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해커스에서 본 '1년에 MRR 1000만원'의 스토리들이 자극이 된다
- 25 Dec, 2025
인디해커스의 1000만원짜리 자극
새벽 3시. 잠이 안 와서 인디해커스 들어갔다.
“How I reached $10K MRR in 8 months”
또 보고 말았다. 이런 제목. 8개월에 1000만원. 나는 2년째 350만원.
클릭했다.

스토리는 다 똑같다
“부업으로 시작했어요.” “3개월 만에 첫 고객.” “6개월에 MRR $5K 돌파.” “지금은 풀타임 인디해커.”
깔끔하다. 성공 스토리는 다 깔끔해.
내 2년은? 지저분하다.
- 첫 3개월: 고객 0명
- 6개월: MRR 30만원 (친구 2명)
- 1년: MRR 150만원 (겨우 손익분기점)
- 2년: MRR 350만원 (여전히 혼자)
이게 현실이다. 드라마틱하지 않다.
댓글 봤다. “Congrats!” “Amazing!” “Inspiring!”
나도 댓글 달았다. “Great work!”
속마음: ‘나만 느린 건가.’

비교는 독이다. 알면서도 한다.
트위터도 똑같다.
“Launched yesterday, $2K MRR today!” “Side project hit $15K MRR, quitting my job” “Bootstrapped to $50K MRR in 18 months”
숫자가 춤춘다. 내 350만원은 초라해진다.
근데 안 볼 수가 없다.
왜? 이게 내 벤치마킹이니까. 이게 내 공부니까.
혼자 하면 기준이 없다. 직장이면 상사가 알려주는데. 내가 빠른지 느린지. 잘하는지 못하는지.
인디해커는 비교 대상이 전 세계다.
미국 애들 보면: 시장이 크다. 가격도 비싸게 받는다. $50/month도 싼 편.
내 SaaS는: 월 3만원. 한국 시장. 가격 올리면 이탈한다.
“시장이 달라.” 스스로 위로한다.
근데 속으론 알지. 핑계일 수도 있다는 거.
자극은 양날의 검
인디해커스 보면 두 가지 감정.
1. 동기부여
“나도 할 수 있어. 저 사람도 혼자 했잖아.”
기능 하나 더 만든다. 마케팅 포스팅 한다. 고객 문의에 더 친절하게 답한다.
다음 날 MRR 3만원 올랐다. (신규 고객 1명)
“이거다. 계속 하면 된다.”
2. 좌절감
“8개월에 1000만원? 나는 2년째 350만원인데?”
기능 개발 손 놓는다. “이거 해봤자…” 생각 든다.
트위터 닫는다. 유튜브 본다. 아무것도 안 한다.
다음 날 이탈 고객 1명. MRR 3만원 빠졌다.
“역시 안 되는 거였어.”
같은 스토리가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내 컨디션에 달렸다. 좋을 땐 자극. 안 좋을 땐 독.

