. 이러다 성장이 멈출 것 같다. 작년 같으면 "혼자도 되는데?"였다. 지금은 "혼자는 안 되는데?"다. 벽이 보인다. 결국은 트레이드오프 정리하면 이거다. 혼자:의사결정 빠름 문화 유지됨 지분 100% 외로움 성장 한계팀:의사결정 느림 문화 흔들림 지분 나눔 덜 외로움 성장 가능성무엇을 선택할까. 아직 모르겠다. 120개사일 때는 혼자가 맞다고 생각했다. 150개사 되면 다를 것 같다. 200개사 되면 확실히 다를 것 같다. 그때 가서 생각한다. 지금은 혼자가 편하다 솔직히 말하면. 직원을 안 뽑는 건 능력 문제가 아니다. 마음의 문제다. "이 사람 믿어도 될까?" "3개월 후에도 있을까?" "내 방식을 이해할까?" 확신이 없다. 그래서 혼자 한다. 외롭지만 안전하다. 불편하지만 통제된다. 혼자가 편하다. 진짜로.고객이 늘수록 외로움도 는다. 이 역설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아직 답이 없다.
- 03 Dec, 2025
트위터에 'MRR 350만원'이라고 올렸을 때 받은 반응들
올렸다. MRR 350만원. 트위터에 올렸다. 손 떨렸다. "지난달 MRR 350만원 달성했습니다 🎉" 스크린샷도 첨부했다. 스트라이프 대시보드. 숫자 그대로. 포토샵 안 했다. 올리고 폰 뒤집어놨다. 심장 뛰었다. 왜 떨리는지 모르겠다. 내 돈인데. 10분 후 확인했다. 알림 23개. 시작됐다.첫 반응은 응원이었다. "축하합니다! 👏" "대단하세요!" "어떻게 하셨어요?" 좋았다. 기분 좋았다. 올리길 잘했다 싶었다. 그런데 30분 지나니까 달라졌다. "350만원으로 어떻게 살아요?" "직원은요?" "투자 안 받으세요?" "이걸 자랑이라고..." 멈췄다. 읽다가. 자랑 아니었다. 공유였다. 기록이었다. 근데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닫았다. 트위터. 저녁 먹었다. 컵라면. 식었다.DM이 쏟아졌다. 다음날 아침. DM 17개. 크게 세 종류였다. 1. 진짜 궁금한 사람들 "저도 솔로프리너 준비 중인데요, 어떤 스택 쓰세요?" "고객 어떻게 모으셨어요?" "노코드 툴 추천해주세요" 이건 답했다. 길게. 아침 2시간 썼다. 왜냐면 나도 2년 전에 똑같이 물어봤으니까. 누군가 답해줬으니까. 2. 팔려는 사람들 "저희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투자 검토해드릴게요" "직원 구하시면 연락주세요" 안 읽었다. 바로 삭제. 3. 이상한 사람들 "ㅋㅋ 350 가지고" "나 월급이 더 많은데" "허세 ㄴㄴ" 이것도 삭제. 근데 기억에 남았다. 짜증났다. 350만원이 적다고? 2년 전엔 0원이었다. 혼자 만들어서 여기까지 왔다. 비교할 거면 당신 사업 시작해봐. 그렇게 생각했다. 말은 안 했다.가장 아팠던 댓글 한 개 있었다. 지울 수 없는 거. "MRR 350이면 그냥 취직하세요. 시간 낭비예요." 읽었다. 세 번. 화났다. 아니, 슬펐다. 아니, 혼란스러웠다. 맞나? 싶었다. 진짜 시간 낭비인가? 계산했다. 노트에.MRR 350만원 생활비 200만원 남는 돈 150만원 월급보다 적다. 맞다.근데 뭐가 다른가.출근 안 한다 회의 없다 상사 없다 내가 만든다 내가 키운다 고객이 내 이름 안다이게 가치 아닌가. 숫자로 안 재지는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다. 근데 확신은 없었다. 