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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 23 Dec, 2025
혼자 결정하니까 확신이 안 선다
혼자 결정하니까 확신이 안 선다 오늘도 혼자 회의했다 오전 10시. 노션 페이지 열었다. "신규 기능 개발 vs 마케팅 집중" 제목. 장단점 표 만들었다. 왼쪽에 개발, 오른쪽에 마케팅. 1시간 동안 혼자 적었다. 지웠다. 다시 적었다. 결론? 없다. 점심 먹고 다시 봤다. 여전히 모르겠다. 트위터 올렸다. "여러분이라면?" 답글 5개. 3대 2로 의견 갈렸다. 더 혼란스럽다. 저녁 7시. 남자친구한테 전화했다. "나 이거 뭐 하는 게 나을까?" 그가 말했다. "네가 더 잘 알지 않아?" 안다. 내가 더 잘 안다는 걸. 그게 문제다.회사 다닐 땐 몰랐던 것 전 직장에선 PM이었다. 의사결정 구조가 명확했다. 내가 제안하면 팀장이 판단했다. 팀장이 애매하면 이사가 결정했다. 최종은 대표. 책임도 분산됐다. 틀려도 "우리가 잘못 판단한 거죠" 였다. 지금은? 전부 나다. 개발 우선순위. 나. 가격 정책. 나. CS 대응 방식. 나. 마케팅 채널 선택. 나. 틀리면? 내 돈 날아간다. 내 시간 낭비된다. 고객 이탈한다. 책임이 100% 내게 온다는 게 이렇게 무거운 줄 몰랐다.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서 좋겠다"는 말 들을 때마다 씁쓸하다. 자유와 외로움은 한 세트다.혼자 회의의 악순환 패턴이 있다.결정해야 할 일 생긴다 노션에 페이지 만든다 장단점 쓴다 2일 동안 고민한다 트위터에 물어본다 의견 갈린다 더 혼란스럽다 결국 원점일주일이 간다. 그 사이 경쟁사는 새 기능 3개 출시했다. 나는 아직 장단점 표만 수정 중이다. 결정을 못 하니까 아무것도 진행이 안 된다. 진행이 안 되니까 불안하다. 불안하니까 더 확신이 안 선다. 악순환이다. 어제는 가격 인상 고민했다. 월 2만원에서 3만원으로. 50% 인상이다. 고객 이탈할까? 아니면 당연히 받아들일까? 비교 대상이 없다. 다른 창업가들 물어봤다. "해봐야 알지." 도움 안 된다.상의할 사람이 없다는 것 공동창업자 있는 친구가 부럽다. "어제 밤새 파트너랑 싸웠어. 방향성 때문에." 부럽다고 했더니 이상하게 봤다. 싸울 사람이라도 있다는 게 좋다. 반대 의견 들을 수 있다는 게. 나는 내 의견에만 갇혀 있다. 어드바이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찾아봤다. 월 50만원. 월 1회 미팅. 비싸다. 그리고 내 사업을 얼마나 이해할까. 결국 안 했다. 부모님한테는 못 물어본다. "그냥 취직해라" 나온다. 남자친구는 다른 업종이다. "네 판단 믿어" 라는 말만 한다. 트위터 팔로워들? 친하지 않다. DM 보내기 부담스럽다. 