숨겨진 스토리는 안 보인다
성공 스토리는 깔끔하다. 그 뒤는?
“8개월에 MRR $10K” 그 사람.
- 전 직장에서 10년 개발 경험?
- 영어권 시장이라 고객 풀 100배?
- 실패한 프로젝트 5개 있었는데 생략?
- 공동창업자 있는데 ‘혼자’라고 썼나?
모른다. 글에 안 나온다.
내 스토리도 마찬가지.
“2년째 MRR 350만원” 쓰면 초라해 보인다.
근데 뒤를 보면:
- 투자 안 받고 부트스트랩핑
- 빚 없음. 수익은 다 내 거
- 고객 이탈률 5% (업계 평균 15%)
- 혼자서 개발/마케팅/CS 전부
- 기존 직장 PM 경험 4년
- 실패한 사이드 프로젝트 3개
이걸 다 쓰면? 그럭저럭 괜찮아 보인다.
근데 안 쓴다. 왜? 귀찮으니까.
남들도 그럴 거다.
비교할 거면 제대로 하자
요즘은 이렇게 본다.
1. 시장부터 체크
“$10K MRR” → B2B SaaS, 미국 시장, 기업 고객
내 거: B2B SaaS, 한국 시장, 소상공인
시장이 다르면 숫자도 달라야 정상이다.
미국에서 $50 받는 거 = 한국에서 3만원 받는 거.
환율만 다른 게 아니다. 지불 의향 자체가 다르다.
2. 배경 유추하기
- 공동창업자 있나?
- 이전 창업 경험?
- 개발자 출신?
- 마케팅 경험?
- 네트워크 크기?
대부분 성공 스토리는 밑바탕이 두껍다.
“운 좋게” 성공한 사람은 거의 없다. 준비된 사람이 기회 잡은 거다.
3. 타임라인 정확히 보기
“8개월에 $10K”
→ 실제로는 아이디어 구상 6개월 + 개발 8개월 = 14개월
→ 그 전에 실패한 프로젝트 2년
→ 총 3년 반
이렇게 보면 내 2년이 느린 게 아니다.
내가 정한 나만의 기준
남들 MRR 보면서 정신 못 차릴 뻔했다.
그래서 만들었다. 내 기준.
목표: 3년 안에 MRR 500만원
- 1년차: MRR 150만원 (달성)
- 2년차: MRR 350만원 (달성)
- 3년차: MRR 500만원 (진행 중)
이게 내 속도다. 남들이 빠르든 느리든 상관없다.
“3년에 500만원? 적은데?”
아니다. 이유:
- 혼자서 500만원 = 연 6000만원 매출
- 원가 거의 없음 (SaaS니까)
- 내 손에 남는 돈 거의 다
- 투자 안 받아서 지분 100%
- 시간 자유로움
- 하고 싶은 거 한다
직장 다니면? 연봉 6000만원 받으려면 대기업 과장급. 야근에 회의에 정치.
이게 더 나은지 저게 더 나은지는 각자 판단.
나는 이게 낫다.
그래도 가끔은 본다
인디해커스 여전히 본다. 트위터도 본다.
“$20K MRR 달성!” 보면 여전히 부럽다.
근데 이제는 다르다.
예전: “나는 왜 이렇게 느려?” → 자책
지금: “저 사람은 어떻게 했지?” → 학습
댓글 단다. 질문한다.
“What was your main growth channel?” “How did you price your product?” “What’s your churn rate?”
대부분 답해준다. 인디해커 커뮤니티는 친절하다.
배운다. 적용해본다. 안 되면 버린다. 되면 계속한다.
비교는 하되, 배우는 쪽으로.
내 스토리도 누군가에겐 자극
트위터에 올렸다. “2년째 MRR 350만원”
댓글 왔다.
“부럽습니다. 저는 6개월째 50만원도 안 돼요.”
아. 내가 누군가에겐 목표구나.
내가 1000만원 하는 사람 보듯이, 누군가는 나를 본다.
350만원도 누군가에겐 큰 숫자다.
“혼자서 어떻게 하세요?” “CS는 어떻게 처리하세요?” “지치지 않으세요?”
DM 온다. 답해준다.
내가 인디해커스에서 배웠듯이, 누군가는 나한테 배운다.
좋다. 이게 커뮤니티다.
결국 내 속도로 간다
인디해커스 스토리들. 여전히 자극 된다.
1000만원? 물론 부럽다. 가고 싶다.
근데 초조하진 않다. 이제는.
내 속도가 있다. 내 상황이 있다.
- 혼자 한다
- 한국 시장이다
- 투자 안 받는다
- 빠르게보단 오래 가려 한다
남들은 8개월에 1000만원. 나는 4년 걸릴 수도 있다.
괜찮다.
4년 걸려도 도착하면 된다. 포기만 안 하면.
비교는 방향 잡을 때만. 속도는 내가 정한다.
오늘도 본다. 인디해커스.
“$30K MRR in 2 years”
클릭한다. 배운다. 영감 받는다.
그리고 내 화면으로 돌아온다.
오늘 할 일: 신규 기능 배포, 고객 문의 3건, 마케팅 포스팅 1개.
내일 MRR: 350만원에서 355만원 됐으면 좋겠다.
천천히. 꾸준히. 내 속도로.
1000만원 하는 사람 보면서 배우되, 350만원인 지금도 나쁘지 않다는 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