밤에 남자친구한테 전화했다. "나 이거 계속해도 돼?" "왜?" "350만원밖에 안 벌어." "밖에? 혼자 350이잖아." 울었다. 조금. 응원은 예상 밖에서 왔다. 며칠 지났다. 트위터 안 켰다. 그런데 이메일 왔다. 제목: "MRR 350 트윗 보고 용기 냈습니다" 누군지 모른다. 읽었다. "저는 MRR 80만원입니다. 4개월째요. 당신 트윗 보고 '나만 느린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답장 안 했다. 못 했다. 뭐라고 써야 할지 몰랐다. 저장했다. 그 이메일. 그 후로도 왔다. 비슷한 거. "MRR 200만원인데 부끄러웠는데 당신 보고 공유했어요" "저도 오늘부터 빌딩 인 퍼블릭 시작했습니다" "숫자 공개하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되네요" 깨달았다. 내 350만원이 누군가의 기준점이었다. 나도 그랬으니까. 누군가의 "MRR 100만원" 트윗 보고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으니까. 투명성이 용기가 된다. 숫자가 희망이 된다. 비판하는 사람들의 패턴 관찰했다. 댓글 단 사람들. 비판하는 사람 = 프로필 빈 사람 진짜다. 팔로워 50명 이하. 트윗 10개 이하. 프사 없음. 실명 안 걸고 욕하는 거다. 응원하는 사람 = 실제로 뭔가 하는 사람 프로필 채워져 있다. 사이드 프로젝트 링크 있다. 실제 활동한다. 이해했다. 안 해본 사람이 쉽다고 한다. 해본 사람이 응원한다. 그 후로 비판 안 읽었다. 프로필부터 확인했다. 빈 프로필이면 바로 뮤트. 시간 아깝다. 숫자 공개의 부작용 좋은 것만 있는 건 아니었다. 1. 경쟁사가 본다 당연하다. 내 숫자 보고 전략 짠다. "쟤가 350이면 우린 이 정도 해야 해" 괜찮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제품이 다르니까. 2. 고객이 흔들린다 한 고객이 물었다. "MRR 350이면... 서비스 망하는 거 아니에요?" 당황했다. 설명했다. "아니요, 수익 나고 있고요. 계속 성장 중입니다." 그 후로 조심했다. 숫자 공개할 때 맥락도 함께. "MRR 350 (전월 대비 +15%)" "고객사 120개 (이탈률 3%)" 안심시켜야 한다. 투명성과 안정성. 둘 다. 3. 주변 시선 엄마한테 전화 왔다. "네가 인터넷에 돈 얘기 올린다며?" "...누가 말했어요?" "이모가 봤대. 350만원?" "네." "그게 많은 거야 적은 거야?" "...많은 거예요." 거짓말 아니다. 혼자서 만든 거 치고 많다. 근데 설명 안 했다. 길어진다. "그래, 조심해라." 끊었다. 가족한테는 안 보여야 하나. 고민됐다. 두 번째 공유는 더 쉬웠다. 다음 달. MRR 380만원. 또 올렸다. 트윗. "MRR 380만원 (+8.5%)" 이번엔 안 떨렸다. 반응 예상됐다. 응원 70%, 비판 20%, 질문 10%. 맞았다. 근데 달라진 게 있었다. 팔로워가 늘었다. 지난달 1200명 → 이번 달 1850명. 공유하니까 사람이 모인다. 숫자 올리니까 신뢰가 생긴다. "이 사람 진짜 하는구나." 그렇게 보이는 거다. DM도 질 좋아졌다. 이상한 거 줄었다. 진지한 질문 늘었다. "어떤 마케팅 채널이 효과적이었나요?" "첫 고객 10명 어떻게 모으셨어요?" "CS 혼자 처리 가능한가요?" 답했다. 성실하게. 이것도 콘텐츠가 된다. 나중에 블로그 글로 쓴다. 