멘토 찾기 프로그램? 신청했다가 탈락했다. "아직 단계가 이르다"래. 결국 나만 있다. 작은 결정도 어렵다 큰 결정만 문제가 아니다. 작은 것도 힘들다. 블로그 톤앤매너. 반말? 존댓말? 2주 고민했다. 로고 색상. 파란색? 초록색? 디자이너한테 5번 수정 요청했다. 미안했다. CS 답변 템플릿. "고객님" vs "000님". 하루 고민했다. "이런 거까지 고민해?" 싶겠지만, 전부 브랜드다. 전부 고객 경험이다. 틀리면 이미지 망가진다. 혼자니까 확인받을 곳이 없다. 세컨드 오피니언이 없다. 그래서 과하게 고민한다. 시간이 두 배로 든다. 효율이 떨어진다. 확신 없이 결정하는 법 그래도 결정은 해야 한다. 안 하면 회사가 안 굴러간다. 나만의 방법 생겼다. 1. 48시간 룰 이틀 안에 결정 못 하면 무조건 한다. 완벽한 답은 없다. 빠른 실행이 낫다. 2. 되돌릴 수 있는가 되돌릴 수 있으면 일단 한다. 가격 인상? 다시 내리면 된다. UI 변경? 롤백 가능하다. 되돌릴 수 없는 것만 신중히. 직원 채용, 큰 계약, 지분 관련. 3. 최악의 시나리오 최악의 경우 뭐가 날아가나? 돈? 시간? 고객? 견딜 수 있으면 한다. 4. 과거 내 선택 믿기 지금까지 내가 한 결정들 되돌아봤다. 반반이다. 반은 잘했고, 반은 틀렸다. 그래도 회사는 굴러간다. MRR 350만원이다. 고객 120개다. 완벽한 결정 안 해도 된다는 증거다. 5. 일기 쓰기 결정한 이유를 노션에 적는다. "왜 이렇게 했는가" 1-2줄. 나중에 틀려도 당시엔 합리적이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자책 덜 한다. 확신은 없다. 그냥 한다. 외주 디자이너의 말 가끔 협업하는 디자이너가 있다. 그분도 프리랜서다. 8년차. "윤솔로님은 결정을 빨리 하시네요." 칭찬인 줄 알았다. "아뇨, 고민 엄청 해요." "안 그래 보여요. 피드백 명확하시고." 신기했다. 밖에서 보면 확신 있어 보인다는 거. 속으론 헤매는데 겉으론 괜찮아 보인다. 그게 솔로프리너의 모습인가 보다. 혼자니까 불안해도 결정은 해야 한다. 망설여도 진행은 시켜야 한다. 확신 없어도 확신 있는 척. 그렇게 2년 왔다. 그래도 혼자다 동료 있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매일. "이거 어떻게 생각해?" 물어볼 사람. "난 이렇게 봤는데" 반박해 줄 사람. 커피 마시면서 "우리 이번 분기 목표 뭘까" 얘기할 사람. 근데 직원 뽑기엔 이르다. MRR 350만원으론 월급 못 준다. 나도 아직 겨우 먹고산다. 공동창업자 찾기엔 늦었다. 지분 나누기 싫다. 솔직히. 그래서 이러고 산다. 혼자 회의하고, 혼자 결정하고, 혼자 책임진다. 외롭다. 근데 익숙해진다. 가끔 잘한 건지 모르겠다. 그냥 계속한다.오늘도 결정 3개 했다. 확신은 없었다. 그냥 했다. 내일 보면 알겠지 뭐.
