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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만원이라고
- 03 Dec, 2025
트위터에 'MRR 350만원'이라고 올렸을 때 받은 반응들
올렸다. MRR 350만원. 트위터에 올렸다. 손 떨렸다. "지난달 MRR 350만원 달성했습니다 🎉" 스크린샷도 첨부했다. 스트라이프 대시보드. 숫자 그대로. 포토샵 안 했다. 올리고 폰 뒤집어놨다. 심장 뛰었다. 왜 떨리는지 모르겠다. 내 돈인데. 10분 후 확인했다. 알림 23개. 시작됐다.첫 반응은 응원이었다. "축하합니다! 👏" "대단하세요!" "어떻게 하셨어요?" 좋았다. 기분 좋았다. 올리길 잘했다 싶었다. 그런데 30분 지나니까 달라졌다. "350만원으로 어떻게 살아요?" "직원은요?" "투자 안 받으세요?" "이걸 자랑이라고..." 멈췄다. 읽다가. 자랑 아니었다. 공유였다. 기록이었다. 근데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닫았다. 트위터. 저녁 먹었다. 컵라면. 식었다.DM이 쏟아졌다. 다음날 아침. DM 17개. 크게 세 종류였다. 1. 진짜 궁금한 사람들 "저도 솔로프리너 준비 중인데요, 어떤 스택 쓰세요?" "고객 어떻게 모으셨어요?" "노코드 툴 추천해주세요" 이건 답했다. 길게. 아침 2시간 썼다. 왜냐면 나도 2년 전에 똑같이 물어봤으니까. 누군가 답해줬으니까. 2. 팔려는 사람들 "저희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투자 검토해드릴게요" "직원 구하시면 연락주세요" 안 읽었다. 바로 삭제. 3. 이상한 사람들 "ㅋㅋ 350 가지고" "나 월급이 더 많은데" "허세 ㄴㄴ" 이것도 삭제. 근데 기억에 남았다. 짜증났다. 350만원이 적다고? 2년 전엔 0원이었다. 혼자 만들어서 여기까지 왔다. 비교할 거면 당신 사업 시작해봐. 그렇게 생각했다. 말은 안 했다.가장 아팠던 댓글 한 개 있었다. 지울 수 없는 거. "MRR 350이면 그냥 취직하세요. 시간 낭비예요." 읽었다. 세 번. 화났다. 아니, 슬펐다. 아니, 혼란스러웠다. 맞나? 싶었다. 진짜 시간 낭비인가? 계산했다. 노트에.MRR 350만원 생활비 200만원 남는 돈 150만원 월급보다 적다. 맞다.근데 뭐가 다른가.출근 안 한다 회의 없다 상사 없다 내가 만든다 내가 키운다 고객이 내 이름 안다이게 가치 아닌가. 숫자로 안 재지는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다. 근데 확신은 없었다. 밤에 남자친구한테 전화했다. "나 이거 계속해도 돼?" "왜?" "350만원밖에 안 벌어." "밖에? 혼자 350이잖아." 울었다. 조금. 응원은 예상 밖에서 왔다. 며칠 지났다. 트위터 안 켰다. 그런데 이메일 왔다. 제목: "MRR 350 트윗 보고 용기 냈습니다" 누군지 모른다. 읽었다. "저는 MRR 80만원입니다. 4개월째요. 당신 트윗 보고 '나만 느린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답장 안 했다. 못 했다. 뭐라고 써야 할지 몰랐다. 저장했다. 그 이메일. 그 후로도 왔다. 비슷한 거. "MRR 200만원인데 부끄러웠는데 당신 보고 공유했어요" "저도 오늘부터 빌딩 인 퍼블릭 시작했습니다" "숫자 공개하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되네요" 깨달았다. 내 350만원이 누군가의 기준점이었다. 나도 그랬으니까. 누군가의 "MRR 100만원" 트윗 보고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으니까. 투명성이 용기가 된다. 숫자가 희망이 된다. 비판하는 사람들의 패턴 관찰했다. 댓글 단 사람들. 비판하는 사람 = 프로필 빈 사람 진짜다. 팔로워 50명 이하. 트윗 10개 이하. 프사 없음. 실명 안 걸고 욕하는 거다. 응원하는 사람 = 실제로 뭔가 하는 사람 프로필 채워져 있다. 사이드 프로젝트 링크 있다. 실제 활동한다. 이해했다. 