협업 제안도 왔다. "같이 웨비나 하실래요?" "게스트 인터뷰 가능하세요?" "유튜브 출연 어떠세요?" 다 했다. 노출 좋다. 공짜 마케팅이다. 투명성이 기회가 된다. 질문에 답하면서 배웠다. DM 답장하다가 깨달았다. 내가 아는 게 많아졌다. 2년 전엔 아무것도 몰랐다. 지금은 설명할 수 있다. "노코드 툴 뭐 써요?" → Bubble, Webflow, Zapier, Notion 조합 "결제는요?" → 스트라이프. 한국은 토스페이먼츠 "서버는요?" → 필요 없어요. 노코드니까. "고객 어떻게요?" → 트위터 + 링크드인 + SEO 답하면서 정리됐다. 내 방법론이. 나중에 강의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투명성이 전문성이 된다. 비교는 독이었다. 문제는 다른 사람들 트윗이었다. "MRR $10K 돌파!" "월 5000만원 찍었습니다" "ARR 10억 달성" 보면 우울했다. 나는 380만원. 쟤는 5000만원. 무슨 차이지. 나는 왜 이렇게 느리지. 밤에 계속 생각했다. 그만뒀다. 비교. 규칙 만들었다.남 숫자 안 본다 내 지난달만 본다 +1%라도 성장이다지켰다. 트위터에서 숫자 트윗 보이면 바로 스크롤. 비교는 끝이 없다. 내 속도가 내 속도다. MRR 500 찍으면 올릴까? 고민 중이다. 계속 올려야 하나. 매달. 장점 있다.동기부여 된다 사람들이 기대한다 기록 남는다단점도 있다.압박 느껴진다 내려가면 어쩌지 너무 투명한 거 아닌가아직 모르겠다. 일단 500 찍고 생각하기로 했다. 한 달 남았다. 지금 420만원. 80만원 더. 가능하다. 신규 고객 15개면 된다. 집중한다. 투명성이 준 것 정리하면 이렇다. 얻은 것:팔로워 650명 증가 협업 기회 5건 진짜 질문하는 사람들 나 자신 이해 방법론 정리 누군가의 용기잃은 것:프라이버시 조금 평온함 비교 안 하던 습관배운 것:비판은 빈 프로필에서 온다 응원은 실제로 하는 사람에게서 온다 숫자는 맥락과 함께 투명성 ≠ 자랑 기록이 콘텐츠가 된다아직도 떨린다. 올릴 때마다. 근데 올린다. 계속. 왜냐면 2년 전 내가 누군가의 숫자 보고 용기 냈으니까. 이제 내가 그 누군가가 되는 거다.MRR 420. 다음 달엔 500 올릴까. 아니면 조용히 넘어갈까. 고민된다.
- 03 Dec, 2025
아프면 회사가 멈춘다. 그래서 나는 감기에 걸린 채로 일한다
아프면 회사가 멈춘다. 그래서 나는 감기에 걸린 채로 일한다 목요일 새벽 4시, 열이 38.5도 목이 칼로 긋는 것처럼 아팠다. 어제 저녁부터 몸이 이상했다. 으슬으슬하더니 밤새 열이 올랐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땀을 흘렸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타이레놀을 찾았다. 없었다. 핸드폰을 켰다. 슬랙 알림 7개. 카톡 문의 3개. 이메일 12개. "예약 시스템이 안 돼요. 급합니다." 목요일 아침 9시 오픈하는 요가 스튜디오 고객사였다. 지금 6시간 후다. 침대에서 일어났다. 노트북을 켰다. 감기에 걸렸다는 건 1인 회사에서는 재난이다.혼자 회사를 하면 백업이 없다 2년 전 퇴사할 때 이 부분을 생각 못 했다. 회사 다닐 때는 아프면 연차 냈다. 아무도 뭐라 안 했다. 내가 없어도 회사는 돌아갔다. PM이 없으면 다른 PM이 회의에 들어갔다. CS 팀이 고객 문의를 받았다. 지금은 내가 회사다. 개발자도 나. 마케터도 나. CS 담당도 나. 대표도 나. 한 명이 쓰러지면 전부 멈춘다. 