- 12 Dec, 2025
'빨리 가려면 혼자, 멀리 가려면 함께'라는 말이 나를 괴롭힌다
이 명언이 날 괴롭힌다 "빨리 가려면 혼자, 멀리 가려면 함께." 아프리카 속담이라던데. 트위터에서 처음 봤다. 솔로프리너들 사이에서 계속 돈다. 볼 때마다 괴롭다. 나한테 정확히 해당되는 말이라서. 2년 전 회사 그만두고 혼자 시작했다. PM으로 4년 일하다가 "내 서비스 만들어보자" 했다. 노코드로 예약 관리 SaaS 뚝딱 만들었다. 투자 안 받았다. 직원도 안 뽑았다. 지금 MRR 350만원. 고객사 120개. 혼자 했다. 전부. 개발, 마케팅, CS, 회계, 디자인(외주 빼고). 빨랐다. 정말 빨랐다. 의사결정 1초. 회의 0분. 기능 추가 하루면 끝. 고객 피드백 바로 반영. 그런데 요즘 생각한다. "이제 어디로 가지?"혼자의 속도 처음 6개월은 미쳤다. 하루 16시간 일했다. 주말 없었다. 명절도 일했다. 고객 10명 만들 때까지 석 달. 50명까지 반년. 100명까지 1년. 누가 뭐래도 빨랐다. 같은 시기 창업한 친구는 공동창업자랑 싸우느라 6개월 날렸다. 지분 나누고, 역할 정하고, 의견 조율하고. 나는 그 시간에 코드 짰다. 고객 문의 오면 10분 안에 답했다. 밤 11시에도. 새벽 2시에도. 나 혼자니까 가능했다. 기능 추가하고 싶으면 바로 했다. 회의 필요 없었다. 누구 설득할 필요 없었다. "이거 해볼까?" → "좋아, 해보자" → "완료" 1초 만에 결정. 하루 만에 배포. 속도는 정말 최고였다. 그런데. 지금 350만원에서 멈췄다.멈춘 이유 고객사 120개가 한계다. 더 늘리려면 뭐가 필요한가.영업 - 나 혼자 못 한다. 개발하면서 동시에 못 돌린다. CS - 고객 늘면 문의도 늘어. 지금도 하루 20건. 200개 되면 40건. 못 감당한다. 개발 - 큰 기능 추가하려면 한 달 걸린다. 그 한 달 동안 다른 건 멈춘다. 마케팅 - 콘텐츠 써야 하는데 시간 없다. 트위터만 겨우 한다.혼자서 빨리 왔다. 그런데 여기서 멈췄다. 더 가려면 사람이 필요하다. 알고 있다. 근데 못 뽑는다. 이유는 많다. 첫째, 돈. 직원 한 명 월 300만원이라 쳐도 MRR의 대부분이다. 내 월급 없어진다. 둘째, 관리. 나 혼자 일하는 게 편하다. 남 관리하려면 내 시간 더 쓴다. 셋째, 지분. 공동창업자 들이면 지분 나눠야 한다. 내가 만든 건데. 넷째, 신뢰. 누구를 믿고 맡기나. 나만큼 할 사람 없다. 합리화다. 안다. 진짜 이유는 다르다. 무섭다.무서운 것들 혼자 일하는 게 익숙해졌다. 2년 동안 모든 결정을 내가 했다. 모든 일을 내가 했다. 실패도 내 책임, 성공도 내 몫. 이제 누군가랑 나누는 게 상상이 안 된다. 공동창업자 들이면?의견 다르면 어쩌지 일 안 하면 어쩌지 나중에 싸우면 어쩌지 지분 때문에 법적 분쟁 나면 어쩌지직원 뽑으면?관리 못 하면 어쩌지 내가 나쁜 대표면 어쩌지 월급 못 주면 어쩌지 해고해야 하는 상황 오면 어쩌지투자 받으면?투자자가 간섭하면 어쩌지 성장 압박 받으면 어쩌지 엑싯 강요당하면 어쩌지 내 회사가 내 회사 아니게 되면 어쩌지혼자가 편하다. 모든 게 내 통제 안에 있다. 변수가 없다. 예측 가능하다. 근데 그게 함정이다. 함정의 정체 성장이 멈췄다. 정확히는, 내 능력치만큼만 간다. 나는 개발 60점, 마케팅 50점, 영업 30점, CS 70점. 평균 52.5점짜리 회사다. 직원 뽑으면? 개발 80점 개발자, 마케팅 90점 마케터 데려오면. 회사는 평균 70점이 된다. 근데 안 뽑는다. 이유? 무섭고, 귀찮고, 돈 아깝고. 결과? 350만원에서 2년째 정체. "빨리 가려면 혼자." 맞다. 나 혼자 빨리 왔다. "멀리 가려면 함께." 맞다. 더 멀리 가려면 사람 필요하다. 근데 나는. 빨리 왔는데, 멀리는 못 가고 있다. 트위터에서 본 것들 솔로프리너 커뮤니티 있다. 