안 해본 사람이 쉽다고 한다. 해본 사람이 응원한다. 그 후로 비판 안 읽었다. 프로필부터 확인했다. 빈 프로필이면 바로 뮤트. 시간 아깝다. 숫자 공개의 부작용 좋은 것만 있는 건 아니었다. 1. 경쟁사가 본다 당연하다. 내 숫자 보고 전략 짠다. "쟤가 350이면 우린 이 정도 해야 해" 괜찮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제품이 다르니까. 2. 고객이 흔들린다 한 고객이 물었다. "MRR 350이면... 서비스 망하는 거 아니에요?" 당황했다. 설명했다. "아니요, 수익 나고 있고요. 계속 성장 중입니다." 그 후로 조심했다. 숫자 공개할 때 맥락도 함께. "MRR 350 (전월 대비 +15%)" "고객사 120개 (이탈률 3%)" 안심시켜야 한다. 투명성과 안정성. 둘 다. 3. 주변 시선 엄마한테 전화 왔다. "네가 인터넷에 돈 얘기 올린다며?" "...누가 말했어요?" "이모가 봤대. 350만원?" "네." "그게 많은 거야 적은 거야?" "...많은 거예요." 거짓말 아니다. 혼자서 만든 거 치고 많다. 근데 설명 안 했다. 길어진다. "그래, 조심해라." 끊었다. 가족한테는 안 보여야 하나. 고민됐다. 두 번째 공유는 더 쉬웠다. 다음 달. MRR 380만원. 또 올렸다. 트윗. "MRR 380만원 (+8.5%)" 이번엔 안 떨렸다. 반응 예상됐다. 응원 70%, 비판 20%, 질문 10%. 맞았다. 근데 달라진 게 있었다. 팔로워가 늘었다. 지난달 1200명 → 이번 달 1850명. 공유하니까 사람이 모인다. 숫자 올리니까 신뢰가 생긴다. "이 사람 진짜 하는구나." 그렇게 보이는 거다. DM도 질 좋아졌다. 이상한 거 줄었다. 진지한 질문 늘었다. "어떤 마케팅 채널이 효과적이었나요?" "첫 고객 10명 어떻게 모으셨어요?" "CS 혼자 처리 가능한가요?" 답했다. 성실하게. 이것도 콘텐츠가 된다. 나중에 블로그 글로 쓴다. 협업 제안도 왔다. "같이 웨비나 하실래요?" "게스트 인터뷰 가능하세요?" "유튜브 출연 어떠세요?" 다 했다. 노출 좋다. 공짜 마케팅이다. 투명성이 기회가 된다. 질문에 답하면서 배웠다. DM 답장하다가 깨달았다. 내가 아는 게 많아졌다. 2년 전엔 아무것도 몰랐다. 지금은 설명할 수 있다. "노코드 툴 뭐 써요?" → Bubble, Webflow, Zapier, Notion 조합 "결제는요?" → 스트라이프. 한국은 토스페이먼츠 "서버는요?" → 필요 없어요. 노코드니까. "고객 어떻게요?" → 트위터 + 링크드인 + SEO 답하면서 정리됐다. 내 방법론이. 나중에 강의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투명성이 전문성이 된다. 비교는 독이었다. 문제는 다른 사람들 트윗이었다. "MRR $10K 돌파!" "월 5000만원 찍었습니다" "ARR 10억 달성" 보면 우울했다. 나는 380만원. 쟤는 5000만원. 무슨 차이지. 나는 왜 이렇게 느리지. 밤에 계속 생각했다. 그만뒀다. 비교. 규칙 만들었다.남 숫자 안 본다 내 지난달만 본다 +1%라도 성장이다지켰다. 트위터에서 숫자 트윗 보이면 바로 스크롤. 비교는 끝이 없다. 내 속도가 내 속도다. MRR 500 찍으면 올릴까? 고민 중이다. 계속 올려야 하나. 매달. 장점 있다.동기부여 된다 사람들이 기대한다 기록 남는다단점도 있다.압박 느껴진다 내려가면 어쩌지 너무 투명한 거 아닌가아직 모르겠다. 일단 500 찍고 생각하기로 했다. 한 달 남았다. 지금 420만원. 80만원 더. 가능하다. 신규 고객 15개면 된다. 집중한다. 투명성이 준 것 정리하면 이렇다. 얻은 것:팔로워 650명 증가 협업 기회 5건 진짜 질문하는 사람들 나 자신 이해 방법론 정리 누군가의 용기잃은 것:프라이버시 조금 평온함 비교 안 하던 습관배운 것:비판은 빈 프로필에서 온다 응원은 실제로 하는 사람에게서 온다 숫자는 맥락과 함께 투명성 ≠ 자랑 기록이 콘텐츠가 된다아직도 떨린다. 올릴 때마다. 근데 올린다. 계속. 왜냐면 2년 전 내가 누군가의 숫자 보고 용기 냈으니까. 이제 내가 그 누군가가 되는 거다.MRR 420. 다음 달엔 500 올릴까. 아니면 조용히 넘어갈까. 고민된다.