고객사 120개가 내 SaaS를 쓰고 있다. 예약 관리 시스템이다. 요가 스튜디오, 필라테스, 헤어샵, 네일샵. 다들 영업 시간에 예약을 받는다. 시스템이 다운되면 그들의 하루 매출이 날아간다. 내가 아프든 말든 상관없다. 고객의 예약은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아픈 채로 일한다. 2년간 제대로 쉰 날: 5일 노트북 히스토리를 확인했다. 창업 후 730일. 노트북을 안 켠 날은 5일이었다. 설날 1일. 추석 1일. 작년 12월 남자친구랑 제주도 간 날 3일. 제주도 때도 새벽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CS 확인했다. 완전히 쉰 건 아니다. 주말도 없다. 토요일 일요일에도 문의가 온다. "일요일인데 예약이 안 잡혀요." "토요일 오후인데 시스템 오류 같아요." 답한다. 10분 안에. 안 그러면 불안하다. 환불 요청 들어올까봐. 나쁜 리뷰 올라올까봐. MRR 350만원. 이게 내 생계다. 월세 70만원. 건보료 20만원. 카드값 50만원. 외주 디자이너비 30만원. 남는 게 180만원. 한 명이라도 이탈하면 아프다. 그래서 쉴 수가 없다.감기 걸린 날의 타임라인 오전 9시 타이레놀 먹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요가 스튜디오 예약 시스템 버그 수정. 30분 걸렸다. "해결됐어요! 감사합니다🙏" 답장 안 했다. 목이 너무 아팠다. 오전 11시 약국 갔다. 5분 거리. 종합감기약 샀다. 귀가. 핸드폰 확인했다. 문의 2개. "결제가 안 되는데요?" "환불 어떻게 하나요?" 침대에 누워서 답했다. 결제는 PG사 일시 오류였다. 환불은 정책 안내했다. 오후 2시 라면 끓여 먹었다. 반만 먹고 버렸다. 입맛이 없었다. 몸이 축 늘어졌다. 노트북 다시 켰다. 개발 일정 밀렸다. 이번 주에 배포하기로 한 신규 기능. 못 할 것 같았다. 트위터에 썼다. "감기 걸렸는데 일해야 되는 게 1인 회사의 현실." 좋아요 38개. 댓글 7개. "쉬세요ㅠㅠ" "나도 작년에 독감 걸려서 일주일 망했어요." "혼자 하면 리스크 관리가..." 알고 있다. 다들 안다. 하지만 쉴 수가 없다. 오후 5시 낮잠 잤다. 2시간. 일어나서 핸드폰 봤다. 문의 5개.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오후 3시부터 결제가 안 돼요." "예약 목록이 안 보여요." 서버 오류였다. AWS 비용 자동결제 실패. 카드 한도 초과. 미친. 노트북 열고 카드 바꿔서 결제했다. 서버 복구. 20분 걸렸다. 고객사들한테 하나하나 답했다. "일시적 오류였습니다. 복구 완료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답장 12개. "확인했어요." "다음부턴 조심해주세요." "괜찮아요^^" 한 명이 환불 요청했다. 3개월 구독권. "믿을 수 없네요. 환불 부탁드립니다." 환불해줬다. 9만원. 침대에 누웠다. 울고 싶었다. 밤 11시 저녁은 안 먹었다. 노트북 열어서 밀린 개발 작업 조금 했다. 1시간. 더 이상 못 하겠어서 껐다. 내일도 이럴 것 같았다.치과 예약을 세 번 미뤘다 작년 10월에 치과 가기로 했었다. 사랑니 발치. 예약하고 전날 취소했다. 고객사에서 긴급 문의가 들어왔다. 11월에 다시 예약했다. 또 취소했다. 신규 기능 배포일이었다. 12월에 세 번째 예약했다. 