다들 비슷하다. MRR 200~500만원 사이에 갇혀 있다. 어떤 사람은 5년째 혼자 한다. MRR 400만원. 안 늘어. 어떤 사람은 3년 만에 팀 5명 만들었다. MRR 3000만원. 차이가 뭔가. 용기. 사람 들일 용기. 통제 포기할 용기. 실패할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일 용기. 나한텐 없다. 아직. 그래서 답답하다. 남자친구가 한 말 지난주에 만났다. "너 언제까지 혼자 할 건데?" "일단 더 해보려고." "2년 전에도 그렇게 말했잖아." "..." "지금 350만원이면 나쁘지 않은데, 너 목표는 그게 아니잖아. 처음에 IPO 꿈꾼다고 했잖아." "알아. 근데 직원 뽑으면..." "뽑으면 뭐? 돈 없어? 300만원 월급도 못 줘? 넌 지금 350 벌잖아." "그게 다 내 월급인데..." "그러니까 성장을 안 하는 거지. 투자해야지. 직원한테." 맞는 말이다. 근데 못 한다. 진짜 문제 내가 문제다. 사업이 문제가 아니다. 시장도 아니다. 타이밍도 아니다. 나다. 혼자 하는 게 익숙해져서, 함께 하는 걸 상상 못 한다. 실패가 무서워서, 성공 가능성을 차단한다. 통제하고 싶어서, 성장을 포기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멀리 가려면 함께." 나는 빨리 왔다. 이제 선택해야 한다. 여기서 멈출 건가, 멀리 갈 건가. 최근 한 실험 한 달 전에 외주 디자이너한테 맡겼다. UI 개선 프로젝트. 내가 하면 2주 걸릴 일. 200만원 주고 맡겼다. 처음엔 불안했다. "내 돈 200만원이 날아가면 어쩌지."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나오면?" "내가 하는 게 빠르지 않을까?" 근데 결과는. 5일 만에 끝났다. 퀄리티는 내가 한 것보다 3배 좋았다. 그 2주 동안 나는 개발에 집중했다. 새 기능 2개 추가했다. 고객 5개 더 늘었다. MRR 20만원 증가. 200만원 투자해서 20만원 늘었으니 손해 아니냐고? 아니다. 나는 시간을 벌었다. 그 시간으로 더 중요한 일 했다. 이게 "함께"의 시작이다. 다음 단계 이번 달 안에 결정한다. CS 전담 파트타임 1명 뽑을 거다. 주 3일, 하루 4시간, 월 80만원. 고객 문의 20건 중 15건은 반복이다. 매뉴얼 만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 시간에 나는 개발한다. 기능 추가한다. 매출 늘린다. 무섭다. 여전히. 관리 못 하면 어쩌지. 돈 낭비하면 어쩌지. 근데 안 하면 계속 350만원이다. 2년 후에도 똑같은 고민 하고 싶지 않다. 빨리와 멀리 사이 "빨리 가려면 혼자, 멀리 가려면 함께." 이 명언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타이밍의 문제다. 처음엔 혼자 빨리 가야 한다. 맞다. MVP 만들고, PMF 찾고, 초기 고객 확보하고. 이건 혼자 해야 빠르다. 근데 어느 순간이 온다. 혼자서는 더 이상 못 가는 지점. 나는 지금 거기 와 있다. 인정하기 싫었다. 2년 동안. 이제 인정한다. 더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 무서워도. 불편해도. 통제 못 해도. 마무리 못 하는 글 이 글을 쓰면서도 확신이 없다. "CS 파트타임 뽑는다"고 썼는데 진짜 뽑을까? 다음 주에 또 미룰까? 모르겠다. 다만 이건 확실하다. 이 명언은 나를 계속 괴롭힐 거다. 행동하기 전까지. "빨리 가려면 혼자, 멀리 가려면 함께." 나는 빨리 왔다. 이제 멀리 갈 시간이다. 무서워도.채용공고 초안 작성 중. 올릴지는 모르겠다. 일단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