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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에 일어나도 밤 12시에 자는 이유

아침 9시에 일어나도 밤 12시에 자는 이유

아침 9시에 일어나도 밤 12시에 자는 이유 오늘도 9시에 일어났다. 자유롭다. 출근 안 해도 된다. 알람도 안 맞춰도 된다. 그런데 지금 11시 47분이다. 아직도 모니터 앞이다. 결국 15시간 일한 거다.자유로운 시간표의 함정 아침에 일어나면 여유롭다. 커피 내려 마시고. 유튜브 보고. 샤워하고. 10시 30분쯤 거실 책상에 앉는다. "오늘은 일찍 끝내야지." 매일 하는 다짐이다. 매일 안 지켜진다. 고객 문의부터 확인한다. 15건. 답장 쓰는 데 1시간. 한 명이 "이 기능 언제 추가되나요?" 물어본다. 로드맵에 없는 건데. 고민된다. 답장 미루고 일단 개발부터. 점심은 12시 30분. 편의점 도시락 데워 먹으면서 트위터 본다. 다른 솔로프리너들 매출 공유 보면 조급해진다. "나만 느린가?" 1시. 다시 개발.5시는 저녁이 아니라 중간 회사 다닐 때는 5시면 퇴근 카운트다운이었다. 지금은 5시가 "아, 오후 시작이네" 정도다. 오후에는 주로 기능 업데이트한다. 노코드라고 쉬운 거 아니다. 버그 잡고 테스트하고 다시 잡고. 3시간 순삭. 8시쯤 되면 배고프다. 배달 시켜 먹는다. 치킨 아니면 족발. 혼자 먹으니까 맨날 똑같은 메뉴. 먹으면서 고객 CS 답장 다시 쓴다. 낮에 못 답한 것들. "죄송합니다" 시작하는 문장이 5개. 9시. 본격적으로 마케팅 시간이다. 블로그 글 쓰고. 트위터 쓰레드 쓰고. 인스타 릴스 올리고. 노션에 콘텐츠 아이디어 정리하고. 이게 제일 중요하다. 고객 안 오면 매출 안 난다. 매출 안 나면 월세 못 낸다. 근데 이게 제일 에너지 많이 든다. 머리 써야 하니까.11시가 되어야 끝이 보인다 11시쯤 되면 "이제 좀 끝나나?" 싶다. 근데 또 확인한다. 트위터 댓글 달렸나. 고객 문의 추가로 왔나. 서버는 정상인가. 노션 열어서 내일 할 일 정리한다. 투두 리스트가 20개. 오늘 끝낸 건 7개. "내일은 더 많이 해야지." 이것도 매일 하는 다짐이다. 남자친구한테 카톡 온다. "자기 아직도 일해?" 읽씹한다. 답장할 에너지가 없다. 유튜브 켠다. 개발 튜토리얼 보려고. 근데 추천 영상에 솔로프리너 브이로그 뜬다. 본다. 다들 나처럼 산다. 위로된다. 12시. "이제 자야지." 근데 갑자기 아이디어 떠오른다. "이 기능 추가하면 전환율 오를 것 같은데?" 노션에 메모한다. 메모하다 보니 구체화된다. 구체화되니 당장 해보고 싶다. 1시. 그냥 한다. 시간이 자유로운 게 아니었다 회사 다닐 때 상상했다. "프리랜서 되면 10시 출근, 6시 퇴근. 여유롭게 살 거야." 개꿈이었다. 지금은 9시 기상, 12시 취침. 15시간 일한다. 주말도 일한다. 휴가도 없다. 시간이 자유로운 게 아니라 시간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회사는 정해진 업무만 하면 됐다. 내 담당만. 나머지는 다른 팀. 지금은 내가 전체다. 개발, 마케팅, CS, 회계, 기획. 전부 나다. 안 하면 회사가 멈춘다. 회사가 나니까. "출근 안 해도 돼서 좋겠다" 들을 때마다 웃긴다. 출근은 안 하는데 퇴근도 없다. 근데 이상하게 좋다 피곤하다. 번아웃 올 것 같다. 허리 아프다. 눈 침침하다. 근데 회사로 안 돌아간다. 왜냐면 이게 내 거니까. 15시간 일해도 남 좋은 일 아니다. MRR 350만원은 다 내 거다. 실수해도 내 책임이고 성공해도 내 거다. 상사한테 보고 안 해도 된다. 회의 안 해도 된다. 눈치 안 봐도 된다. 고객이 "이 기능 좋네요" 말하면 기분 좋다. 내가 만든 거니까. 매출 오르면 기분 좋다. 내가 올린 거니까. 자유로운 시간표는 없지만 자유로운 선택은 있다. 뭘 만들지. 누구를 타겟으로 할지. 어떻게 키울지. 전부 내가 정한다. 회사 다닐 때는 월급 500만원 받았다. 안정적이었다. 지금은 MRR 350만원. 불안정하다. 근데 이게 더 좋다. 12시에 자는 이유 결국 답은 하나다. 회사는 9 to 6이 정해져 있다. 그 시간 채우면 된다. 솔로프리너는 끝이 없다. 할 일이 무한대다. 개발 끝나면 마케팅. 마케팅 끝나면 CS. CS 끝나면 다시 개발. 고객은 24시간 문의한다. 경쟁사는 24시간 업데이트한다. 멈추면 뒤처진다. 그래서 12시까지 일한다. 아니, 일하게 된다. 시간이 자유로운 게 아니라 시간을 쓰는 주체가 바뀐 거다. 예전엔 회사가 내 시간 썼다. 지금은 내가 내 시간 쓴다. 차이는 그거다. 근데 내가 쓰니까 아깝다. 그래서 더 쓴다. 악순환인지 선순환인지 모르겠다. 지금 12시 18분. 오늘도 15시간 일했다. 내일도 그럴 거다. 근데 이상하게 괜찮다.자유로운 건 시간이 아니라 선택이었다. 그 선택 때문에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