이번엔 갔다. 대기실에서 노트북 켰다. 핫스팟 켜서 작업했다. "윤솔로님?" 간호사가 불렀다. "잠깐만요. 5분만요." 고객 문의 답변 중이었다. 간호사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봤다. 알고 있다. 이상해 보인다는 거.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발치하는 동안은 핸드폰 못 봤다. 30분. 끝나고 바로 확인했다. 문의 3개. 다 답했다. 입에서 피 나는 채로. 집에 오자마자 거울 봤다. 입술에 피 묻어 있었다. 노트북 자판에도. 웃겼다. 이게 내 삶이구나. "그럼 직원 뽑으면 되잖아요" 남자친구가 말했다. "왜 혼자 해. 사람 한 명만 뽑아도 되잖아." 안 된다. 직원 뽑으면 월급 줘야 한다. 최소 250만원. 4대보험 포함하면 300만원. 지금 내 MRR이 350만원이다. 순이익 180만원. 직원 뽑으면 내가 남는 게 없다. "그럼 더 키워." 어떻게? 지금도 혼자서 개발, CS, 마케팅 다 한다. 더 키우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 쓰려면 일을 덜어야 한다. 일 덜려면 사람이 필요하다. 순환논리다. "투자 받으면 되잖아." 지분 나누기 싫다. 2년 혼자 굴렸다. 내 회사다. 내 마음대로 하고 싶다. 투자 받으면 보고해야 한다. 설명해야 한다. 성장 압박 받는다. 지금도 힘든데 그런 스트레스까지 더하고 싶지 않다. "그럼 계속 혼자 할 거야?" 모르겠다. 솔직히 모르겠다. 리스크 관리라는 게 없었다 창업 초기엔 생각 못 했다. '내가 아프면?' 이런 거. 일단 만들고 보자. 고객 확보하자. 돈 벌자. 그것만 생각했다. 실제로 돈이 벌렸다. 고객이 늘었다. MRR이 올랐다. 하지만 그만큼 책임이 늘었다. 고객사 120개. 다들 나를 믿고 쓴다. 내 시스템으로 예약을 받는다. 내가 쓰러지면 그들도 멈춘다. 백업이 없다. 대체 인력이 없다. 비상 연락망도 없다. 그냥 나 하나. 작년 여름에 배탈 났을 때가 최악이었다. 3일간 화장실에서 살았다. 탈수 올 뻔했다. 그 3일 동안도 CS 답했다. 화장실에서. 핸드폰 들고 변기에 앉아서 "네 확인하겠습니다" 타이핑했다. 그때 깨달았다. 이건 지속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바꾸지 못했다. 어떻게 바꿔야 할지 몰랐다. 트위터에서 본 다른 솔로프리너들 나만 이런 게 아니었다. 트위터 인디해커 커뮤니티 보면 다들 비슷하다. "독감 걸려서 3일 못 일했더니 MRR 10% 떨어짐." "병원 입원했는데 노트북 들고 들어감ㅋㅋ" "휴가가 뭔가요? 모르는 단어네요." 웃프다. 다들 혼자 한다. 다들 쉬지 못한다. 다들 아프면서 일한다. 어떤 사람은 대안을 만들었다. "CS 챗봇 도입했어요. 80% 자동화." "파트타임 VA 고용. 주 10시간만. 월 50만원." "고객사한테 아예 말함. '혼자 합니다. 응답 느릴 수 있어요.'" 마지막 거 솔직해서 좋았다. 나도 해볼까 싶었다. 하지만 무섭다. 고객 이탈할까봐. 결국 안 했다. 계속 혼자 버틴다. 지금 이 순간도 이 글 쓰면서도 슬랙 켜놨다. 알림 2개 왔다. "내일 예약 확인 문자가 안 가는 것 같아요." "결제 영수증 재발급 부탁드려요." 답해야 한다. 5분 후에. 이 문단 끝내고. 몸은 여전히 안 좋다. 타이레놀 효과 떨어졌다. 다시 열 오르는 것 같다. 내일 병원 가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오전엔 못 간다. 고객사 화상 미팅 있다. 신규 기능 시연. 오후에 가야지. 가서도 핸드폰은 켤 거다. 대기실에서 작업할 거다. 진료받는 10분 빼고는. 언젠가는 바꿔야 한다 알고 있다. 이 방식은 지속 불가능하다. 2년은 버텼다. 5년은 못 버틴다. 큰 병 걸리면 끝이다. 입원하면 회사 망한다. 사고 나면? 끝. 번아웃 오면? 끝. 리스크가 너무 크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바꿀 수가 없다. 돈 문제. 시간 문제. 믿고 맡길 사람 없는 문제. 다 얽혀 있다. 그래서 일단 버틴다. 오늘도. 내일도. 아프면서. 그래도 후회는 안 한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이렇게 힘든데 왜 후회 안 하냐고. 회사 다닐 때가 더 편했을 거 아니냐고. 맞다. 그땐 더 편했다. 아프면 쉬었다. 주말엔 일 안 했다. 월급은 고정적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지금이 더 좋다. 내가 만든 걸 쓰는 사람이 120명이다. 그들이 돈을 낸다. 내 제품이 그들의 일을 돕는다. 회사 다닐 땐 그런 거 못 느꼈다. PM이었지만 결정권 없었다. 만들고 싶은 거 못 만들었다. 회의만 했다. 지금은 내 맘대로 한다. 만들고 싶은 거 만든다. 고객 피드백 바로 반영한다. 어제 받은 의견 오늘 배포한다. 이 속도감이 좋다. 그래서 아파도 한다. 힘들어도 한다. 언젠가는 바뀔 거다. 직원 뽑을 수도 있다. 투자 받을 수도 있다. 아니면 계속 혼자 할 수도 있다. 모르겠다. 지금은 그냥 하루하루 버틴다. 감기 걸려도.내일 병원 다녀와서 또 일할 거다. 어차피 쉴 수 없으니까.
- 03 Dec, 2025
노코드로 SaaS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사실일까
노코드로 SaaS 만들기, 2년 해본 솔직 후기 노코드로 SaaS 만들 수 있냐고? 만들 수 있다. 나도 했으니까. 근데 진짜 궁금한 건 그게 아니잖아. '돈 버는 제품'을 만들 수 있냐는 거지. 스케일업할 수 있냐는 거고. 기술적 한계에 막히지 않냐는 거고. 2년 돌려봤다. MRR 350만원. 고객사 120개. 직원 없이 나 혼자. 답은 "Yes, but..."이다. 시작: 코딩 못 해도 만들었다 2022년 5월. 퇴사했다. PM으로 4년 일했는데 개발자들한테 부탁만 하는 게 지겨웠다. '내가 직접 만들면 안 될까?' 코딩은 못 했다. HTML도 제대로 못 썼다. 근데 Bubble이라는 노코드 툴을 알게 됐다. 드래그 앤 드롭으로 웹앱 만드는 거.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이딴 걸로 진짜 제품을 만들어?" 근데 튜토리얼 보면서 하루 만에 간단한 예약 시스템 프로토타입 만들었다. 충격이었다. 그때부터 미친 듯이 팠다. 유튜브, 공식 문서, 포럼. 한 달 만에 MVP 완성. 지인 미용실 3곳한테 무료로 써보라고 했다. "이거 되네?" 첫 피드백. 그 한마디가 시작이었다.첫 6개월: 빠른 검증 노코드의 최대 장점. 속도다. 아이디어 → 프로토타입 → 검증. 이게 일주일 안에 돌아간다. 개발자 구하고 스펙 짜고 백로그 쌓는 시간 제로. 2022년 6월에 베타 오픈했다. 가격은 월 29,000원. "너무 싼가?" 싶었는데 고객이 없으니까 싸게라도 시작해야 했다. 첫 유료 고객. 네일샵 사장님. 송금 알림 뜰 때 손 떨렸다. 29,000원인데 100만원처럼 느껴졌다. 3개월 만에 고객 15개. MRR 43만 5천원. 혼자 먹고살기엔 부족했지만 "이거 되는 거 같은데?"라는 느낌은 왔다. 핵심은 피드백 루프였다. 고객이 "이 기능 있으면 좋겠어요" 하면 그날 저녁에 만들어서 다음날 배포. 개발사 다닐 땐 상상도 못 할 속도. 고객이 놀랐다. "어제 말한 게 오늘 됐어요?" 이게 노코드 창업의 무기다. 기술적 한계: 분명히 있다 6개월 지나니까 벽이 보였다. 첫 번째 벽. 성능. 고객사가 50개 넘어가면서 데이터베이스 쿼리가 느려졌다. Bubble은 자체 DB를 쓰는데 복잡한 검색이나 대량 데이터 처리에 약하다. 해결책: 외부 DB 붙이기. Supabase(PostgreSQL 기반)를 API로 연결했다. Bubble 프론트엔드, Supabase 백엔드. 이것도 노코드로 가능하다. 근데 이 시점부터 SQL은 알아야 한다. 두 번째 벽. 커스터마이징. 고객이 "우리 회사 ERP랑 연동해주세요" 하면 막힌다. Bubble은 웬만한 API 연결은 되는데 복잡한 로직은 플러그인 만들어야 한다. 그게 코딩이다. 외주 개발자한테 맡겼다. 150만원 주고 커스텀 플러그인 하나 만들었다. 이때부터 "100% 노코드"는 아니게 됐다. 세 번째 벽. 모바일 앱. Bubble은 웹 기반이다. 반응형 웹으로 모바일에서도 쓸 수 있지만 네이티브 앱은 아니다. 고객들이 "앱스토어에서 다운받고 싶어요" 한다. FlutterFlow(노코드 앱 빌더)로 껍데기 앱 만들고 Bubble API 연결하는 방법도 있다. 근데 난 안 했다. 유지보수가 두 배로 늘어나니까. "웹으로 쓰세요. 홈화면에 추가하면 앱처럼 됩니다." 고객 10%는 이탈했다. 나머지 90%는 수긍했다.스케일링 한계: 여기까지다 싶은 순간 고객사 100개 넘어가니까 느꼈다. "이제 혼자는 안 되겠구나." 문제는 기술이 아니었다. 나였다. CS가 하루 20건. 오전엔 답장만 쓴다. 개발할 시간이 없다. 새 기능 업데이트가 한 달에 한 번으로 줄었다. 고객이 묻는다. "결제 모듈 언제 붙여요?" "캘린더 뷰 언제 나와요?" "엑셀 내보내기는요?" 다 만들고 싶다. 근데 손이 두 개다. 하루가 24시간이다. 노코드의 한계가 아니라 솔로프리너의 한계다. 두 번째 문제. 인프라 비용. Bubble 요금제가 월 $115(약 15만원). 고객 늘수록 용량 추가로 더 낸다. Supabase는 월 $25. Zapier로 자동화 돌리니까 월 $50. 이메일 발송 Sendgrid 월 $20. 합치면 한 달에 30만원. MRR의 거의 10%. 코딩으로 직접 만들면 서버비만 내면 되는데 노코드는 SaaS 구독료를 계속 낸다. "AWS 배우고 직접 만들까?" 고민했다. 근데 그러면 3개월 개발에 묶인다. 그 사이 고객 이탈하면? 본전도 못 찾는다. 결론: 지금은 버틴다. MRR 1000만원 넘어가면 그때 마이그레이션 고려한다. 세 번째 문제. 채용. 직원 뽑고 싶다. CS 담당자라도. 근데 노코드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없다. "Bubble 할 줄 아세요?" 물으면 다들 "그게 뭔데요?" 한다. 개발자 뽑자니 노코드 제품 보고 "이거 제대로 된 거 아닌데요" 한다. 결국 못 뽑고 있다. 혼자 버틴다. 번아웃 온다. 그럼에도 노코드를 추천하는 이유 한계 다 말했다. 근데 다시 선택해도 노코드 한다. 왜? 속도. 아이디어를 3일 안에 검증할 수 있다. 실패해도 일주일 날린 거다. 코딩으로 3개월 날리는 것보다 낫다. 자유. 개발자 눈치 안 본다. 디자이너 일정 안 맞춘다. 내가 하고 싶은 거 바로 한다. 비용. 초기 투자 거의 제로. Bubble 무료 플랜으로 시작했다. 첫 고객 생기고 나서 유료 전환. 부트스트래핑에 최적화다. PMF 찾기. 빠르게 만들고 빠르게 버리고 빠르게 피벗. 노코드 아니면 불가능한 속도다. 2년 만에 MRR 350만원. 많다고? 아니다. 근데 혼자 만들어서 여기까지 왔다. 투자 한 푼 안 받고. 직원 없이. 이게 노코드의 진짜 가치다.현실적 조언: 이럴 때 노코드 하지 마라 노코드가 만능은 아니다. 이런 경우엔 걍 코딩 배워라. 실시간 처리 필요하면. 주식 거래, 게임, 실시간 채팅. 노코드로 못 만드는 건 아닌데 지연 있다. 밀리초 단위로 반응해야 하면 개발자 구해라. 대용량 데이터 다루면. 수백만 건 데이터 처리? 노코드 DB로는 버벅인다. 처음부터 PostgreSQL 직접 만져야 한다. 보안이 핵심이면. 금융, 의료. 노코드 플랫폼 믿는 것보다 직접 서버 관리하는 게 낫다. 규제 문제도 있다. 복잡한 알고리즘 있으면. 추천 엔진, AI 모델, 복잡한 계산. 노코드로 프론트는 만들어도 백엔드는 코딩 필요하다. 팀 규모가 크면. 10명 넘는 개발팀? 노코드는 협업 도구가 약하다. Git도 없다. 버전 관리 지옥 온다. 반대로 이럴 땐 노코드가 답이다. MVP 빠르게 만들 때. 투자 받기 전 검증용. 내부 도구 만들 때. 회사 어드민, 대시보드. 굳이 개발자 쓸 필요 없다. B2B SaaS 작은 규모. 내 케이스. 고객 수백 개까지는 문제없다. 콘텐츠 중심 서비스. 커뮤니티, 예약 시스템, 간단한 마켓플레이스. 2년 후 계획: 마이그레이션 vs 올인 요즘 고민이다. 선택지 1: 노코드 버리고 개발자 구해서 처음부터 재개발.장점: 성능, 커스터마이징, 채용 쉬워짐 단점: 6개월 개발 시간, 비용 5000만원+, 리스크 큼선택지 2: 노코드 기반 유지하면서 필요한 부분만 코딩.장점: 안정적, 비용 적음, 계속 빠르게 움직임 단점: 스케일 한계, 기술 부채 쌓임선택지 3: 지금 회사 그대로 유지하고 새 제품 노코드로 또 만들기.장점: 리스크 분산, 포트폴리오 다각화 단점: 분산된 집중력, 두 배 일아직 결정 못 했다. MRR 500 넘어가면 선택지 1. 400대에서 정체되면 선택지 3. 지금은 선택지 2로 버틴다. 확실한 건, 노코드 없었으면 시작도 못 했다는 거다. 결론 아닌 결론 노코드로 SaaS 만들 수 있냐? 있다. 돈 버냐? 번다. 한계 있냐? 있다. 그래도 할 거냐? 한다. 코딩 못 해도 아이디어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 혼자서도 고객 100명 만들 수 있다. 투자 없이도 MRR 만들 수 있다. 완벽한 제품 아니어도 된다. 고객 문제 해결하면 된다. 빠르게 만들고 빠르게 배우면 된다. 노코드는 도구다. 망치로 집을 지을 순 없지만 책장은 만들 수 있다. 내 사업은 책장이다. 그거면 됐다. 지금 이 글 읽고 "나도 해볼까?" 싶으면 해봐라. Bubble 무료 계정 만들고 튜토리얼 하나 따라 해봐라. 하루면 된다. 안 맞으면 그만두면 된다. 맞으면 계속하면 된다. 나는 계속한다.MRR 400 찍으면 치킨 먹는다. 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